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법원종합청사. 박진홍 기자지적장애가 있는 조카를 7시간 동안 때려 살해한 비정한 삼촌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관련기사 7.11 CBS노컷뉴스="집안일 왜 안 해" 지적장애 친조카 때려 살해한 삼촌)
부산지법 형사5부(장기석 부장판사)는 6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40대·남)씨에게 징역 18년, 가정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10년간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선고했다.
살인 방조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아내 B씨에게는 징역 7년, 가정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10년간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A씨는 지난 5월 16일 지적장애인인 친조카 C(20대·남)씨를 7시간 동안 목검과 손발 등을 이용해 무차별적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내 B씨는 A씨에게 목검을 가져다주는 등 범행을 부추긴 혐의를 받았다.
검찰 공소사실을 보면 A씨는 C씨가 집안일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폭행을 가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B씨가 부정맥 등을 진단받은 이후 C씨에게 집안일을 시켜왔다.
사건 당일 C씨는 복부 통증 등을 호소했지만 폭행은 이어졌고, 결국 다음 날 숨을 거뒀다.
경찰은 A씨에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검찰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A씨가 10개월에 걸쳐 C씨를 상습 폭행한 사실 등을 밝혀내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A씨와 B씨는 재판에서 범죄사실을 인정하면서도 C씨를 살해할 마음이 없었고 사망도 예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부검 결과 다발성 신체 손상에다 강하고 빈도 높은 공격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것을 예견하고 이를 용인하거나 폭행 도구를 건네준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 건강이 극도로 나빠진 상태인데도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그런데도 범행과 살인의 고의를 축소하는 등 참회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