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해 전 부산시의회 의장이 13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박진홍 기자부산 사상구에서 더불어민주당 총선 후보자 공천을 신청했다가 경선 배제(컷오프)된 신상해 전 부산시의회 의장이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신 전 의장은 13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에서의 정치실험은 실패로 끝났다"며 민주당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상구 공천 과정에서 경선 기회조차 받지 못하는 수모를 당하고도 참아보려 했으나 최근 돌아가는 중앙당 행태를 보면서 더는 민주당에서는 존립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 민주당은 마치 히틀러 친위대를 연상시킬 정도로 이재명 사당화로 가고 있고, 사라졌던 종북 좌파들이 다시 기생하는 숙주 정당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중도와 합리는 설 자리를 잃었고 순혈주의 진영논리만 가득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신 전 의장은 "7년간 민주당 생활을 하면서 영입파라는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부산시의회 의장 재직 시 전국 14개 시도의장으로부터 가덕 신공항 지지 선언을 이끌어냈고, 부산 장기 표류사업을 해결하며 민주당 명예를 드높였던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그런데도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공천 컷오프를 당했다. 전과 하나 없고 시의회 의장까지 했던 사람을 컷오프시킨 것은 부산시의회를 무시하는 폭거이자, 지난 총선에서 시의원 출신을 6명이나 당선시킨 국민의힘과도 너무나 대조적"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중도 외연 확장보다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 있는 민주당은 성공할 수 없다. 어떤 일이라도 흑과 백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에 젖어 있는 민주당 조직 문화에 환멸을 느낀다"라며 "민주당 생활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며 괴롭혔던 '저 당에서 넘어온 사람' 꼬리표를 이제 떼겠다"고 말했다.
신 전 의장은 2006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부산시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2010년 무소속으로 사상구청장 선거에 도전했다가 한나라당 송숙희 후보에 밀려 낙선했고, 2014년 새누리당 사상구청장 경선에서 송숙희 후보에 패배한 뒤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2018년 부산시의원으로 당선돼 의장을 지냈고, 지난해 사상구청장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도전했으나 조병길 국민의힘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그는 제22대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사상구 공천을 신청했으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김부민·배재정·서태경 3자 경선을 치르기로 하면서 컷오프됐다. 민주당 부산 사상구 경선에서는 배재정 후보가 승리해 본선에 오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