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연합뉴스슬로바키아 총리가 총 여러 발을 맞고 위중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이 사건을 총리를 노린 암살 기도로 규정했다.
15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정부에 따르면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이날 수도 브라티슬라바 외곽 마을에서 피격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는 그가 여러 발의 총을 맞았으며, 생명이 위중한 상태라는 알림 글이 게재됐다.
피초 총리는 회의가 열렸던 '문화의 집' 밖에서 지지자들을 만나는 중 복부 등에 3~4발의 총을 맞았으며, 즉시 이송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건 장소는 브라티슬라바 북동쪽으로 150㎞ 떨어진 핸들로바 지역이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이 지역에서 각료 회의를 열었으며, 회의 후 여러 발의 총성이 들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슬로바키아 경찰은 이 사건 용의자를 현장에서 체포한 뒤 수사를 벌이고 있다.
슬로바키아 총리실은 "정부 회의 후 피초 총리를 대상으로 삼은 암살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피초 총리는 응급수술을 받았으며 앞으로 몇시간이 생사를 결정할 것이라고 총리실은 덧붙였다.
피초 총리는 2006~2010년 첫 번째 임기에 이어 2012~2018년 연속 집권하는 등 모두 세 차례 총리를 지냈다. 지난해 10월 치러진 총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친러시아 여론을 등에 업어 총리직에 복귀했다.
주자나 카푸토바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잔인하고 무자비한 공격을 규탄한다"며 피초 총리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성명을 냈다.
슬로바키아가 속한 유럽연합(EU) 지도부와 인접국도 이 사건을 강력히 규탄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그러한 폭력이나 공격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피초 총리에 대한 비겁한 암살 기도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폭력이 유럽 정치권에서 용납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