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슈팅스타 감독인 최용수는 "치열하게 경기를 마치고 우리 선수들과 현역 선수들이 서로 어깨를 두드리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더라"고 떠올렸다. 쿠팡플레이 제공"설기현은 이상한 친구야 앞뒤가 막히고…아? 나 실수할 뻔 했네(웃음)"방송 모습 그대로였다. FC슈팅스타 감독 최용수의 입담은 알아줘야 한다.
최용수는 인터뷰 내내 거침없는 언변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옆에 있던 조효진 PD도 최용수를 톡톡히 보좌(?)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쿠팡플레이 예능 '슈팅스타'에 대한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참석한 최용수와 조효진 PD는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슈팅스타'는 김영광, 현영민, 강민수, 고요한, 염기훈 등 은퇴한 레전드 축구 선수들이 박지성 단장, 최용수 감독, 설기현 코치 등과 함께 한 팀에 모여 다시 한번 K리그 현역에 도전하는 성장 축구 예능이다.
이들은 가상의 '레전드 리그'에서 8개의 K4 구단과 경기를 펼치며 순위를 가른다. 이 과정에서 팀은 승격, 잔류 또는 강등을 경험하게 된다.
최용수는 FC슈팅스타에서 함꼐 호흡을 맞춘 설기현 코치에 대해 "본인이 유럽에서 축구 선수로 10년을 생활했다고 너무 얘기를 많이 한다"고 웃었다.
이어 "2002년 월드컵 이후에 서로 이렇게 교감을 나누고 그러지는 않았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훈련하고 함께 경기하면서 깜짝깜짝 놀랐다"며 "축구에 대해 지식이 상당하고 해박하더라. 촬영하면서 애정의 관계가 됐다"고 떠올렸다.
K리그보다 많은 120대 카메라…"EPL도 드론 띄울 것" 웃음
조효진 PD는 스포츠 예능 연출에 처음 도전했다. 그는 "축구를 제일 좋아했지만, 모르는 부분들이 많더라"며 "대부분 사람이 K1부터 K7까지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니 이 점을 알리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쿠팡플레이 제공축구를 예능화하게 된 배경에는 '진정성'이 있었다. 조효진 PD는 "나이와 상관없이 정말로 열심히 뛸 수 있는 사람들을 섭외해 진정성이 담긴 진짜 축구를 보여주자는 취지로 기획됐다"며 "이후에 박지성 단장, 최용수 감독님 등을 섭외하게 되면서 구체화했다"고 밝혔다.
사실 최용수를 감독으로 섭외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조효진 PD는 "당분간 예능을 하지 않으시겠다고 하셔서 설득하기 어려웠다"며 "진정성 있는 축구 프로라고 거듭 말씀드리니 속는 셈 치고 해볼게 하시더라"고 떠올렸다.
최용수는 "조금이라도 예능적인 요소를 추가했으면 저도 선수들도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보면 아시겠지만 선수들이 보여준 열정과 투혼이 있는 그대로 묻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축구팬이나 시청자들은 보통 경기만 보게 되는데 이번 작품에서 우리가 어떻게 경기 준비를 하고 라커룸에서 어떤 대화가 오고 가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또 선수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다 욕심을 냈던 선수들이었다"며 "방송이지만 이들과 함께 한다는 자체가 설레였다"고 강조했다.
선수들 몸에 부착된 1인칭 카메라. 쿠팡플레이 제공제작진은 선수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총 120여 대의 카메라를 사용했다. 선수들마다 1인칭 카메라를 부착하고, 특수 제작된 마이크까지 장착해 몸이 부딪히는 소리와 거친 숨소리까지 고스란히 담아냈다. 또 드론 촬영을 통해 선수들의 전술적인 경기까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조효진 PD는 "선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최대한 공 시점으로 따라가 보려고 했다"며 "역동적인 모습이 담기니까 선수들도 K리그보다 카메라가 더 많다며 좋아하더라"고 밝혔다.
'실제 경기하는 데 지장이 없었냐'는 질문에 "다행히 선수들이 경기장 들어가는 순간 이게 예능이라는 걸 잊어버리더라"며 "선수들에게 계속 물어봤는데 경기에만 집중하다 보니 불편한 게 없다더라"고 강조했다.
이에 최용수는 "오히려 선수들보다 제가 처음에 윙 소리 때문에 적응 못했다"면서도, "(드론 촬영을 보니까)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드론을 한 서너 대 띄울 거 같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효진 PD는 "재미 요소는 감독님이 다 뽑아주고 계신다"며 "처음에 어색해 하던 선수들도 점점 카메라 의식을 안 하게 되면서 서로 장난도 많이 치더라"고 웃었다.
