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81분 동안 면담을 가졌다.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소를 위해 기존에 언급했던 3대 요구 사항 등을 주요 의제로 꺼내들었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 요구에 대한 공식 입장 없이 "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해 당정이 하나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이 이날 오후 4시 54분쯤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시작돼 오후 6시 15분까지 81분간 진행됐다고 전했다.
회담 종료 이후 한 대표가 직접 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한 대표는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고,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박 비서실장은 "한 대표는 오늘 윤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황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 김 여사 이슈 해소와 관련해 앞서 말씀드린 3가지 방안 및 특별감찰관 임명의 진행 필요성, 여야의정협의체의 조속한 출범 필요성을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며 차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박 비서실장이 언급한 '김 여사 이슈 해소를 위한 3가지 방안'은 대통령실 인적쇄신,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의혹 규명 및 상세한 설명 등이다.
또 박 비서실장은 "우리 정부의 개혁 정책,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지지하고, 당이 적극 지원할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렸다"며 "개혁 추진 동력을 위해서라도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이 외에 한 대표는 고물가·고금리 등 민생정책에 있어서 당정대의 협력 강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한다.
그런데 박 비서실장은 한 대표가 언급한 내용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는 기자들의 계속된 질문에도 "제가 대통령의 답변이나 반응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용산을 취재해달라"고 답했다.
박 비서실장은 한 대표가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언급했거나 인적쇄신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도 "(한 대표에게) 전해듣지 못했다"고 답을 피했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요구와 관련 윤 대통령의 수용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1시간 20분간 분위기는 좋았던 것 같다"며 "파인그라스에 들어가기 전에, 잔디마당에서 산책도 하고 대화의 주제는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헌정 유린을 막아내고 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해 당정이 하나되자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했다"며 "두 분이 들어가고 나오실 때 표정은 밝았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반응에 대해 일각에선 한 대표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