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전 의원이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의회에서 민주당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전 의원은 9일 "역사상 유례가 없는 제왕적 당 대표, 1인 정당화로 민주주의 파괴의 병을 키워 국민의 염려와 실망이 커지고 있다"며 민주당 대표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세종시의회에서 출마 선언식을 열고 "화해와 통합, 연대와 연합을 지향했던 김대중 정신도, 아닌 것은 아니라고 이의를 제기했던 노무현 정신도 민주당에서 흔적도 없이 실종된 지 오래"라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 중심의 '1극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지금 이 오염원을 제거하고, 소독하고, 치료하지 않은 채 그대로 간다면 민주당의 붕괴는 칠흑 같은 밤에 번갯불을 보듯 명확하다"며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횡포를 막고, 남북 평화 체제 전환, 무너지는 국가 경제 복구와 민생 회복만이 정권교체에 성공하는 길이다. 이를 이루려면 정당의 다양성과 분권을 보장하는 제도화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의 역사로 성장해 온 민주당의 생명은 다양성이다. 당원 누구나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토론해 타협안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며 "지금 민주당에는 토론은 언감생심, 1인의 지시에 일렬종대로 돌격하는 전체주의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고 당내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분권은 정권의 독재와 정당의 획일화를 막을 가장 기본적인 장치"라며 "민주당이 다양성과 분권을 보장해 줄 제도와 장치를 강화해 1인 독주를 막지 못하면 국민이 우려하는 민주당의 위기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22대 총선은 우리 당이 전략을 잘 짜서 압승한 것이 아니라 용산의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을 해서 압승했다고 해석한다. 국민들이 얼마나 힘들어하느냐"라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이어오는 당인데 이런 DNA가 훼손되고 있어, 살려내지 못하면 지방선거나 대선에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당원권한이 강화되고 있는 당내 현상에 대해서는 "권리당원이나 당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건강한 민주성과 다양성이 훼손되는 부분에 있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며 "우리 당 내에 1%의 다른 목소리가 있으면 그런 목소리도 대변할 책무가 있다는 점에서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