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유튜브 캡처넥슨의 게임 홍보영상에서 이른바 '집게 손'을 그린 당사자로 잘못 지목돼 피해를 입은 여성이 악성글을 올린 사람들을 처벌해 달라고 고소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각하로 종결했다가 부실수사 비판이 일자 재수사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7일 '집게 손' 관련해 여성 A씨가 낸 명예훼손 사건을 검토한 결과 재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초경찰서는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가 필요함에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각하 결정을 한 것은 미흡한 결정이었음을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현재 해당 사건은 검찰에 송부돼 검토 중인 관계로 재수사를 할 수 있도록 검찰에 요청해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신속하고 공정하게 재수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집게 손' 사건은 일부 시민들이 지난해 11월 한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넥슨 등 게임사에 납품한 홍보 영상 속에 남성 혐오의 상징인 집게 손 모양이 들어갔다고 주장하며 불거진 사건이다.
이후 온라인에선 A씨가 집게 손 그림을 만든 당사자로 지목됐고 A씨의 신상정보는 물론 악성글 등 괴롭힘이 이뤄졌다. 하지만 해당 집게 손 그림은 A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이었다.
이에 올해 6월, A씨는 모욕 등의 정도가 심한 온라인 게시글에 대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스토킹처벌법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가 과거 페미니즘에 동조하는 글을 게시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각하했다. 특히 경찰은 "고소인은 이전에 페미니스트를 동조하는 듯한 내용의 트위터 글을 게시한 사실이 있는바 피의자들의 비판은 그 논리적 귀결이 인정된다고 보인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결국 부실 수사를 두고 비판이 일자 경찰은 이날 "미흡한 결정이었다"며 사과하고 재수사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