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개회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후보자들의 소견 발표 모습. 사진 위 맨 왼쪽부터 이기흥, 김용주, 유승민 후보자. 사진 아래 맨 왼쪽부터 강태선, 오주영, 강신욱 후보자. 대한체육회 TV 중계 화면 캡처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 등 우여곡절을 겪은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막을 올렸다. 14일 오후 1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개회 선언을 시작으로 6명 후보자들의 소견 발표가 이어졌다.
소견 발표에 앞서 김태년 선거관리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선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운영했다"며 "대한민국 스포츠의 미래를 여는 중요한 날, 소중한 한표를 행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기호 순으로 진행된 소견 발표에서 6명 후보 모두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에 혼신을 다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공약을 강조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현 체육회장인 이기흥 후보는 자신에게 불거진 사법 리스크에 대한 해명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고, 5명의 다른 후보들은 이 후보를 겨냥,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14일 오후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후보자들의 소견 발표 전 국민의례를 하는 모습. 대한체육회 TV 중계 화면 캡처가장 먼저 소견 발표에 나선 이기흥 후보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등 8년 임기 동안의 치적을 나열한 후 "파리올림픽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이뤘으나 질타만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번에 걸친 감사, 국회 청문회, 국정감사, 국무총리실 조사, 감사원 조사, 검·경찰 등 대한민국 건국 이래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을 겪었다. 법률과 규정을 준수해 일을 해왔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을 할 기회를 한번 더 주신다면 경륜을 바탕으로 국가스포츠정책원회를 정부 조직으로 만드는 등의 공약 사항을 잘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용주 후보는 "비리로 얼룩진 후보와 행정 무 경험자의 당선은 절대로 안된다"며 "제대로 된 후보가 일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시·군·구 체육회장에게 100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지원하는 등 위기의 대한체육회를 확실하게 변화 시키고 새롭게 혁신해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승민 후보는 "빚을 갚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 은혜를 갚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민선 2기 동안 '이제는 바뀌겠지'라는 희망을 가지고 버텨왔으나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내가 희망과 변화를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예산, 행정의 독립을 무조건 이뤄 내겠다. 체육의 주인공인 체육인들을 위한 변화가 외부가 아닌 스스로 이뤄질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14일 오후 개회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후보자들의 소견 발표 전 선거인단 등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 대한체육회 TV 중계 화면 캡처강태선 후보는 "대한체육회가 압수수색을 당했다고 한다. 깨끗한 체육회의 압수수색, 얼마나 가슴이 아픈가. 여러 비리가 있다면 (그를) 회장으로 선출하면 안된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기업인임을 강조하면서 "이제는 존경받는 사람이 회장이 돼야한다. 확실하게 대한체육회를 반듯하게 세우는데 앞장서겠다. 신용으로 살아가는 기업인인 내가 돈을 벌어 지방기초단체 체육단체를 적극 지원하겠다. 정부로부터 신뢰를 이끌겠다"고 전했다.
오주영 후보는 "대한체육회를 바꾸고 싶은 꿈이 있다. 지금의 대한체육회는 어떠한가. 특정 세력에게 많은 것들이 주어졌다. 줄을 서고 자신들의 보위를 이끌어 가려고 하는 집단으로 전락했다. 개혁해야 한다"고 현 체육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내가 회장이 되면) 줄서기 정치는 없을 것이고, 비인기 종목의 설움이 사라질 것이다. 체육계에 빛진 게 없는 내가 균형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신욱 후보는 "대한체육회의 운명이 곧 바뀐다"고 운을 뗀 후 "기회의 불평등, 과정의 불공정, 결과의 불신 등 이기흥 체제의 지난 8년이 얼마나 힘들었나. 항간의 따가운 눈초리는 오직 한 사람의 욕심에 의해 시작됐다. 미래 없이 막막하기만 했던 체육회와 선수, 지도자, 심판 등의 삶을 반드시 바꿔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각종 의혹과 비위에 모른척 하는 비겁한 회장은 되지 않겠다. 어떤 난관이 닥쳐도 회피하지 않고 훌륭한 칼이자 방패가 되겠다"면서 "나부터 내려놓고 변화 하겠다. 체육인들의 목소리가 모든 행정에 잘 반영 되도록 제도를 손보겠다. 정부와의 관계를 회복해 걸맞는 지위를 다시 찾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6명의 소견 발표를 마친 직후 바로 선거인단의 투표가 시작됐다. 오후 2시 40분에 시작한 투표는 5시 10분까지 150분 동안 진행한다. 결과 발표는 오후 6시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