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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표 승인 없이 부사장 인사?"…한미약품 업무도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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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결제 시스템 통제
사업 추진 위한 예산 집행 막기도
한미약품, 인사팀·법무팀 자체 구축 '독자 경영' 카드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임시주총 소집 허가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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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갈등이 다시 한 번 격화되면서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 간 업무 지원이 거의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형제가 지배하고 있는 지주회사와 대주주 3자 연합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핵심 사업회사 간 정상적인 업무까지 마비된 상황이다.

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약품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사이에 정상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한미약품그룹사의 전산망을 가지고 있는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사업 추진을 위한 결제 시스템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한미약품에는 별도 인사나 총무, 관재 등의 조직이 없고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해당 업무를 맡아왔다. 지주사가 사업회사로부터 업무를 '위탁'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그러나 한미약품그룹의 형제와 모녀 간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지주사의 자회사에 대한 정상 업무 지원에도 문제가 생겼다. 이로 인해 한미약품 예산 집행 처리가 진행되지 않거나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결재하지 않은 사항들이 마치 한미약품 대표의 승인이 난 것처럼 처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사이언스는 사내 전산망에서 대표의 글쓰기 기능도 삭제하고, 대표의 최종결재자 지위를 중간결재자로 대표의 동의 없이 바꿔놓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 내부에서는 "계열사 업무를 지원해야 하는 지주회사가 핵심 사업 회사의 정상적인 업무 행위를 방해하는 건 심각한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한미약품 부사장으로 발령 받은 A씨는 박재현 대표이사가 승인하지 않았는데도 입사가 확정됐다. A씨 급여와 차량 등 비용도 한미약품 예산으로 처리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를 시정해달라는 의견을 지주회사 측에 수 차례 전달했지만 수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A씨는 현재 한미약품 내에서 아무런 보직과 직책 없이 부사장이라는 직위만 보유하고 있다. A씨는 지난 3월 형제와 모녀 간 표 대결이 이뤄진 주주총회에서 형제 편에 섰던 사촌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은 지주사에 경영 지원 관련 분야 업무 위탁에 따른 수수료를 납부하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회사로부터 인사, 총무, 관재 등의 업무를 위탁 받은 지주사가 업무를 처리해주지 않는 것은 계약 위반 및 업무 방해 등의 위법 소지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지주사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묻는 데 대해 아직까지는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에 업무 정상화를 위해 인사팀과 법무팀을 자체 구축하는 '독자 경영' 카드를 내놨다.

한편, 한미사이언스 측은 박 대표가 신설한 인사팀·법무팀에 영입된 인물들을 문제삼는 입장이다. 전문경영인인 박 대표가 3월 주총 당시 모녀 측에 섰던 인물들을 영입한 것 자체가 전문경영인의 역할이 아니고 모녀 측에 섰다는 방증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는 법원에 한미약품의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했다. 안건은 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회장의 한미약품 이사 해임안과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의 이사 선임안이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7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 대한 안건이 다뤄지지 않은 점으로 미뤄봤을 때 이번 임시 주총 신청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독단적 결정이 아니냐며 맞섰다. 한미약품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주사의 특정 대주주 경영자가 그룹사의 모든 것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독재 경영'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면서 "현재 지주회사가 사업회사를 상대로 자행하고 있는 여러 업무 방해와 불법 행위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판단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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