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 신화=연합뉴스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32위 선수에게 덜미를 잡혔다. 공교롭게도 앞선 경기 뒤 물병에 머리를 맞는 해프닝을 겪은 뒤 당한 패배다.
조코비치는 12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ATP 투어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총상금 787만7020 유로) 단식 32강전에서 알레한드로 타빌로(칠레)에 졌다. 1시간 7분 만에 안은 세트 스코어 0 대 2(2-6 3-6) 완패다.
프랑스 오픈 전망이 밝지 않다. 조코비치는 시즌 2번째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 오픈을 앞두고 열린 2번의 클레이 코트 대회에서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지난달 몬테카를로 마스터스에서는 4강에서 떨어졌고, 이번 대회에서는 16강조차 무산됐다.
조코비치는 이틀 전 2회전에서 코랑탱 무테(83위·프랑스)를 2 대 0(6-3 6-1)으로 꺾은 뒤 낭패를 겪었다. 경기장을 빠져 나가면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다가 관중석에서 떨어진 알루미늄 재질 물병에 머리를 맞았다. 조코비치는 머리를 감싸쥔 채 쓰러진 뒤 진행 요원의 부축을 받고 이동했다.
고의는 아니었다. 관련 영상을 보면 관중석에서 사인을 받기 위한 팬이 조코비치 쪽으로 몸을 숙였는데 매고 있던 가방에서 물병이 떨어졌다.
조코비치 소셜 미디어 영상 화면 캡처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조코비치도 다음날 사이클 헬멧을 쓰고 훈련장에 나오는 영상을 SNS에 올리며 "오늘은 준비하고 나왔다"고 적는 등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3회전에서 씁쓸한 패배를 안았다. 이날 조코비치는 왼손잡이 타빌로의 강력한 서브와 스트로크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브레이크 포인트를 한번도 잡지 못한 채 짐을 싸야 했다.
타빌로는 칠레 선수로는 17년 만에 세계 1위를 꺾는 역사를 썼다. 2007년 페르난도 곤살레스가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누른 게 마지막이었다. 타빌로는 16강에서 카렌 하차노프(18위·러시아)와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