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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광기·레지스탕스 된 이정재…'오징어 게임2'[노컷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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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
밝혀진 '딱지남' 서사…공유의 재발견
'OX 투표' 등장…갈라지는 참가자들
총 빼든 이정재와 사람들…선택 딜레마도
강애심·양동근·박성훈 눈길…시즌3 내년 공개

오징어 게임 시즌2가 3년 3개월 만에 돌아왔다. 시즌2도 시즌1 결말로부터 3년이 지난 시점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넷플릭스 제공'오징어 게임' 시즌2가 3년 3개월 만에 돌아왔다. 시즌2 시점 역시 시즌1 결말로부터 3년이 지난 때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넷플릭스 제공
책 '정의란 무엇인가'를 집필한 마이클 샌델 하버드 교수는 지난 2022년 한국 특별 강연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언급했다.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이유는 승자와 패자의 분열이 심해질 때 무엇이 잘못될 수 있는 지를 극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요소는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참가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잔혹한 게임이 다시 한번 시작되면서 돈 앞에서 분열된 밑바닥 군중의 모습이 수면 위로 올라온다.

시즌2는 시즌1 우승자 성기훈(이정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456억원을 손에 넣은 그는 이 게임을 끝내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사채업자들을 풀어 딱지남(양복남·공유)의 행방을 쫓는다.

극적으로 살아남은 형사 황준호(위하준)도 프론트맨(이병헌)이 자신의 형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를 찾기 위해 섬을 샅샅이 찾는다.

밝혀진 '딱지남' 서사…공유의 재발견

공유는 "황동혁 감독님이 '특별출연 해줄 거죠?'라고 사석에서 가볍게 나왔던 얘기가 지금 이렇게 시즌2까지 오게 됐다"며 "(딱지남을 연기하며) 제약 없이 자유롭게 채우는 재미가 있었다. 신나게 놀면서 찍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공유는 "황동혁 감독이 '특별출연 해줄 거죠?'라고 사석에서 가볍게 했던 얘기가 지금 이렇게 시즌2까지 오게 됐다"며 "(딱지남을 연기하면서) 제약 없이 자유롭게 채우는 재미가 있었다. 신나게 놀면서 찍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마침내 3년 만에 지하철에서 딱지남을 발견한 사채업자 김대표(김법래)와 우석(전석호). 이들은 성기훈에게 소식을 전하고 딱지남의 뒤를 밟는다.

딱지남은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또 다른 게임을 시작한다. 빵과 복권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고, 그들의 선택과 결과를 지켜보며 조롱을 하기에 이른다.

김대표와 우석은 그의 뒤를 밟다 딱지남에 잡혀 '가위바위보 하나 빼기' 게임과 함께 러시안룰렛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그러면서 가려져 있던 딱지남의 서사가 하나둘 드러난다.

"기분이 나쁘지 않았어요. 생전 처음 내 존재를 인정받은 것 같아서."

딱지남이 성기훈에게 러시안룰렛 게임을 제안하기 전에 내뱉는 대사다. 이에 맞서 성기훈은 딱지남에게 '그놈들의 개일 뿐이야'라고 말하며 그와의 게임을 진행한다.

공유는 딱지남을 통해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날 선 인물을 제대로 보여주며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탄창을 날렵하게 돌리며 총구를 겨누는 모습은 섬뜩함을 자아낸다. 공유도 "굉장히 독특한 인물이었다"고 떠올린 이유다.

OX 투표의 등장…갈라지는 참가자들

시즌2에서는 시즌1에서 나온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 이어 비석치기, 공기놀이, 제기차기 등 새로운 게임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넷플릭스 제공시즌2에서는 시즌1에서 나온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 이어 비석치기, 공기놀이, 제기차기 등 새로운 게임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넷플릭스 제공
또다시 오징어 게임에 참여하게 된 성기훈은 이번에도 456번을 달며 게임에 나선다.

이번 시즌2에선 각 게임의 속행 여부를 결정하는 OX 투표가 게임마다 진행되면서 눈길을 끈다.

머리 위 돼지 저금통에서 쏟아지는 돈뭉치를 바라보며 "한 판 더"를 외치는 참가자들과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게임을 포기하려는 참가자들 사이에서 극심한 갈등이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군중심리를 이용해 사람들을 선동하려는 이들도 등장한다.

결국 001번 참가자 오영일의 결정적인 한 표로 게임이 다시 진행되면서 나머지 참가자들은 원치 않는 게임에 또 뛰어들게 된다. 다수결이라는 선택 방식의 맹점이 드러나며 이를 반대하던 이들마저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게임마다 진행되는 OX게임. 넷플릭스 제공게임마다 진행되는 OX게임. 넷플릭스 제공
다수의 오판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희생된 사건은 역사 속에서도 반복돼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중세 유럽에서 무고한 사람들을 마녀로 몰아 고문하고 종교재판을 벌였던 마녀사냥, 독일 나치 정권의 반유대주의 정책으로 벌어진 대규모 유대인 학살, '내 편 아니면 적'이라는 극단적 논리로 홍위병을 앞세워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던 중국 문화대혁명 등이 있다.

