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실질심사 출석하는 20대 벤츠 음주운전자. 연합뉴스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앞서가던 배달 기사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명 클럽 DJ가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김지영 판사는 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도주치상 등 혐의를 받는 유명 DJ 안모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벤츠 차량 몰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근절되지 않는다"며 "사망사고는 과실범이지만, 음주운전 자체에 교통사고 위험이 내재해 있어 고의범에 가까운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이같이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범죄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사고 당시를 기억하지 못함에도 블랙박스 상 당시 (피해자와) 대화했다는 등 구호조치를 했다고 주장하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했다"라며 "진지하게 반성하는지 의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1차 교통사고 직후 피해자에게 '술 마신 것처럼 보이냐'고 묻고 '한 번만 봐 달라'라고 말하다가 도주했다"며 "그럼에도 음주운전을 선택했고, 피해자가 사망하는 참혹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 "유족은 피고인과 합의해 처벌불원서를 제출했지만, 피해자는 자신의 입장을 말할 기회조차 없었다"라고 꼬집었다.
김 판사는 또 "피고인은 아무런 이유 없이 도로 중간에 멈춰 서 있거나 과속하면서 차선을 변경했다"며 "2차 사고 직전에는 시속 50㎞가 속도 제한이지만 100㎞가 넘는 위험천만한 운전을 했다"고 덧붙였다.
유명 DJ 안모씨의 사고 당시 모습. 카라큘라 유튜브 캡처 안씨는 올해 2월 3일 오전 4시35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221%의 만취 상태로 자신의 벤츠 차량을 몰다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뒤 재차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50대 배달 기사 A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안씨 측은
1차 사고에서는 도주 의사가 없었고, 2차 사고는 피해자의 과실이 있다는 취지로 재차 주장했다.
그 근거로 1차 사고 이후 피해자와 6~7분 정도 대화를 나눴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차량 번호판을 촬영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사망 사고 피해자가 2차선으로 운행하다 1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할 때 깜빡이를 켜지 않아 감속 등 조치를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피고인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무수한 반성문을 제출했다. 그러나 이는 죄를 돌이켜보고 깊이 반성하기보다 유리한 양형을 위한 표면상 이유"라며 안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안씨 측 변호인은 "옛말에 '사람은 열 번 다시 된다'고 한다. 피고인이 중대 범죄를 저질렀지만, 형벌의 목적이 응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교육과 사회복귀라는 더 큰 목적이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안씨도 최후 변론에서 "당시 공연 일정이 없는 시기로 생활에 지장이 있어 생계 유지를 위해 자리에 참석했다. 술을 거절하지 못해 주량을 넘겼고,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며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생명을 잃은 피해자에게 무릎 꿇고 사죄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