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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도 노린 '아찔한 상황'…고양이 수천 마리 구조한 영웅[댕댕냥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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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냥냥' 동물 세상

인간과 함께 지구를 공유하며 살아 숨쉬는 동물 이야기를 씁니다. 노여움(怒), 슬픔(哀)을 느낄 수 있고 기쁨(喜)과 즐거움(樂)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동물들의 '희노애락' 코너인 '댕댕냥냥'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혹여나 공유하고 싶은 따뜻한 사연이나 어려움에 처한 동물들의 얘기를 알고 계시다면 노컷뉴스로 알려주세요.

[인터뷰]고양이탐정 '옥탐정' 옥수철씨
12년 째 동물 구조 활동가, 구조한 고양이만 '몇천 마리'
극적 구조된 럭키와 단풍이, 가슴 뭉클한 사연 공개
동물 구조 어려운 현실…"지자체·경찰·119 협조 절실"

유튜브 '고양이 탐정 옥탐정TV' 캡처 유튜브 '고양이 탐정 옥탐정TV' 캡처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드립니다.'

당신이 길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생명을 보았다면, 위험한 상황에 놓여 오도 가도 못하는 고양이를 목격했다면 떠올려야 하는 이름이 있다. 바로 고양이 탐정, '옥탐정' 옥수철씨 얘기다.

고양이를 구조하고 치료와 입양까지 보내주는 일을 12년째 하고 있다는 옥탐정은 19일 CBS노컷뉴스 인터뷰에서 "한 마리라도 생명을 살리겠다는 각오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유튜브 '고양이 탐정 옥탐정TV'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실시간 라이브 중계로 고양이 구조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거나, 고양이들의 입양이나 임시보호처를 찾는 콘텐츠를 올린다. 옥탐정이 지금까지 구조한 동물의 수는 '몇천 마리'에 이른다.

최근 '도로 밑 철판 위에 새끼 고양이가 있다'는 다급한 제보를 받은 그는 곧바로 부산 문현동 동서고가도로로 향했다.

당시 구조 장소는 무더운 날씨에 햇빛으로 노출된 곳. 자칫하다 고양이가 철판 옆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불안한 공간이었다. 옥탐정은 "맥없이 누워있는 새끼 고양이에게 까마귀가 다가가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시라도 빨리 구조를 해야 했다"고 전했다.

유튜브 '고양이 탐정 옥탐정TV' 캡처유튜브 '고양이 탐정 옥탐정TV' 캡처
또 "신고된 고양이는 차 하부에 올라탄 뒤 동서고가도로에서 차가 멈춘 사이 고가도로 교각 철판으로 떨어져 목숨이 위태로운 것으로 추정됐었다"고 덧붙였다. 접근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협조를 받아야 하지만 동서고가도로를 관리하는 시설관리공단 측은 '고양이 하나로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결국 경찰에 도로 통제를 부탁했고, 먼저 도착한 소방대원이 로프를 매고 조심스럽게 다리 밑으로 내려갔다.

구조 방법은 포획틀 안에 고양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인 캔을 넣고, 통 덫 안으로 유인하기로 결정됐다. 얼마 뒤 굶고 있던 새끼 고양이는 맛있는 냄새를 맡고 통 덫 안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새끼 고양이라 몸무게가 적게 나가다 보니 발판을 밟아도 문이 닫히지 않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통 덫 구조 시 문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는 물건 등을 이용해 강제로 문을 닫아야 한다"는 노하우를 옥탐정은 소방 대원에게 전했고 결국 문을 닫는데 성공했다.

동서고가도로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럭키'. 유튜브 '고양이 탐정 옥탐정TV' 캡처동서고가도로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럭키'. 유튜브 '고양이 탐정 옥탐정TV' 캡처
"역대 최악의 구조 현장이 될 수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의 협조로 기적같이 구조된 고양이에게 '럭키'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옥탐정은 전했다. 럭키는 생후 6주 된 고양이로, 병원에서 퇴원한 뒤 제보자 A씨의 가족인 B씨가 임시 보호를 해주기로 결정됐다.

럭키를 구조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부산 서구 대티터널 안 도로에 아기 고양이가 웅크리고 앉아 있다'는 제보를 받은 옥탐정.

차량이 많이 다니는 터널 안 도로라 교통 통제가 절실했다. 다행히 부산서부경찰서 구덕지구대에서 차량 통제를 도와주기로 하고 구조를 진행했다.

대티터널 안에서 고양이를 구조하고 있는 옥수철씨. 유튜브 '고양이 탐정 옥탐정TV' 캡처대티터널 안에서 고양이를 구조하고 있는 옥수철씨. 유튜브 '고양이 탐정 옥탐정TV' 캡처
차를 타고 얼마나 갔을까. 옥탐정은 터널 안 도로 한 편에 겁을 먹고 울고 있는 아기 고양이를 포착했다. 이내 경찰의 협조를 받아 도로 통제 후 재빠르게 뜰채로 덮는데 성공하면서 고양이는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

'옥탐정TV' 구독자의 의견을 모아 '단풍'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된 새끼 고양이의 나이는 한 달 정도 됐다. 외관상에 큰 이상도 없어 보였다.

현재 단풍이는 건강 상태를 확인하러 간 병원에서 우연히 만난 럭키 임시 보호자 B씨의 품으로 간 상태다.

럭키와 단풍이 임시 보호자 B씨는 "구조된 두 고양이는 모두 건강한 상태다. 활달한 성격이고, 둘이 사고도 많이 친다"면서 웃음을 보였다.  

럭키와 단풍이 임시보호자 B씨 제공럭키와 단풍이 임시보호자 B씨 제공
그는 "입양을 보내기 전까지는 임시 보호를 할 예정이며, 고양이를 사랑으로 보살펴 줄 수 있고 진정성 있는 분이 맡아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옥탐정은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 놓인 고양이들을 구조해서 좋은 사람한테 입양 보낼 때가 가장 행복하다"면서 "건강을 되찾고 무럭무럭 자라나는 고양이들을 보면 이 일을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십수 년 동안 고양이를 구조해온 '배테랑' 옥탐정도 종종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을 마주하기도 한다.

그는 "고양이 구조를 하기 위해서는 지자체나 경찰과 소방대원 등의 협조가 없으면 힘든 상황이 많지만, 종종 무시를 당하거나 매몰차게 거절당한 적도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5분만 도와주면 한 생명이 살 수도 있는데 아쉬운 마음"이라면서 "앞으로 동물 구조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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