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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신료 분리징수 합헌…"겸허히 수용" vs "공영방송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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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KBS 사옥 전경. 황진환 기자여의도 KBS 사옥 전경. 황진환 기자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수신료 분리징수'를 규정한 방송법 시행령이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리자 KBS 노사 입장이 엇갈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지부는 30일 판결 이후 성명서를 내고 "공영방송 KBS의 물적 토대는 무너졌다. 국민이 낸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유지되기를 바란 시민사회의 바람을 헌재가 짓이겼다"라고 분개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공영방송의 물적토대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수십년 동안 운영된 수신료 통합고지를 파괴했다. 그 이유가 언론장악이었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헌재는 이러한 정권의 언론장악, 공영방송 파괴의 조연이 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재원을 옥죄어 비판 기능을 거세하고 정권의 시녀노릇이나 하라는 국영방송의 탄생에 헌재가 일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박민 사장 체제에서 본격적인 수신료 분리고지 시행을 우려하면서 "당장 공적재원을 기반으로 KBS가 담당한 재난방송, 장애인 방송, 재외국민 방송도 없다. KBS가 국민들에게 제공했던 고품격 대하 사극과 다큐멘터리도 없다. 그저 정권을 찬양하는 보도와 정부 협찬으로 채워질 계도 방송만 KBS에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헌재 판결의 책임 역시 박민 사장을 포함한 현재 KBS 경영진에게 돌렸다.

KBS본부는 "배임이 분명하기에 차마 소송을 취하하지는 못하면서 부실대응으로 일관했다. 사장은 탄원서 작성은 고사하고 헌재가 요청한 간단한 자료마저도 한 달 이나 걸려 제출했다. 오죽하면 지금 사측에 더 이상 기대할 게 없어 헌재가 빨리  선고를 내린다는 말이 나오겠나"라며 "박민 사장은 이번 판결로 KBS 사장으로서의 자격은 상실했다. 수신료 제도 파괴에 앞장 선 낙하산 사장에게 응분의 책임을 똑똑히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를 향해 "이제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국민의 자산인 공영방송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정권의 시행령 정치를 끝내고 입법부의 권한을 되찾아야 한다. 국회는 하루 빨리 방송법을 개정해 공영방송을 살릴 입법에 나서라. 더 이상 정권이 내리 꽂는 경영진으로 공영방송이 흔들리지 않도록 지배구조를 개선하라"라고 주문했다.

이와 반대로 KBS 사측은 헌재의 결정을 수용하겠단 입장을 내놨다.

KBS는 "헌재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 TV 수신료 분리고지가 본격 시행되더라도 국민 불편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짧게 전했다.

그러나 수신료 분리징수가 본격화되면 KBS를 지탱하는 수신료 재원은 필연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미 지난해 12월 기준, 넉 달 간의 유예기간 동안 수신료 수입은 197억 원 줄었다. 그 해 8월 KBS는 수신료 분리징수 시, 징수율 하락과 징수 비용 상승으로 인해 KBS 수익이 절반 이하로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민 사장 역시 올해 수신료 수입 결손 비율을 30%로 가정해 2627억 원의 결손액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이날 헌재는 전기요금과 수신료를 분리해 징수하도록 하는 방송법 시행령 제43조 2항에 대한 KBS의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기각했다. 이로써 KBS와 교육방송 EBS의 TV 방송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령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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