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시나리오를 집필한 주원규 작가가 강남 한 클럽으로 들어간 가출 청소년을 찾기 위해 6개월 넘게 직접 '콜기사'로 활동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사진은 윤길호 역을 맡은 배우 지창욱.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한 통의 전화였다. 배우 조우진이 지창욱의 마음을 흔들었다.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강남 비-사이드'에 합류하게 된 배경이다.
"뜬금없이 전화가 왔어요. '어떻게 지내' '요즘에 뭐 해' '잠 잘 자니' 이런 얘기들이었죠."당시 지창욱은 JTBC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촬영을 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작품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촬영팀, 조명팀도 디즈니+ 시리즈 '최악의 악(2023)'에서 호흡을 맞춰본 팀이었고 연출부도 같은 제작사여서 익숙했다"면서도, "이 인물을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을지, 내가 온전히 건강하게 잘 표현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우진이 형의 전화를 받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심적으로 의지하고 존경하는 배우 선배이자 동료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진이 형이 작업할 때 굉장히 예민하고 치열하게 준비한다"며 "옆에서 보고 있으면 나의 치열함은 한참 멀게 느껴지게 하더라.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윤길호, 자기 사람에 대한 굉장한 보호본능"
지창욱은 해외 반응이 이렇게까지 좋을 지 몰랐다고 한다. 그는 "작품을 찍으면서 반응은 늘 예상 못하는 거 같다"며 "성적이 좋은 게 막 체감은 안 된다"고 웃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강남 비-사이드'는 강남에서 사라진 클럽 에이스 김재희(김형서)를 찾는 형사 강동우(조우진)와 검사 민서진(하윤경), 브로커 윤길호(지창욱)가 함께 펼치는 추격 범죄 드라마다. 이들은 마약 사건과 연루된 이들을 찾아가며 사건을 풀어간다.
이 과정에서 윤길호는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자기 사람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나서는 인물로 나온다.
지창욱은 "윤길호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를 제 스스로 이해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다"며 "단순하게 나쁜 놈들을 쫓는 인물로 보였으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에 대한 부재로 자기 사람에 대한 굉장한 보호 본능이 있는 인물로 봤다"며 "이거를 누군가가 건드렸을 때 이 사람이 폭발하는 감정이 굉장히 클 거라고 봤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윤길호가 김재희와 술 마시는 3회 장면이 중요하다고 봤다. 해당 신은 윤길호가 김재희에게 '돈 많이 벌어서 뭐 하려고 하냐'고 물어보는 내용이다.
그는 "이 장면이 정말 있어야 윤길호가 있다고 생각됐다"며 "첫 촬영했을 때 제 컨디션이 좋지 않아 급하게 마무리됐는데, 계속 마음에 걸리더라. 그래서 감독님께 물어 이 장면을 다시 찍었다"고 강조했다.
지창욱은 액션 촬영은 매번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어렵다. 부상 위험 때문에 조심스럽게 촬영한다"며 "큰 부상 없이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밝혔다
"옥타곤 촬영 너무 추웠다…감독님도 괜찮다고만…" 웃음
그는 연출 도전에 대해 "얼마 전에 김희원 선배님을 만나서 물어봤더니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 그 애기 들으니 연출을 리스펙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희원은 최근 디즈니+ 시리즈 '조명가게'를 연출했다. 사진은 옥타곤 안에서 촬영한 장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지창욱은 힘들었던 장면으로 4회 옥타곤에서 촬영한 액션 장면을 꼽았다. 해당 신은 상의를 벗은 윤길호가 자신의 사람을 구하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는 "실내 주차장 공간이었는데도 한겨울이라 너무 추웠다"며 "옷도 다 벗고 있으니까 보호대를 차기도 어려웠다. 또 미끄럽게 만들어 놓은 상태로 싸운다는 설정이어서 몸에 기름을 붓다 보니 너무 춥더라"고 떠올렸다.
이어 "사실 맨몸으로 액션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며 "의상으로 가려주는 게 없을수록 액션이 되게 하찮아 보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감독님께도 안 하면 안 되겠냐는 취지로 '이거 진짜 이렇게 벗고 싸우는 게 괜찮을까요?'를 3번 정도 물어봤던 거 같다"며 "그때마다 늘 '괜찮다'라고만 말하시더라"고 웃었다.
그렇다고 이 장면을 위해 몸을 만들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는 "해석 차이일 수도 있지만 윤길호를 하면서 특별히 인위적으로 몸을 만들지는 않았다"며 "인위적으로 운동을 해서 몸을 만들고 하는 게 굳이 필요해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누리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선 "끈기가 있는 감독이면서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누구보다 많은 짐을 이끌고 앞장서서 걸었던 사람"이라며 "함께하면서 너무 좋았다. 100% 신뢰한다"고 강조했다.
가수 비비이자 배우 김형서는 작품 속에서 클럽 에이스 김재희를 맡았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앞서 디즈니+ 시리즈 '최악의 악'에서 호흡을 맞춰 본 김형서도 언급했다.
그는 "처음 만났을 때 표현하는 해석들이 되게 신선하고 재미있었다"며 "어쩔 수 없이 뻔한 표현들을 습관적으로 할 때가 있는데 상대방이 그러지 않으니까 저도 새롭게 되더라. 현장에서 좋은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이어 "동물적으로 감각이 뛰어나다고 봤다"며 "뮤직비디오 연출도 하다 보니 머릿속에 명확한 계산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수염 붙여보니까 재밌어서 셀카 많이 찍어"
지창욱은 남다른 스티커 사랑을 보인다. 이번 인터뷰에서 지닌 텀블러에도 스티커가 화려하게 붙어 있었다. 그는 최근 중고 거래 앱을 통해 '포켓몬스터 띠부띠부실'을 26만원에 거래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지창욱은 사극 장르에도 관심을 드러냈다. 최근 그는 티빙 시리즈 '우씨왕후'에 출연하며 약 10년 만에 사극 작품으로 돌아왔다.
그는 "수염을 처음 붙여봤는데 시각적으로 너무 재미있어 혼자 셀카도 많이 찍었다"며 "그런 분장과 의상을 입으니 제 표정이 또 다르더라. 나중에 진짜 이런 역할도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었다.
최근 복싱에도 취미를 붙였다고 한다. 이듬해 공개되는 디즈니+ 시리즈 '조각도시'에 나오는 모습을 위해 배웠는데, 해당 장면이 없어졌다고.
지창욱은 "대본 수정이 되면서 없어졌다"며 "그냥 취미가 돼버렸고 하다 보니까 더 재밌더라"고 웃었다.
이어 "어차피 쉬는 날 운동은 해야 되고 헬스장 가서 혼자 운동하는 게 재미 없으니 그렇게라도 운동을 하자고 해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품마다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창욱. 그는 앞으로도 연기 스펙트럼을 계속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제가 선배 배우들처럼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내 스스로 많은 것을 놓고 더 많은 것을 붙잡기 위해 노력하려고 해요. 어렸을 때의 내 모습으로 머무르고 싶지 않아서요."
한편, 지난달 27일 종영된 '강남 비-사이드'는 여전히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전 세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시청 순위를 기록하는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강남 비-사이드'는 디즈니+ TV쇼 부문 월드 와이드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을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대만에서 같은 부문 1위에 등극한 것은 물론 그리스, 몰타, 터키까지 총 7개국 톱10 자리를 한때 차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