"선수들 보면서 나도 짠해", "부상당하고 다시 뛰니 울컥"
최용수는 팀 분위기가 좋을 때를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적당주의자들이 슬슬 나오면 터치 해줘야 한다"며 "그게 오래가면 팀 분위기가 된다"고 말했다. 쿠팡플레이 제공슈팅스타 촬영은 지난해 한 여름인 8월에 진행됐다. 이 때문에 은퇴한 선수들의 체력 상태가 가장 고민이었다고 털어놨다.
최용수는 "체력 테스트를 해보니 큰일 났다 싶었다. 이 상태로 경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한 건 사실"이라며 "그래도 K리그에서 큰 족적을 남긴 친구들이라 선수들을 믿었다. 다행히 경기하면 할 수록 좋아지더라"고 감탄했다.
이어 "선수들이 치열하게 매 경기하는데 저도 좀 짠하더라"며 "처절할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이기려는 과정들이 참 울림이 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예상치 못한 변수는 부상이라고 언급했다. 조효진 PD는 "축구에서는 언제 어느 순간 누가 어떻게 다칠지 몰라서 부상이 스토리의 큰 축을 차지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떠올렸다.
"부상당하고 회복하는데 진짜 고생을 많이 하더라고요. 우리가 정형외과 병원가서 치료받는 수준이 아니었어요. 그 정도까지 하는지 몰랐죠."
이어 "부상당하고 다시 경기장에서 뛰면 은퇴한 선수들임에도 불구하고 되게 울컥한다더라"고 전했다.
쿠팡플레이 제공최용수는 "다 뛰고 싶어 하는 선수들에게 부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며 "제 입장에선 준비가 돼 있는 선수에게 기회를 줘야 했다. 이런 드라마틱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요소가 (작품에) 많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특히 FC슈팅스타와 양주시민축구단의 연습경기는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구단 재정난으로 독립구단으로 변경된 팀이다 보니 1년 동안 제대로 된 경기를 치른 적이 없는 사연이 공개되기도 했다. 경기에 앞서 오휘성 감독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조효진 PD는 "섭외 요청을 드렸을때 그 쪽에서 고맙다고 해서 놀랐다"며 "올해하는 공식전이 이게 처음이야라고 얘기를 해서 그 정도까지인 지 몰라 애잔했다"고 털어놨다.
최용수도 "구단 속사정을 듣고 꿈을 가진 축구 후배들이 정말 그만 둘 수 있을거 같아 불쾌했다"며 "감정 표출이 안되더라.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축구에 관심없던 30대 가정주부도 축구가 좋아졌다고…"
최용수는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할 때도, 부진한 경기를 할 때가 있다"며 "한 경기가 아닌 한 시즌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좌측부터 최용수, 조효진PD. 쿠팡플레이 제공FC슈팅스타 소속으로 매 경기 유소년 선수들이 뛰는 규칙은 박지성 단장이 추진했다고 한다. 조효진 PD는 "유소년 축구 발전 취지에 크게 공감했지만 고민 됐던 건 사실"이라며 "국가대표로 간 선수도 있어서 뿌듯했다"고 떠올렸다.
최용수도 "저도 클럽 감독할 때 어린 친구들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는데 이번 시스템을 통해 고정관념이 사라졌다"며 "17세, 18세 친구들의 경쟁력을 보며 성인팀에 올려놓아도 티가 나지 않더라"고 감탄했다.
이어 "물론 축구를 젊은 피만 가지고 할 수는 없지만, 신선한 에너지가 팀에 미치는 영향이 크더라"고 덧붙였다.
조효진 PD는 이번 작품에서 인상적인 선수로 강민수를 꼽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축구를 좋아하면서도, 싫어하는 마음이 공존한 상태로 은퇴하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강민수 선수도 그랬어요. 그런데 이번에 다시 뛰어보면서 '축구가 좋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큰 울림을 느꼈죠."
이어 "30대 가정주부가 축구에 관심이 없었다가 '슈팅스타'를 보고 축구를 좋아하게 됐다고 말한 일이 떠오른다"며 "축구의 매력을 느끼게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최용수는 끝으로 슈팅스타 합류를 고민한 선수들에게도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제2의 삶을 준비해야 하는 은퇴한 친구들인데 이 친구들한테 정말로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라며 "여기 와서 정말 즐겁고 행복 축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타 선수가 없는 게 우리 슈팅스타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슈팅스타'는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