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켈로그 우크라-러시아 특사 지명자. 연합뉴스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문제를 다룰 특사에 키스 켈로그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80)을 지명했다.
군 장성 출신의 켈로그 특사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앞서 일각에서는 트럼프 1기 때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을 지냈던 리처드 그레넬을 우크라이나 특사로 보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지만 트럼프의 선택은 켈로그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키스 켈로그 장군은 나의 1기 행정부 때 고도로 민감한 국가안보 부문에서 일한 것을 포함해 군과 업계에서 탁월한 지도력을 보였다"며 "우리는 함께 '힘을 통한 평화'를 이루고, 미국과 세계를 다시 안전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켈로그 특사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신뢰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켈로그는 이번 대선 기간 동안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 미국안보센터장을 맡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계획 초안을 작성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미래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지 여부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에 참여하느냐에 연동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가 트럼프의 종전 추진에 반대할 경우 미국의 지원을 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이 켈로그를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에 발탁한 것은 우크라이나전쟁을 조기에 종결한다는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 등 일부 언론들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러시아에 내주는 방식의 종전을 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게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전 유세 과정에서 자신이 재집권하면 취임 전이라도 24시간 안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평화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공언해왔다.
한편 켈로그 특사는 트럼프 당선인처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동맹에 대한 기여 역시 동맹의 일부"라며 "미국과 나토가 '계층화된(tiered) 된 동맹'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나토 국가들 중 방위비 기준 목표(국내총생산 대비 2%)를 채우지 못할 경우에는 나토의 집단방위를 규정한 조약 5조의 보호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뜻인 셈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재임시절 나토 회원국의 안보 무임승차에 대한 불만을 여러차례 쏟아냈고, 급기야 '미국의 나토 탈퇴'도 언급하는 등 외교·안보에서도 '미국 중심주의'를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