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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싱크탱크, 트럼프 2기에 "北과 비핵화, 중러와 군비통제 협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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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미중관계 TF팀, 트럼프 2기 행정부 대비 보고서 발간
"북핵, 핵무기 둘러싸고 중러와 '결탁' 발전 가능성…남북미중 4자 대화 추진 가능"
"美, 한국에 저농축 우라늄 생산·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승인해야"
"美에 '공동 회복탄력성 전략' 제안…韓, 미중경쟁 전개와 결과에 영향 줄 수 있어"
"인도-태평양 해양안보서 美와 협력 강화…한미일, 대만 관련 3자 안보대화 필요"

연합뉴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미중 전략경쟁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 싱크탱크인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미국에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면서 중국·러시아와의 핵 군비통제 협상을 병행할 것을 제안했다. 북핵을 둘러싸고 남북한, 미중간 4자 대화가 추진되면 미국이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의제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가미래전략원 소속 미중관계 TF팀은 20일 발간한 '공동 회복탄력성: 미중 경쟁 시대, 미국과 한국은 무엇을 함께 할 수 있나(Towards Co-Resilience: What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Can Do Together in an Era of U.S.-China Rivalry)' 보고서에서 이같이 제언했다.

이 보고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대비하기 위해 서울과 워싱턴 DC에서 전현직 관료, 기업인, 전문가들과 심도 깊은 토론과 논의를 거쳐 대(對)중국 전략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9개의 구체적인 한미 협력 방안을 도출했다고 전략원 측은 밝혔다.

"韓, 미중 경쟁에 일방적 영향 받기보다 전개와 결과에 영향 줄 수 있어…한미, 공동 회복탄력성 추구해야"

보고서 집필자들은 미중 경쟁이 전 세계 차원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한국이 더 이상 일방적으로 영향만 받는 대상이 아니라, 경쟁의 지구적 전개와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힘과 책임을 지니고 있다고 봤다. 때문에 한국의 증대된 위상과 국력에 걸맞은 책임과 역할이 요구되고 있으며, 중국이 외부적으로는 강경한 태도(external assertiveness)를 보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불안감(internal anxiety)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두 가지 요소가 상호 작용하며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고, 한미가 글로벌 네트워크와 시스템 전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속적인 위험과 잠재적인 피해를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보고서가 차기 미 행정부에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공동 회복탄력성 전략(Co-Resilience Strategy)'이다. 한미 양국과 동맹국들이 공동으로 글로벌 공급망, 첨단기술 동맹, 방산 협력, 군사 네트워크 및 주요 해상 운송망을 강화하여 국제적 도전과 위협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통해, 미중 전략경쟁 시대에 국제사회의 번영과 안보에 기여하겠다는 내용이다.

보고서는 먼저 △공급망 강화 △핵심 기술 동맹 구축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 측면을 '경제안보와 회복탄력성' 측면에서 언급한다. 이 가운데는 공급망 강화 측면에서 한국 방위산업이 미국 주도의 군사 공급망에서 중요한 핵심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언급이 눈에 띈다. 미국과 한국의 '조선 동맹'이 전투함의 작전 능력을 강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중국의 위협에 맞서 미국 조선산업의 재활성화를 도울 수 있는 시기적절한 협력이라고 보고서는 적었다. 또한 미국의 소형모듈원자로(SMR) 경쟁력 제고와 연료 공급망 확보 노력에 한국이 기여할 수 있고, 나아가 미국이 한국과 협력해 배터리 생산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와 함께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유사 입장 국가들이 경제안보와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핵심 기술 동맹을 유지하고, 특히 AI 분야에서 한국이 미국과 협력해 글로벌 표준과 모범 사례를 설정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보고서는 미국의 새 행정부가 글로벌 규범과 규칙 형성을 위해 한국과 협력하여, 한국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북핵, 핵무기 둘러싼 '결탁'으로 발전 가능…美, 北과 협상 재개한 뒤 남북·미중 4자 대화 추진 가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9형' 시험발사를 참관하며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9형' 시험발사를 참관하며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 질서에 대해 보고서는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면서 러시아, 중국과의 핵군비 통제 협상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북한의 핵 능력이 '격변의 축' 내에서 핵무기를 둘러싼 중러와의 결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동심원적 협상 방식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미국이 북한과 협상 재개를 제안한 뒤 양자 회담과 함께 남북한, 미중간 4자 대화를 추진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이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의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적었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가 한미 원자력 협정에 따라 저농축 우라늄 생산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승인해야 한다는 내용도 언급했다. 한국의 대러시아 핵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제3국에 대한 원자력 발전소 공동 노력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이 협정에 따라 한국이 20% 미만 우라늄 235 농축을 할 수 있도록 승인한다면, 이는 한국의 대러 핵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제3국에 대한 원전 수출 경쟁력도 높아진다는 논리다. 다만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는 한국의 핵무장 잠재력 확보 문제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미국 내에서 반대 또는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보고서는 미 정부의 다영역 통합억제 전략을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과 연계시켜, NATO의 핵공유 모델과 유사하게 미국의 핵 자산과 한국의 재래식 무기 간 협력과 통합을 추구할 수 있다고 적었다. 미국의 핵 자산 순환 배치와 전략적 협의, 도상훈련 등 한미간 훈련을 통해 확장억제 체제의 준비태세와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韓,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 주기 단축 가능…대만 문제 등 관련 한미일 안보대화 추진해야"

입항하는 미 해군 함정. 연합뉴스입항하는 미 해군 함정. 연합뉴스
인도-태평양 해양안보 분야에서 보고서는 △한미 양자 협력 강화 △다자간 협력에서 역할 증대 △대만 해협에서의 현상 유지를 언급하는데, 한국이 미국의 '권역별 정비거점 구축정책'에 참여해 미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 주기를 단축하고 더 많은 방산 계약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한 바 있는 한국의 미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협력 가능성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와 함께 한국이 미국에 해군기지 사용 권한을 확대 제공해 공동 정찰 및 호위 능력을 강화, 지역 안보를 강화하고 중국의 강압적인 행동에 대응하는 해양 파트너로서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한국이 일본, 호주, 필리핀과 함께 다른 ASEAN 회원국들과의 해양안보체계를 구축하고 확장서는 데 앞장설 것도 제안했다. 주요 요충지인 남중국해나 말라카 해협에서 정기적인 해상훈련을 하고, 이를 통해 잠재적 위협을 억제하고 해상교통로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에 한일과의 협력을 강화해 해안경비대와 해양경찰 협력을 매개로 감시, 법집행, 인도주의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막는 등 민감한 안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보고서는 지정학적 문제가 얽혀 있는 대만에서도 한미가 신중하게 조율된 접근 방식을 채택해, 양국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내에 대만과 북한, 동중국해를 함께 다루는 전담 협의체를 설립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이를 통해 한미간 의견 조율을 위한 체계적인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한국의 관점을 워싱턴의 긴급 대책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한국이 미일 안보 대화에 포함되도록 '캠프 데이비드 선언'과 같은 프레임워크를 활용, 대만에 대한 3자 안보대화를 추진할 필요도 있다고 적었다.

해당 보고서는 오는 25일 오후 10시(미 동부 시간 오전 9시) 미국의 저명한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함께 열리는 웨비나에서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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