외화 '007 노 타임 투 다이' 스틸컷. 유니버설 픽처스 제공'영국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영국을 상징하는 문화 콘텐츠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창작권이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인 아마존 MGM 스튜디오로 넘어갔다.
영화 '007' 시리즈 지식재산권 공동 소유주인 바버라 브로콜리와 마이클 G 윌슨은 20일(현지시간) 제작사 이온 프러덕션을 통해 낸 성명에서 아마존 MGM 스튜디오와 합작투자(JV)를 신설했으며 아마존 MGM 스튜디오가 이 시리즈의 창작 통제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시리즈 IP(지식재산권)는 브로콜리와 윌슨, 아마존 엠지엠이 공동 소유하지만, 향후 영화의 제작 방향은 아마존 MGM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2006년 구독형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프라임 비디오'를 서비스하며 영화 사업에 뛰어든 아마존은 2022년 '007 시리즈' 배급권을 보유한 MGM 스튜디오를 인수했다.
영국 소설가 이언 플레밍이 쓴 소설을 영화화한 '007' 시리즈는 코드명 007인 해외정보국(MI6) 첩보요원의 활약을 그린다. 앨버트 R 브로콜리가 1961년 설립한 이온 프로덕션이 1962년부터 2021년까지 25편을 제작했다.
그동안 숀 코너리, 로저 무어, 티모시 돌턴, 피어스 브로스넌, 대니얼 크레이그 등 피어스 브로스넌을 제외한 모든 본드 역은 영국 출신이 도맡았다. 이처럼 캐릭터와 이야기 등에서 영국적인 색깔을 녹여내며 영국 영화의 자존심이자 대표적인 대중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만큼 영화의 팬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시리즈의 창작권이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시리즈 특유의 영국식 색채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007' IP를 이용해 영화가 아닌 OTT 시리즈화 내지 지나치게 대중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 근심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6대 제임스 본드인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영화인 '007 노 타임 투 다이'(2021) 이후 4년째 시리즈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본드와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MGM이 '007' 시리즈의 창작권을 갖게 됐다고 발표한 날 엑스(구 트위터)에 "다음 본드로 누구를 고르시겠습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일부 팬들은 베이조스에게 "제발 시리즈를 망치지 말아 달라"거나 "미국인이 부탁한다. 제발 영국적으로 유지해 달라"라고 요청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