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충남대병원 제공충남 천안 순천향대 병원과 단국대 병원에 이어 세종충남대병원도 결국 8월부터 응급실의 문을 닫는다. 천안지역 대학병원의 응급실 파행에 이어 정부 세종청사가 있는 세종시의 응급의료마저 '비상' 운영될 처지에 빠졌다. 조만간 대전지역으로도 더 '남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정부의 일방적 의대 증원으로 시작된 의료 대란이 지역 중증 필수의료의 토대부터 파괴하고 있는 꼴이다.
30일 대전 세종 충남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세종충남대병원은 응급실 의료진의 부족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응급실을 24시간 폐쇄 혹은 부분 폐쇄 등 비상체계로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8월 1일과 15일은 오전 8시부터 다음날 8시까지 24시간 동안 응급실이 멈춘다. 또 8월 22일, 29일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8시까지 진료를 하지 않는다.
세종충남대학교병원은 이런 내용의 응급실 진료제한 조치를 세종시, 대전시, 충청남도 등 인근 자치단체에 발송했다.
정부 세총청사가 위치한 세종시의 최상위 응급의료를 담당하는 세종충남대병원의 응급의학과는 성인 응급 12명과 소아 응급 7명 등 모두 19명의 의료진으로 구성됐다.
이번 사태는 이 가운데 성인응급을 담당하는 계약직 전문의가 이직하면서 비롯됐다. 남아있는 의료진이 그나마 응급 진료를 완전히 멈추지 않기 위해 이러한 고육지책의 긴급한 대응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의 문제는 앞으로가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부족하면 할수록 남아있는 응급의학 전문의의 업무 강도는 높아진다. 그런 만큼 이직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여기에다 의정 갈등 이후 세종충남대병원에 대한 차입금 상환 압박 등 '디폴트' 적전의 재정위기는 본원의 추가적인 지원마저 끊길 우려가 커지면서 추가적인 의료진 채용 등을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병원 주변에서는 추가적인 의료진 이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교한 근무형태로 운영되는 응급실은 1명의 의료진 이탈만으로도 시스템을 비상체계로 가동해야 한다. 최근 충남 천안지역에서 발생한 권력 응급의료센터의 파행운영이 대표적 사례다.
단국대 천안병원은 최근 응급의학과 소속 전문의 6명 가운데 1명이 병가를 내면서 응급실 운영을 비상운영체계로 전환했다.
앞서 순천향대천안병원에서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8명 중 4명이 사직하면서 응급실을 파행운영하고 있다.
각 대학병원은 응급의학과 전공 교수 대신 다른 과 전공 의료진으로 대체하고 있지만 응급실의 필수 의료를 담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응급실 파행운영은 앞으로 더욱 심해 질 것으로 의료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충남 천안에서 시작된 응급실 파행 사태는 도미노처럼 대전지역에도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탈진한 응급실 의료진의 이탈이 곧바로 인근 병원의 응급실 인력의 추가 이탈을 불러오고 붕괴된 응급실 시스템으로는 신규 인력 채용도 쉽게 할 수 없다.
결국 총체적인 응급의료의 구조가 파괴되는 악순환이 시작되는데, 대전지역 응급의료체계도 이 순환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지역의료계의 우려이다.
이 대학병원의 한 관계자는 "의료개혁이라는 미명아래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이번 의료사태가 결국 지역의료부터, 그것도 중증 필수 의료부터 철저히 파괴하고 있다"며 "정부는 2월 이전 존재했던 최고 수준의 의료시스템을 원상회복 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의료계의 요구를 귀담아 듣고 진정어린 대화와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