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을지로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 대기줄. 주보배 수습기자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역대 최고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마다 "하루라도 빨리 투표하고 싶었다"며 사전투표 첫날부터 뜨거운 투표 열기를 보였다.
이날 오전 8시 10분쯤 서울 중구 을지로동주민센터 앞은 사전투표를 하러 온 시민들로 붐볐다. 시민 50여 명은 선거투표사무원의 안내를 받아 순서대로 투표소 안으로 들어갔다.
한 여성 유권자가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오래 걸리냐"라고 묻자, 선거사무원은 "지금 직장인들이 많이 찾아와서 투표하려면 20분 정도 걸린다"고 손사래를 쳤다.
특히 이날 관외 투표를 하러 온 시민들이 투표소를 많이 찾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준비해둔 대기 선을 넘어서까지 시민들이 줄지어 있었다.
경기 군포시에 사는 김현미(60)씨는 "정권의 독주에 불만이 많아 무조건 투표는 빨리 하고 싶었다"며 "을지로로 출근해서 여기로 왔다. 출근하자마자 투표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제22대 국회의원 후보자 선거 벽보를 바라보는 시민. 주보배 수습기자
본투표 당일의 '빨간 날'을 이용해 휴가를 떠나기 위해 사전투표에 참여한 시민들도 많았다.
인천시 계양구에 사는 김형석(57)씨는 "집에서 편하게 쉬거나 가족들과 놀러 갈 것 같다"며 "하루 편하게 쉬려고 오늘 시간이 있을 때, 미리 투표하러 왔다"고 웃음을 지었다.
출근시간대를 맞아 서울 영등포구 신도림동주민센터,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주민센터 등 다른 사전투표소 앞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러 온 직장인들로 붐볐다. 시민들은 이번 총선을 계기로 팍팍한 서민들의 삶이 나아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공산품 도매업자인 박성문(64)씨는 "후보들이 말만 하지 말고 공약을 실천해줬으면 좋겠다"며 "물가도 잡아줬으면 좋겠다. 사과값이 너무 올라서 사과 하나도 제대로 먹지 못하겠다"고 한탄했다.
서울 제기동에 사는 강동훈(39)씨는 "제기동에 산 지 오래 됐다"며 "만 34세까지만 임대주택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연령대가 더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7시 기준 투표율이 0.6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체 유권자 4428만 11명 중 27만 5795명이 투표를 마친 셈이다.
지난 21대 총선과 비교하면, 사전투표 동시간대 투표율은 지난 총선 때보다 0.21%p 높다. 역대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20대 총선과 비교해도 0.04%p 높다.
현재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0.91%)이다. 전북(0.82%), 광주(0.76%), 강원(0.74%) 등이 뒤를 이었다. 대구는 0.42%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어 부산(0.54%), 울산·제주(0.56%), 대전(0.57%) 등 순으로 높았다. 수도권의 투표율은 서울 0.66%, 경기 0.58%, 인천 0.59%를 기록했다.
사전투표는 이날부터 6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투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사전투표에 참여하려면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하고 사전투표소를 방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