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 연합뉴스조한창·정계선 헌법재판관이 2일 취임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업무에 돌입한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작된 두 신임 재판관의 임기는 2030년 12월 31일까지다.
헌재는 '6인 체제'에서 벗어나 '8인 체제'가 되면서 의결정족수 논란도 해소돼 법적 부담을 덜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재판관 8명 구성까지는 됐지만, 1인 공석은 유지되면서 불완전성이 완전히 치유되지 않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조 신임 재판관은 "대한민국의 현 상황에서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민들의 시대적 요구와 헌법적 가치에 따르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마음이 무겁고 두렵기까지 하다"며 취임사를 시작했다. 그는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며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헌법재판소가 해야 할 일"이라며 "헌법재판관의 소명과 책무라는 각오로 앞으로 6년 동안 혼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재판관은 양심에 따라 독립해 재판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제 생각에만 매몰되지 않고 설득과 포용의 자세로 선배·동료 재판관님들과 많은 대화를 하겠다.
무엇보다도 편향되지 않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재판하겠다"고 말했다.
조 재판관은 아프리카공화국의 초대 헌법재판관이었던 알비 삭스의 '블루 드레스'라는 책을 인용하며 "'국가가 실험대에 올랐을 때 판결을 통해 나라가 근본적으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말하지 않는다면 판사로서의 소명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는 문구를 새기겠다"고 햇다.
정 재판관은 "우리는 지금 격랑 한 가운데 떠 있다. 연이은 초유의 사태와 사건이 파도처럼 몰려와도, 침착하게 중심을 잡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기대어 신속하게 헤쳐 나가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취임사를 시작했다.
그는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잘 보고 골고루 듣고 중지를 모아 헌법이 가리키는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여야 하는 헌법재판소의 사명이 어느 때보다 무겁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선을 다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받치는 지혜의 한 기둥, 국민의 신뢰를 받는 든든한 헌법재판소의 한 구성원, 끊임없이 소통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나아가는 믿음직한 동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슬픈 난국을 수습하고 희망을 찾는 위대한 여정에 동행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여 따라가겠다"고 했다.
두 재판관은 '제주항공 참사'에 대한 비통한 마음과 위로의 말도 전했다. 조 재판관은 "사고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정 재판관은 "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우리 모두에게 늘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길, 이 인사가 평범하게 들리는 일상이 하루빨리 회복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두 신임 재판관 임명으로 재판관 6인만으로 대통령 탄핵 및 위헌 등 주요 결정을 내릴 경우 헌법적 정당성이 결여된다는 의결정족수 논란에 대한 부담도 사라졌다. 헌재의 8인 재판부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을 내린 재판관 수와 같다.
앞서 지난해 12월 31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가 선출한 세 명의 헌법재판관 후보 중 마은혁 후보자를 제외한 이들 두 명을 재판관으로 임명했다. 정 재판관은 더불어민주당, 조 재판관은 국민의힘이 각각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