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이미지 제공경찰이 수사 적정성을 따지는 외부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명단을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고소인 A 씨가 강원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이달 14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상고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본안 심리 없이 기각하는 제도다.
A씨는 자신이 고소한 사건의 수심위원 명단과 결과서를 공개해달라며 강원경찰청장을 상대로 2022년 8월 소송을 냈다. 수사심의위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되며 수사 적정성과 적법성 여부를 검토하는 역할을 한다. 위원 명단이나 회의록 등은 공개되지 않는다. 검찰에서도 최근 수심위가 열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했다.
경찰은 "위원회 명단이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이 된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과서 역시 위원 이름 등 개인 정보가 적혀 있다는 이유를 들어 공개하지 않았다.
1, 2심은 수심위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취지로 A씨 손을 들어줬다. 1심은 지난해 8월 "명단 공개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심의 절차의 투명성, 공공성 및 정당성 확보라는 공익적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수심위 명단이 공개된다고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거나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2심도 "심의위원회 명단이 결과서 등 다른 정보와 함께 공개되더라도 심의 과정에서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까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정보공개법상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또한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판결을 확정했다. 이는 수사심의위 명단 공개에 대한 첫 대법원 판결로 전해졌다. 다만 심리불속행 기각은 하급심 판단을 대법원이 심리하지 않아 판례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향후 유사한 방식의 수심위 명단 공개 요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