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윤경은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020, 2021)'을 통해 의사 역을 맡았고,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2022)를 통해 변호사 역을 소화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를 통해 경찰 역도 선보였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제공의도하지 않았다. 최근 의사, 변호사, 경찰에 이어 검사 역할까지 맡은 배우 하윤경은 "신기하게도 좋은 역할들이 들어온다"며 웃었다.
"주변에서 화려하지 않고 평범한데 똑 부러질 것 같고, 반듯한 이미지가 있다고 얘기를 많이 해주세요. 평소에도 제 생각을 얘기할 때 좀 더 뚜렷하게 말하는 게 있어서 전문직에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나 봐요."그는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강남 비-사이드'에서 마약 사건과 연루된 이들을 쫓는 민서진 검사를 똑 부러지게 소화했다.
'강남 비-사이드'는 강남에서 사라진 클럽 에이스 김재희(김형서)를 찾는 형사 강동우(조우진)와 검사 민서진, 브로커 윤길호(지창욱)가 함께 펼치는 추격 범죄 드라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하윤경은 "변호사에 이어 검사 역을 제안받았을 때 어떤 검사일지 궁금했다"며 "끝을 어떻게 가는지 모르는 인물이라서 흥미롭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작품 자체도 사건이 꼬리를 물며 전개되는 점이 재미있었고, 끝을 궁금하게 하는 흥미로운 작품이었다"고 덧붙였다.
작품 속 민서진 검사는 표현하기 쉽지 않은 인물이다. 속마음을 끝까지 숨긴 채로 후반부까지 긴장감을 이끌어가야 하는 역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2화에 나오는 탁주일 검사장(정만식)과의 독대 장면이 어려운 포인트였다고 전했다. 해당 신은 탁주일 검사장이 민서진 검사에게 "깔끔하게 잘 마무리되면 꽃길만 걷게 해줄게"라고 말하는 부분이다.
그는 "야망을 숨기기도 표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표정과 호흡을 두고 감독님과 계속 상의하며 조율했다"고 말했다.
"검사 자문 구하기도…사무실에만 있다 보니 해도 못 봐"
하윤경은 작품 결말을 떠올리며 "민서진은 후련하면서도, 공허함과 후회도 함께 느꼈을 것"이라며 "검찰 문화에 학을 떼고 변호사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하윤경은 이번 작품을 통해 검사 역할을 처음 소화했다. 이 때문에 법조인을 직접 만나 자문을 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작품과 달리) 실제로 검사들이 하는 일이 그렇게 뛰어다니면서 하는 일이 아니라고 하시더라"며 "문서 작업 위주로 많이 하고 사무실에 박혀 있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 속에 나오는 검사 모습은 다 꾸며졌다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규율이란 게 있더라"며 "옷도 단정하게 입어야 되고, 높은 신발도 신지 않고 이런 게 딱딱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새로웠다"고 덧붙였다.
또 "후반부 촬영에 들어가면서 사무실에 오래 있다 보니 해도 보지 못했다"며 "목도 잠기고 다크서클도 생기며 쾌쾌한 상태에서 촬영하게 됐는데 검사들이 배당받는 사건이 워낙 많다 보니 그 상태가 맞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그는 기억나는 장면으로 최학구(김종수)의 밀실 장면을 꼽았다. 하윤경은 "모든 배우가 NG 하나 없이 미친 듯이 달려갔던 장면이었다"며 "뭔가 전우애가 생긴 느낌이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학구를 연기한 김종수에 대해 "정말 연기를 무섭게 하시더라"며 "윽박지르고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피조차 차가운, 아니 피가 없을 것 같은 사람처럼 하셨다. 그래서 정말 많이 도움을 받으면서 편하게 찍었다"고 강조했다.
또 작품 초반 민서진의 대사가 일부 편집됐다고도 전했다. 그는 "'사람을 모시는 게 아니라 법을 모시는 거라고 배웠습니다'라는 대사가 원래 있었다"며 "민서진의 노선이 확실해 보여 수정된 거 같다. 법에 대한 존중을 표한 거 같아 기억이 남는 대사"라고 말했다.
"정만식 선배님은 제게 '만블리'…김병옥 선배님도 최고"
탁주일 검사장 역을 맡은 정만식.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하윤경은 탁주일 검사장 역을 소화한 정만식에 대해 평소 '만블리'로 부른다며 친분을 과시했다.
그는 "진짜 사랑스러우신 선배님"이라며 "저를 너무 예뻐해 주시고 농담해 주시고 촬영하면서 너무 감사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우대식 교남시장 역을 맡은 김병옥도 언급했다. 그는 "김병옥 선배님도 최고였다"며 "아쉽지만 같이 찍을 날이 별로 없어 더 찍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그 모습을 본 정만식 선배님이 깔깔깔 웃으셨다"고 말했다.
이어 "두 선배님 모두 처음엔 무서웠는데 농담을 너무 재미있게 하시고 이제는 얼굴만 봐도 웃음이 터져 나온다"며 "또 뵙고 싶다"고 강조했다.
형사 강동우 역을 맡은 조우진 배우에 대해선 "와 진짜 나랑 너무 비슷한 면이 많다고 생각했다"며 "나와 비슷한 성정을 가진 사람이 이렇게 멋있는 연기를 하고 이렇게 멋있는 선배가 되셨으니 나도 그 길을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이 생겼다"고 떠올렸다.
"독립영화 열정…소외된 이야기 관심"
하윤경은 박누리 감독에 대해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으시다"며 "할 말을 다 하시지만 그 누구의 심리도 건드리지 않고 정말 그걸 유연하게 표현할 줄 아시고 그래서 진짜 멋있어서 닮고 싶더라"고 밝혔다. 사진은 박누리 감독.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하윤경은 연극과 독립영화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금처럼 계속해서 꾸준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재로 봤을 때 상대적으로 소외된 이야기라든지 우리가 못 봤던 사각지대에 있는 이야기들을 다루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적인 호기심이 많이 생기고 그런 경험을 통해 제가 많이 배우게 된다"며 "많은 분이 봐주시진 않더라도 보신 분들이 뭔가 울림을 받았다고 느낄 때 배우로서 성취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평소 영화 또는 드라마를 즐겨보는 하윤경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작품을 좋아해 거의 모든 작품을 즐겨 봤다고 한다.
최근에는 가이리치 감독의 영화 '더 커버넌트'를 보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이 과정에서 영화 '허트 로커'도 언급했다. 해당 작품 모두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다. 그러면서 "군인 영화가 하고 싶더라"고 웃었다.
그는 개헤엄 정도로만 수영을 할 수 있지만 스노클링이나 스쿠버 다이빙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물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며 "수심이 깊은 고요한 곳에서라면 재미있을 것 같아 꼭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올해에만 4편의 작품이 공개되며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가는 하윤경. 그는 신비로운 배우보다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불편하지 않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섹시하거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도 멋있지만, 그보다는 뭔가 편안함과 따뜻함을 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 사람이 나왔을 때 큰 불편함 없이 편안하고 따듯한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는 배우요."
이어 "이렇게 작품하는 게 요즘 어렵다고들 하는데 연이어 많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작품들도 매력있고 또 그만큼 많이 봐주시고 피드백도 좋게 해 주셔서 내년에도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 세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시청 순위를 기록하는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강남 비-사이드'는 디즈니+ TV쇼 부문 월드 와이드 1위를 한때 기록했다.
한국을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대만에서 같은 부문 1위에 등극한 것은 물론 그리스, 몰타, 터키까지 총 7개국 톱10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