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제공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율이 고용보험 제도 도입 이래 가장 낮은 기록을 세웠다.
고용노동부가 13일 발표한 '2024년 12월 고용행정 통계로 보는 노동시장 동향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 월별 평균치는 1536만 명으로, 평균 증가폭은 23만 6천 명(+1.6%)을 기록했다.
1.6% 증가율은 1997년 고용보험 제도 도입 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증가폭 23만 6천 명 역시 카드 대란 사태가 벌어졌던 2003년(13만 4천 명) 이후 가장 낮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8만 1천 명 증가에 그쳐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났던 2020년(+9만 3천 명) 이후 처음으로 1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반면 여성은 15만 5천 명 증가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처럼 유독 남성의 고용보험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까닭은 남성들이 주로 일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건설업의 고용보험 가입자 평균 증가폭은 1만 명 감소했다.
제조업도 4만 6천 명, 서비스업은 19만 6천 명 증가해 전년 각각 10만 7천 명, 23만 1천 명씩 증가했던 것보다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연령별로는 30대(+5만 3천 명), 50대(+10만 9천 명), 60세 이상(+20만 명)은 모두 늘었지만, 29세 이하에서는 9만 1천 명, 40대에서 3만 5천 명씩 각각 감소했다.
고용보험 가입자수 및 증감 추이(천명). 고용노동부 제공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말을 기준으로 보면 고용보험 가입자는 1531만 1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만 9천 명(+1.1%)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폭은 코로나19 사태 당시 최저치였던 2020년 5월(+15만 5천 명) 이후 가장 낮다. 또 12월 기준으로 보면 2003년 12월(+5만 3천 명) 이후 최저치다.
다만 노동부 천경기 미래고용분석과장은 "2022년, 2023년 2개 연도의 가입률을 3.2%, 2.4%로 굉장히 높다"며 "코로나19 직후 둔화됐던 증가율이 최근 2개년간 크게 확대됐던 기저효과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65세 이상은 고용보험 신규가입이 안되는데, 지난달 전체 경제활동인구 취업자 기준 약 12만 명 늘었지만 그중에서 65세 이상 취업자가 30만 명 정도 늘었다"며 "15~64세 구간, 즉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구간의 취업자는 18만 명 감소했다는 것"이라며 인구구조의 변화 영향이 크다고 강조했다.
2024년 12월 주요 산업 대분류별 가입자수 증감(천명). 고용노동부 제공업종별로 살펴보면 건설업 가입자 수는 17개월 연속 감소 중으로, 2013년 8월~2015년 1월 18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처음으로 가장 오랜 기간 줄고 있다. 또 건설업에서 7개월 연속 1만 명 넘게 감소한 일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한편 제조업은 2만 6천 명, 서비스업에서는 14만 9천 명씩 증가했다.
제조업은 기타운송장비(+7천 명), 식료품(+6천 명), 자동차(+6천 명), 화학제품(+4천 명)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다만 제조업 전체 가입자 증가폭 중 고용허가제(E9, H2)로 입국한 외국인에게 신청 여부와 관계없이 고용보험을 당연 적용한 증가분을 빼면 8천 명 감소해 14개월째 감소 중이다.
서비스업은 보건복지(+10만 1천 명), 숙박음식(+1만 7천 명), 전문과학(+1만 6천 명), 사업서비스(+1만 5천 명), 교육서비스(+1만 3천 명) 위주로 증가했다.
다만 내수 부진의 영향을 많이 받은 도소매(-1만 9천 명)와 청년층 종사자가 많은 정보통신(-1만 6천 명)에서는 크게 줄었는데, 두 업종 모두 7개월째 감소 중이다.
연령별로 보면 30대(+6만 3천 명), 50대(+7만 7천 명), 60세 이상(+16만 8천 명)은 증가했지만, 29세 이하(-10만 1천 명)와 40대(-4만 8천 명)는 감소했다. 40대 감소폭은 전월에 세운 역대 최대 감소 기록(-4만 7천 명)을 경신한 결과다.
29세 이하는 30개월째, 40대는 14개월째 감소 중이다. 특히 29세 이하는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6개월 연속 10만 명 넘게 감소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했던 실업자에게 지급되는 구직급여를 지난달 신규 신청한 사람은 10만 1천 명으로, 전년동월대비 8천 명(+9.0%) 증가했다.
구직급여 지급자는 53만 1천 명으로 1만 9천명(+3.6%) 증가했고, 구직급여 지급액은 445억 원(+5.9%) 늘어난 8032억 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