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전에 대규모 특수부대를 파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방송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김수경 통일부 차관은 21일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정부 대응으로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무기를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에 카드로 많이 살려놓을 수는 있겠지만 상당히 신중히 접근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수경 차관은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북한의 파병은 "대한민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다 같이 공조해서 대응할 문제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정부가) 굉장히 노력해야할 부분"이라며 이런 입장을 밝혔다.
김수경 차관은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도포폭파 사실을 뒤늦게 17일 대내외 매체에 공개한 배경에 대해서는 '자신만이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의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김수경 차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의 도로 폭파를 언급하며 내가 이 문제를 언급할 수 있다고 말하자, 북한이 바로 도로폭파 사진을 공개했다"며 "북한도 이런 시각적인 효과를 통해 한반도 긴장 고조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북한은 한반도 긴장을 높여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미 대선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협상할 여지를 만들어가려고 애쓰는 상황, 관심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도로 폭파와 공개를 통해) 시각적으로 극대화하는 행보를 보인 게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한 김수경 통일부 차관. 유튜브 '박재홍의 한판승부' 캡처
김 차관은 또 평양 무인기 사건의 배후로 일각에서 국내 민간단체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해 "(통일부가) 민간단체에 전화도 해 보고 그런 사실이 있는지 알아도 보고 했는데, 민간단체 중에서 했다는 곳은 없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아울러 통일을 하지 말고 2국가를 수용하자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최근 발언에 대해 "북한 헌법개정의 예고편을 마치 보여주는 것 같은 그 발언이 대단히 이상하고 괴이하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지금 북한이 통일을 지우고자 하는 그 의도가 분명히 보이는 상황에서 우리 내부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다는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며 "어쨌든 통일부도 없애자고 했는데 듣는 통일부 입장에서는 너무 서운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파병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면서 "정부가 러시아와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에 따른 단계별 조치를 적극 취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나토 및 나토 회원국들과 실질적인 대응 조치를 함께 모색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