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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로 만나니 감동도 더 선명하네…'마당을 나온 암탉'[노컷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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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감독 오성윤)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스틸컷. 메가박스중앙㈜ 제공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스틸컷. 메가박스중앙㈜ 제공
※ 스포일러 주의
 
2011년, 국내 한 암탉이 비상했다.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극장을 찾은 관객을 웃고 울리며 감동을 안겼던 '마당을 나온 암탉'이 14년 만에 다시 스크린에 찾아온다. 4K로 재탄생한 '마당을 나온 암탉'이 주는 감동은 선명해진 화질만큼이나 배가 됐다.
 
좁은 양계장에 갇혀 품지도 못할 알만 낳던 암탉 잎싹(문소리)은 진짜 알을 품어보겠다는 꿈을 위해 용기 있게 양계장을 탈출한다. 이후 잎싹은 듬직한 친구 나그네(최민식)와 달수(박철민)의 도움으로 버려진 알을 품어낸다.
 
그 품에서 태어난 아기 청둥오리 초록(유승호)은 잎싹을 단 하나뿐인 엄마로 여긴다. 하지만 겨울이 다가오고, 굶주린 족제비의 위협이 가까워지자 잎싹과 초록은 더 넓은 세상을 찾아 여정을 떠나게 된다.
 
국제 안데르센상 후보에 올랐던 황선미 작가의 동명 장편 동화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은 지난 2011년 7월 27일 개봉해 22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박스오피스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월트디즈니컴퍼니라는 업계 거대 공룡과 애니메이션 강국 일본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거둔 의미 있는 성과다.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스틸컷. 메가박스중앙㈜ 제공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스틸컷. 메가박스중앙㈜ 제공
14년 만에 다시 스크린으로 찾아온 '마당을 나온 암탉'이 더욱더 반가운 이유는 4K 화질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2D 애니메이션 기법을 중심으로 제작된 영화는 동양화풍 색채 가득한 화면으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눈까지 사로잡았다.
 
재개봉 버전에는 컴퓨터 비전 AI 스타트업 인쇼츠의 'AI 슈퍼스케일러' 솔루션이 적용됐다. AI 슈퍼스케일러는 영화, TV 시리즈 등 영상 콘텐츠의 원본 품질을 초고품질로 향상시키는 인쇼츠만의 AI 리패키징 기술이다. 덕분에 작화가 가진 섬세함이 풍부해지며 2011년보다 더욱더 선명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흥행 비결은 시각적인 측면뿐만이 아니다. 어른과 아이를 가리지 않고 각자의 시선에서 마주할 수 있는 이야기와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다.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스틸컷. 메가박스중앙㈜ 제공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스틸컷. 메가박스중앙㈜ 제공
영화는 크게 마당을 나온 암탉 잎싹의 모험과 잎싹이 품어 부화시킨 청둥오리 초록의 성장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좁은 공간에 갇혀 평생 품어보지 못할 알만 낳다 죽을 운명인 잎싹은 양계장을 벗어나기로 결심한다. 꿈에 그리던 마당으로 나온 잎싹은 좁디좁은 양계장에서 상상하던 것과 다른 현실에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족제비의 위협으로부터 목숨을 구해준 나그네를 만나 청둥오리의 알을 품게 되고, 알에서 부화한 초록을 보며 새로운 꿈을 키워나가게 된다.
 
잎싹은 비록 종은 다르지만 초록을 정성껏 키우며 엄마로서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초록은 날이 갈수록 자신과 다른 외양에 수영도, 날지도 못하는 잎싹을 보면서 자신과 같은 청둥오리를 그리워하게 된다. 그리고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초록은 청둥오리 무리를 만나 그들과 함께 잎싹을 떠난다.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스틸컷. 메가박스중앙㈜ 제공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스틸컷. 메가박스중앙㈜ 제공
일차적으로 잎싹의 모험기와 초록의 성장담이 가진 요소들은 그 자체로 스펙터클하면서도 생동감이 넘친다. 그러나 이 생동감은 단순히 살아서 움직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이들을 겨냥한 혹은 전 연령층을 타깃으로 한 애니메이션은 주로 행복한 모습, '선'이라는 위치가 주어진 주인공이 성공하거나 '악'으로 분류된 상대를 이기는 모습 등을 보여주기 마련이다. 주인공이 포함된 동물들의 세계는 평화롭고, 잡아먹고 먹히는 관계는 생략된다.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디즈니 대표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처럼 말이다.
 
그러나 '마당을 나온 암탉'은 동물을 소재로 한 전체 관람가 애니메이션의 '클리셰'라 할 수 있는 전형적인 길을 걷지 않는다. 인간의 눈으로 봤을 때 잔인할 정도로 냉혹한 자연의 섭리 역시 애니메이션은 미화하거나 소거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관계와 성장, 다른 삶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는다.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스틸컷. 메가박스중앙㈜ 제공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스틸컷. 메가박스중앙㈜ 제공
그렇게 영화는 여러 질문을 던진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타인을 우리는 얼마만큼 진심으로 대할 수 있을까. 자신의 목숨을 끈질기게 위협한 존재에게서 자신을 발견하고, 결국 자신의 모든 것을 내줄 수 있는 존재의 마음이란 무엇일까. 서로 다른 존재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얼마만큼의 용기와 사랑이 필요할까. 죽고 죽이는 게 당연한 자연의 섭리를 과연 인간의 시선에서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와 다른 종, 동물이라 부르던 존재들의 모험과 성장 속에서 발견한 메시지와 질문들은 관객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드는 동시에 수많은 생각과 여운을 남겼다. 이처럼 이 영화의 '생동감'이란 이처럼 삶과 자연 섭리의 근원으로 보다 깊숙이 들어간 끝에 만나는 날 것의 현실이다. 이러한 이야기의 힘이 '마당이 나온 암탉'이 지금까지도 한국 최고의 애니메이션으로 자리 잡게 한 원동력이다.
 
여기에 문소리, 유승호, 최민식, 박철민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맡으며 2D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프리스코어링(선녹음) 작업을 거쳐 작화를 완성한 만큼 캐릭터들은 보다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93분 상영, 1월 22일 개봉, 전체관람가.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포스터. 메가박스중앙㈜ 제공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포스터. 메가박스중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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