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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반토막' 냈던 '엔캐리 청산' 이번에 또?[계좌부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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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우리의 주식투자 목표는 원금 회복! 마이너스 계좌를 보며 마음 아파할 시간이 없습니다. 놓쳤던 한주의 주식시장 이슈를 정리하고, 구루들의 투자법도 '찍먹'하면서 계좌에 불(bull)이 붙을 때까지 우리 함께해요! 계좌부활전은 투자를 권유하거나 종목을 추천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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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이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기존 0~0.1%에서 0.25%로 0.15%p 인상했습니다. 일본의 기준금리는 2016년 이후 마이너스를 유지하다 올해 들어 2차례 올랐습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상황입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3일 162엔을 찍으며 37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금리인상 발표 이후인 1일 148.5엔까지 떨어졌습니다. 엔화 가치가 140엔대로 오른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입니다.
 
여기에 일본은행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금리 인상의 벽이 0.5%가 아니라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이제 시장은 4분기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일본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면 떨어졌던 엔화 가치가 다시 오를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파른 상승은 아닐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유진투자증권 이정훈 연구원은 "이제 엔화 가치를 방향을 틀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일본의 추가 금리 인상과 미국의 금리 인하 모두 빠른 속도로 전개되지 않을 것이다. 내년까지 엔화의 점진적 강세는 유효하지만 연내 엔화 강세는 달러당 150엔 부근에서 진정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오는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미국과 일본 간의 금리 차이가 점점 줄어들 전망입니다. 그래서 요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라는 용어가 자주 나옵니다.
 
먼저 엔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인 일본에서 돈을 빌려 고금리인 미국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일본에서 이자 없이 대출받으면, 미국에 적금만 넣어도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이용한 것이죠.
 
그런데 일본 금리가 오르고, 미국 금리가 내리면 즉 미일 금리차가 줄면 엔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이 떨어집니다. 대출 이자는 오르는데 투자한 기대수익이 하락하기 때문이죠. 그러면 미국에 투자한 자산을 '청산'하고 자금을 일본으로 되돌립니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입니다.
 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때 어떤 일이 생길까요? 교보증권이 집계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시기는 1998년 10월(1차), 2002년 2월(2차), 2008년 8월(3차), 2016년 1월(4차), 2020년 6월(5차) 등 모두 5차례입니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전후로 시기별 고점 대비 저점 기록은 S&P500 지수가 1차 –19.2%, 2차 -32%, 3차 –47.3%, 4차 –13.3%, 5차 –34.9%입니다. 코스피 지수는 2차 –15.9%, 3차 –50.3%, 4차 –10.6%, 5차 –35.7%입니다.
 
특히 1차, 3차, 5차 때는 글로벌 경제와 자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 요인이 발생하면서 지수가 폭락했습니다. 2차와 4차 때도 조정을 뛰어넘는 약세장이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시작한 미국 빅테크 주가 하락도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하나증권 이영주 연구원은 "레버리지 투자자는 그동안 엔저를 활용해 엔화자금 거래를 확대해 왔다"면서 "블룸버그는 이렇게 풀린 유동성이 빅테크를 비롯한 수익 자산에 투자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지속된 기술주 상승 부담에 따른 차익실현과 엔저 전환 분위기가 형성되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물량이 쏟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 미일 금리차가 축소하는 하반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본격화할까요?
 
시장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나타날 조건이 나타난 상황에서 미국이 경기 침체로 인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금융시장에 큰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하지만 과거보다 약해진 일본 경제의 글로벌 지위 때문에 큰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NH투자증권 권아민 연구원은 "과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안전자산 선호로 봐도 무방했다"며 "유사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가속화했던 것이 1990년대, 2000년대라면 지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글로벌 수출시장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5년 10%에서 현재 3%로 급격히 줄었다"며 "높아진 국가부채 비율, 일본 국채 내 외국인 보유 비중 확대 및 미국 우위, 미국 외 경기 부진 등 여러 구조적 이유로 일본 엔화의 지위가 과거와 같지 않기 때문에 과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시나리오가 재현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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