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초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강판 전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프로야구 삼성이 믿었던 에이스 원태인이 무너졌다. KIA 타자들의 끈질긴 승부도 원인이었지만 시즌 아웃을 부른 어깨 부상이 더해졌다.
삼성은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IA와 한국 시리즈(KS) 4차전에서 2 대 9로 졌다. 전날 3차전 4 대 2 승리의 기운을 잇지 못하고 7전 4승제 시리즈에서 1승 3패, 벼랑에 몰렸다.
믿었던 원태인이 선발 등판했으나 조기 강판한 게 컸다. 원태인은 1차전에서 5회까지 66구만으로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비록 삼성이 1 대 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 2루에서 비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지만 원태인의 투구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때문에 삼성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으로 최대한 길게 가고 100~110구까지 예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원태인은 3회를 넘기지 못했다. 2⅓이닝 6피안타 3볼넷 2탈삼진 6실점 패전을 안았다.
1회부터 원태인은 박찬호에게 2루수 내야 안타, 김선빈에게 좌월 2루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다. 그나마 1점으로 실점을 최소화했지만 2회까지 투구 수 55개로 KIA 타자들에 고전했다.
3회 고비를 넘지 못했다. 원태인은 김선빈의 안타, 김도영의 볼넷, 나성범의 안타로 무사 만루에 몰린 뒤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최원준에게 희생번트, 이창진에게 볼넷을 내준 뒤 1사 만루에서 강판했다. 투구 수는 78개.
구원 등판한 송은범이 2사에서 김태군에게 만루 홈런을 맞으면서 원태인의 자책점은 6개로 불어났다. 결국 삼성은 다승왕(15승)의 조기 강판을 극복하지 못하고 패배를 맛봤다.
KIA 나성범이 26일 삼성과 한국 시리즈 4차전에서 삼성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선제 결승 타점을 뽑아내고 있다. 연합뉴스경기 후 KIA 나성범은 "사실 경기 초반 원태인의 구위가 좋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원태인은 1회초 김선빈과 10구, 2회초 변우혁과 8구, 김태군과 7구 승부 등 KIA 타자들과 접전을 펼치면서 투구 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나성범은 "2회를 넘기면서 원태인의 구위가 떨어진 것 같았다"면서 "너무 많은 공을 던져서 그런 것 같다"고 짚었다. 나성범은 1회초 1사 2, 3루에서 원태인의 체인지업을 때려 2루 땅볼로 결승 타점을 올렸고, 3회초에는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KIA 이범호 감독도 경기 후 "원태인은 제구가 좋은 선수라 안 치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해서 투구 수가 늘어나지는 않는다"면서 "1차전에서 우리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임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오늘도 똑같은 패턴을 생각하고 낮게 낮게 들어온 것 같다"면서 "그런데 우리가 속지 않으면서 원태인을 까다롭게 만들었고 공을 많이 던지게 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원태인은 탈이 났다. 교체 당시 삼성은 "원태인이 오른 어깨 쪽에 약간의 불편감이 있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다"면서 "병원 진료 계획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오른 어깨 관절 와순 손상이 관찰됐다"면서 "관절 안에 약간의 출혈이 있고 어깨 회전근개 힘줄염을 동반한 상태"라고 전했다.
4~6주 정도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이다. 이에 따라 원태인은 남은 KS는 물론 다음달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WBSC) 프리미어12 출전도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