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부경찰서. 김혜민 기자부산에서 60대 남성이 40대 남성을 흉기로 찌르고 자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두 사람이 수년 전부터 소음 등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는 주민들 진술이 나왔다.
부산 북구 구포동의 한 빌라. 인적이 드문 건물 복도 벽에 미처 지우지 못한 붉은 혈흔이 며칠 전 있었던 참혹한 상황을 짐작게 했다. 이곳에서는 지난 5일 A(60대·남)씨와 주민 B(40대·남)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당시 B씨를 흉기로 찌르고 B씨의 초등학생 자녀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뒤 자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B씨는 숨지고 A씨는 병원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B씨의 딸도 다쳤지만 다행히도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B씨는 이 건물 4층에 살았고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A씨는 아랫집에 지인과 함께 살다가 2년 전쯤 이사했다. 두 사람은 같은 건물에 살 때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B씨가 키우는 반려견 소음 등으로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개 짖는 소리 등 소음 문제로 갈등해 온 걸로 안다"며 "숨진 40대 남성은 차에서도 창문을 내리고 주민들한테 인사를 건넬 정도로 다정하고 좋은 사람이었다. 딸에게도 각별했는데 아직도 그런 일을 겪었다는 게 안 믿기고 마음이 너무 안 좋다"고 말했다.
경찰이 확인한 사실 관계를 종합해 보면, 사건 당시 B씨는 반려견 산책을 위해 집을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B씨의 딸은 아빠를 따라 나왔다가 사건 현장을 발견한 뒤 집으로 돌아가 112에 이를 신고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평소 반려견 문제 등으로 불만을 가지고 있던 A씨가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A씨는 당일 3층에 함께 살던 지인을 찾아왔다가 B씨와 마주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날 A씨를 살인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다. 다만 피혐의자인 A씨가 중태에 빠졌고 인근 CCTV도 없는 상황이라 경위 파악 등 초기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웃 주민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