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박상현 대표이사 사장이 21일 오후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과 시너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두산 제공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두는 사업 재편안을 추진한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2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논란이 됐던 주식 교환비율을 조정했다. 합병 비율은 1대 0.043로, 당초 제시됐던 1대 0.0315보다 상향 조정했다.
기존에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가 있으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75.3주와 두산로보틱스 주식 3.15주로 전환하는 것이었는데 새로운 안 대로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88.5주와 두산로보틱스 4.33주를 받을 수 있다.
기존 안과 비교할 경우 보유 주식 가치는 지난 7월 11일 이사회 당시 종가 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약 39만원 정도 증가한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이날 오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단순 환산하면 기존안보다 39만 원(100주 기준) 증가한 수준"이라며 "주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주식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분할 합병 비율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두산은 지난 7월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완전히 떼어낸 뒤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사업 개편안을 발표했다. 당시 연 매출이 10조원에 달하는 두산밥캣과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두산로보틱스 간 주식교환비율(합병비율)을 1 대 0.63로 정하면서, 두산밥캣 일반주주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났다.
주주이익 침해 논란에 금융당국의 압박이 이어지자 지난 8월 합병하는 안을 철회했는데, 철회한 지 53일 만에 다시 사업재편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박 사장을 비롯해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부사장 등은 주주들에 심려를 끼쳐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말문을 열면서도 "합병으로 인한 주주들의 손해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두산 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비슷한 사업군이기 때문에 시너지 발생이 기대된다"면서 "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의 성장은 가속화할 수 있다. 분할합병을 통해 시너지 극대화가 가능해지고,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는 두 주식 모두 소유하기 때문에 가치 제고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사업 재편을 계기로 대형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 가스·수소터빈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시너지를 통해 농업, 건설 분야 등 전문 서비스 시장 선점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