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하는 페퍼저축은행 선수단. KOVO 제공더 이상 최약체가 아니다.
프로배구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은 아직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창단 이후 최다 승리 타이기록을 쌓았다. 한 번만 더 이기면 구단 역사상 최다 승리다.
페퍼저축은행은 19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3차전을 치른다. 페퍼저축은행은 현재까지 5승 9패(승점 15)를 기록, 리그 5위에 자리하고 있다.
2021-2022시즌 V-리그에 입성한 페퍼저축은행은 당시 17연패를 포함해 3승 28패를 기록하며 리그 최하위에 그쳤다. 2022-2023시즌도 크게 다를 건 없었다. 또다시 17연패를 당했고, 5승 31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2023-2024시즌에는 꼴찌 탈출을 위해 비시즌부터 안간힘을 썼다. 외국인 사령탑을 데려와 감독직을 맡겼고 박정아, 야스민 베다르트, 채선아 등 빅네임 영입도 성공하며 도약을 꿈꿨다. 그러나 최종 성적은 5승 31패로 또 최하위. 시즌 중 23연패를 당하며' V-리그 여자부 최다 연패'라는 불명예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페퍼저축은행 장소연 감독. KOVO 제공
올 시즌은 다르다. 신임 장소연 감독의 지도하에 벌써 단일 시즌 구단 최다 승리를 쌓았다.
페퍼저축은행은 개막전부터 한국도로공사에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2라운드에서는 3승을 챙겼다. 한국도로공사와 풀세트 접전 끝에 웃었고, 정관장 원정 경기를 떠나 승점 3을 수확했다. GS칼텍스와 경기에서도 승리했다.
3라운드 직전 경기에서도 승리를 맛봤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4일 GS칼텍스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18 25-13 25-16)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
가장 눈에 띈 선수는 외국인 선수 테일러 프리카노(등록명 테일러)였다. 테일러는 이날 백어택, 블로킹, 서브를 가리지 않고 다방면으로 점수를 뽑아냈다. 총 17득점 공격성공률은 50.00%의 좋은 활약을 펼쳤다.
테일러는 지난달 1라운드 말부터 팀에 합류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시즌을 함께 시작한 외국인 선수 바르바라 자비치(등록명 자비치)가 부상을 당하자, 대체 선수로 테일러를 데려왔다.
초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사령탑도 테일러가 1라운드에 급하게 투입돼 아직 호흡을 더 맞춰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꺼낸 바 있다. 그러면서 "더 잘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고 호흡이 맞으면 더 좋은 퍼포먼스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격하는 페퍼저축은행 테일러. KOVO 제공장 감독의 바람대로 테일러는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 무대에 적응해 가는 모양새다. 다만 공격성공률을 더 높여야 한다. 테일러는 현재까지 9경기를 뛰며 135득점, 공격성공률 35.19%를 기록 중이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성공률 50.00%를 넘나드는 정교한 공격력을 뽐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20%대의 성공률이 나오기도 한다.
그래도 고무적인 점은 직전 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낸 선수가 4명이나 됐다는 점이다. 공격 작업이 테일러 1명에게만 치중되지 않았고, 여럿이 부담을 나눴다. 3라운드 GS칼텍스전에서 페퍼저축은행은 테일러 17득점, 이한비 11득점, 장위 10득점, 박정아 10득점을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을 상대하는 한국도로공사는 올 시즌 3승 12패(승점 10)로 리그 6위에 머물러 있다. 이번 시즌 최하위 GS칼텍스 외에 다른 팀을 상대로는 승리를 거둬본 적이 없다. 최근 팀에 합류한 아시아쿼터 타나차 쑥쏫(등록명 타나차)과 삼각편대를 이루는 강소휘, 메렐린 니콜로바(등록명 니콜로바)의 공격 파워가 더 살아나야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