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계상은 자신이 연기한 구상준 캐릭터를 "일반 사람"이라고 떠올렸다.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의미다. 넷플릭스 제공잔혹했던 장첸 대신 지극히 평범한 모텔 사장으로 돌아왔다.
배우 윤계상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구상준 역의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감독님이 착해 보인다고 하시던데요."
착해 보여서. 공교롭게도 해당 작품 속 연쇄살인마 지향철(홍기준)도 구상준에게 이렇게 말한다.
"친절하시네요."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수상한 손님의 방문으로 무너져가는 보통 사람들의 삶을 다룬다.
평소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어온 구상준은 호수가 보이는 '레이크뷰 모텔'의 주인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다. 비가 쏟아지는 날에 우연히 지향철을 만나면서 그의 인생은 물론 가족의 삶까지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윤계상은 "상준이는 모텔 주인이라는 이유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라며 "누구도 이들 가족을 관심 있게 보지 않는다. 사실상 외면 당한 존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를 언급했다.
그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다고 하면 가해자와 피해자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제3의 피해자들은 관심 밖에서 멀어진다"며 "이 작품은 제3의, 제4의 피해자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배우 윤계상은 노인이 된 구상준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3주 만에 14㎏ 정도 살을 뺐다고 한다. 하지만 젊어 보인다는 얘기를 들어 고민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윤계상은 기억나는 장면으로 구상준이 오열하는 신을 꼽았다. 이 장면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건에 휘말린 상준의 분노와 좌절이 고스란히 담긴 모습이기도 하다.
그는 "너무 몰입해서 대사를 어떻게 했는지도 기억 나지 않았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지향철이 현장검증했을 당시 구상준의 심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일이 터졌는데도 주체가 없어 (상준이) 계속 찾아 헤맸을 것"이라며 "상준이가 지향철을 불렀을 때도 본인을 알아봐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거 같다"고 밝혔다.
윤계상은 구상준과 지향철의 만남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너무 힘든 장면이었다"며 "상준이는 '내가 왜 이렇게 됐는지 너는 나한테 알려줘야지'라는 마음으로 찾아갔는데 말도 안 되는 대답을 들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상준의 마음은 해소되지 않은 채 사건이 그냥 다 끝나버렸다"며 "아무에게도 전달되지 않는 허공 속에 있는 말들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배우 윤계상은 "작품의 대본을 보면서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재미있을 것 같았다"며 "배우들 사이에서도 좋은 대본이라고 소문이 났다"고 웃었다. 넷플릭스 제공이후 20년이 지났지만, 구상준은 여전히 과거에 갇힌 채 살아간다. 이어 자신을 찾아온 이에게 "아무도 믿지 말라"고 경고한다.
윤계상은 "이렇게 하다가는 당신 주변에 있는 사람이 다친다고 얘기한 게 아니었을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품 속 '개구리'를 이렇게 해석했다.
"모두 다 개구리라고 생각해요. 존재하는 모든 이들이 어떤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것처럼요. 너무 억울하고 슬픈 일이지만, 그래도 살아남아야 되는 거 아닌가 싶어요. 그렇게 '개구리들이여! 살아남았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지난달 23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내 콘텐츠 시청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8일 연속 국내 넷플릭스 TV 부문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