이처럼 집단적 광기가 만들어내는 모습은 시즌2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참가자들은 화장실에서 서로를 공격하며 살인으로까지 이어지지만, 끝까지 남 탓만 하며 분열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다. 이러한 집단적 광기는 모두가 잠든 밤에도 이어져 또다시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다.

총 빼든 이정재와 사람들…선택 딜레마도

시즌1에서 참가지 1번의 이름이 오일남이었다면, 시즌2에서 참가자 1번의 이름은 오영일이다. 넷플릭스 제공시즌1에서 참가지 1번의 이름이 오일남이었다면, 시즌2에서 참가자 1번의 이름은 오영일이다. 넷플릭스 제공
계속해서 게임을 멈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성기훈은 마침내 핑크 가드로부터 총을 빼앗는 데 성공한다. 총을 손에 넣은 이들은 게임 시스템을 무너뜨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며 핑크 가드들과 전면전을 벌인다.

해당 장면은 흡사 나치 독일 점령군에 맞서 싸운 프랑스 레지스탕스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성기훈의 이러한 행동은 필연적으로 희생을 불러온다. 그리고 오영일이 내뱉은 한마디가 여운을 남긴다.

"대의를 위해서 작은 희생은 감수하자는 건가"

이 같은 선택의 딜레마는 마이클 샌델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에서도 언급된다.

"당신은 브레이크가 고장 난 기차를 운행하고 있다. 두 개의 철로 중 하나엔 다섯 명의 인부가, 다른 하나엔 한 명의 인부가 있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 질문은 개인의 윤리적 선택과 다수의 이익이라는 딜레마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즌2는 이러한 철학적 질문을 내놓으며 시청자들에게 고민을 던진다.

강애심·양동근 케미, 박성훈 눈길…시즌3 내년 공개

황동혁 감독은 "전 세계가 종교, 이념, 배경, 성별, 인종으로 인해 분열과 갈등, 증오 같은 것들이 일어나고 점점 더 격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며 그러한 것들을 시즌2에 더 상징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황동혁 감독은 "전 세계가 종교, 이념, 배경, 성별, 인종으로 인해 분열과 갈등, 증오 같은 것들이 일어나고 점점 더 격화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그러한 것들을 시즌2에 더 상징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
당초 시즌2는 내년에 공개될 시즌3와 함께 기획돼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질 예정이었다.

작품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중간에 변곡점이 있어 한 번 끊어서 서로 다른 시즌으로 보여주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으로 봤다"며 "시즌2와 시즌3를 통해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라는 얘기를 진지하게 해보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시즌2에서 전하려는 메시지는 시즌3까지 공개된 후에야 완전히 드러날 전망이다.

좌측부터 양동근, 강애심, 박성훈. 넷플릭스 제공좌측부터 양동근, 강애심, 박성훈. 넷플릭스 제공
시즌2에서는 새로운 인물과 관계가 더해지며 긴장감 속에서도 웃음 요소가 돋보인다. 특히 엄마 장금자(강애심)와 아들 박용식(양동근)은 현실감 넘치는 모자(母子) 케미를 제대로 보여주며 이목을 사로잡는다. 장금자는 6·25 전쟁을 겪고도 살아남은 상징적 인물로 그려지며 강인한 생존력을 보여준다.

시즌1에서 사회적 약자를 상징하는 외국인 노동자 알리 압둘(아누팜 트리파티) 자리는 시즌2에선 성소수자인 현주(박성훈)가 채우며 존재감을 보인다. 여기에 무속인 선녀(채국희)가 곳곳에서 훈수를 두는 장면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래퍼 타노스 역을 맡은 최승현(탑)은 배역의 강렬함으로 눈길을 끌지만, 실제 대마초 혐의로 처벌받은 이력이 있는 만큼 작품 속에서까지 마약을 복용하는 설정은 다소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래퍼 타노스 역을 소화한 최승현. 넷플릭스 제공래퍼 타노스 역을 소화한 최승현. 넷플릭스 제공
다만 황 감독은 20·30대 청년들의 상황을 주목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예전에는 나이가 꽤 있어야 빚을 지고, 희망이 사라져서 이런 '오징어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고 봤는데 세상이 바뀌었다"며 "슬프고 애석하게도 최근 몇 년간 코인 투기, 인터넷 도박, 전세 사기 등 20·30대 청년들이 오징어 게임에 참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주 목격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2가 '12·3 내란사태' 여파에 따른 현실 세계의 혼란을 어떻게 상징적으로 드러낼 지도 주목된다. 결국 시즌3가 나와야 이 게임은 끝난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황동혁 감독 연출.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조유리 최승현 공유 출연. 총 7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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