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7일 기자회견에 직접 나선다. 당초 윤 대통령의 입장 발표는 외교 일정을 마무리한 뒤 이달 말으로 예상됐지만, 급하게 앞당겨졌다. 김건희 여사 문제, 명태균씨 의혹 등으로 국정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져 위기에 봉착했고, 여권 내 쇄신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윤 대통령의 회견은 벼랑 끝에 내몰린 국정 상황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건희 여사의 그간 각종 리스크에 더해진 공천개입 의혹, 명태균씨로부터 비롯된 낯 뜨거운 폭로 등을 해명하고 쇄신책을 제시해야 거세진 특검 요구를 피해갈 공간이 생긴다. 반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달라지지 않을 경우 더 거센 퇴진 요구에 직면할 수도 있다.
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7일 대국민 담화 발표에 이어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앞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달 중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10일이 임기 반환점인 만큼 기자회견이나 국민과의 대화, 타운홀 미팅 등 국민과의 소통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시점은 윤 대통령 다자 외교 일정 등을 고려해 이달 말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오후까지만 해도 "외교 일정 전에는 미국 대선,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대외 이슈가 많아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런데 당일 밤 7일 기자회견 일정이 전격 공지됐다.
일정이 앞당겨진 배경엔 참모진의 건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기자회견을 준비해 왔으며, 이왕이면 순방 전 국민에게 말씀드리는 기회를 갖는 게 좋겠다는 참모진들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 연합뉴스·명태균씨 페이스북 캡처무엇보다 김건희 여사 문제와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씨 의혹 등으로 여론이 좋지 않고, 최근 국정 지지율이 10%대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급박하게 전개된 정국 상황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의 '무대응'에 여권 내에선 우려가 분출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대국민 사과와 대통령실 및 내각 개편 등 고강도 국정 쇄신을 요구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5월과 8월 진행됐던 회견과 같은 형식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이 먼저 담화를 발표하고,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문 1답을 통해 국민이 궁금해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소상히 설명해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윤 대통령이 밝힐 쇄신책의 수위다. 윤 대통령은 회견에서 명태균씨 의혹과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등 각종 논란에 대해 해명할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여사 특검법,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 대통령실 인적 개편 및 개각 등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김 여사의 대외 활동에 대해선 제2부속실 설치 등 조치 계획을 언급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김 여사에 관해) 질문이 나오면 관련 말씀을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