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시즌2. 넷플릭스 제공전 세계에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를 두고 외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오징어 게임'이 빨간불을 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넷플릭스에서 히트작을 친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시즌2는 스타일리시한 학살을 보여주지만, 이야기는 정체돼 있다"고 평했다.
매체는 "시즌1을 본 사람이라면 이미 봤던 것들을 또 보게 될 것"이라며 "시즌2는 7시간 동안 이야기를 이어가면서도 확장하는 데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 영화 전문지 할리우드리포터도 "넷플릭스의 한국 히트작이 날카로움을 잃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두 번째 시즌은 실망스러웠다. 첫 번째 시즌에서 보여준 재미와 기발함이 부족했고, 게임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디테일이나 통찰력도 결핍됐다"고 짚었다.
다만 "시즌2가 시즌1의 성공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즌2는 하나의 시즌이 아닌 시즌3의 마무리를 위한 7개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여전히 시즌3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오징어 게임 시즌2. 넷플릭스 제공
이처럼 시즌2와 시즌3를 나누어 공개된 것에 대해 지적한 외신들이 많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할리우드의 많은 나쁜 습관 중 하나는 수익을 두 배로 늘리기 위해 이야기를 반으로 쪼개는 것"이라며 "'오징어 게임'은 원래 하나의 완벽한 이야기였지만,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수익성 높은 시리즈가 되면서 창의적인 측면에서는 곤경에 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즌2의 너무 많은 에피소드에서 이야기를 질질 끈다"며 "시즌3은 더 나아져야 한다"고 반응했다.
미 일간 USA투데이도 "(시즌2는) 황동혁 감독이 얘기한 반자본주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지도 못한다"며 "후반부는 일반적인 액션 장면으로 변하고 어떤 종류의 결말도 제공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어 "시즌2와 3을 하나의 이야기로 쓰고 이것을 그냥 중간에 잘라내 넷플릭스에서 한 시즌을 더 연장하게 만든 것 같은 뚜렷한 인상을 준다"고 꼬집었다.
BBC "반가운 귀환", 美 버라이어티 "극도 몰입"
'오징어 게임' 시즌2. 넷플릭스 제공이와 달리 영국 공영방송 BBC는 별점 5점 중 4점을 매기며 호평했다. BBC는 "지옥 같은 세계로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크리스마스 다음날 공개되는 시즌2는 등골을 오싹하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매체는 이어 성기훈(이정재)이 공중 화장실에서 이식된 추적 칩을 뽑아내는 중에 한 소년이 들어오자 '5분만 시간을 더 달라'고 말하는 장면을 꼽으며 "시즌2는 의심할 여지 없이 시즌1보다 더 재미있다"고 보도했다.
또 "시즌2에서 흥미로운 점은 성기훈이 참가자들에게 죽음을 경고하기 위해 게임으로 돌아갔지만 카산드라처럼 취급받는다는 것"이라며 "가짜뉴스 시대에 참가자들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사실이라고 스스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미 영화전문매체 버라이어티도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더 피가 튀고, 더 방대하며, 극도로 몰입하게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매체는 "시즌2는 자본주의적 착취, 도덕성의 훼손, 계급 불평등 같은 현대 한국 사회를 괴롭히는 것으로 보이는 것들을 새로운 각도로 조명함으로써 시즌1과 반복되는 점을 대부분 뛰어넘었다"고 평했다.
27일 미국 영화·드라마 콘텐츠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 따르면 시즌2는 평론가 점수 85%(100% 만점 기준), 일반 시청자 점수 65%를 기록했다.
시청자 게시물에도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이 올라왔다. "오징어 게임 매력은 게임 자체에 있다" "시즌3 기대한다" "시즌1보다 탄탄한 후속작" 등의 반응이 있는가 하면, "본질을 잃었다" "새로운 게 없다" "시즌1에 비하면 약하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한편 26일 공개된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여하는 성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을 그린다. 이 과정에서 각 게임의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OX 투표가 참가자들 사이에 혼란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시즌2는 최근 미국 골든글로브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로도 선정돼 주목을 받았다. 공개되지도 않은 작품이 시상식 후보로 지명된 건 이례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