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성 정체성 형성을 위해서는 유소년기 올바른 성교육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최근 성교육에 활용되는 일부 도서가 과도한 선정성과 유해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 사이에선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기도의 한 공공도서관에 비치된 어린이 성교육용 교재입니다.
책을 펼치면 신체 특정 부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그림들이 쉽게 눈에 띕니다. 성행위에 대한 묘사도 상당히 구체적입니다.
10살 전후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어른들이 읽기에도 민망할 정도입니다.
[조우경 학부모 : "'작은도서관'이라고 아이들이 책 읽는 곳이 있어요. 어느 날 도서관의 '사춘기와 성'이라는 코너에 성 인권 관련 책들이 많이 나왔는데 책 내용이 아이들이 성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성적인 지식이나 용어들뿐 아니라 행위까지 그림으로 너무나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었어요. 또 생식기 위주의 삽화들이 너무 많아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하면서 놀랬어요."] 한 학부모단체가 경기도교육청 산하 교육시설에 부적합 아동 성교육 도서 152종, 6만5천여권 적발했다. 박철웅 PD
한 학부모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 산하 공공시설 및 교육기관에 비치된 부적합 성교육 도서는 152종, 6만 5천여 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도한 성적 표현으로 아동 및 청소년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성교육 도서가 공공도서관뿐만 아니라 학교 도서관에도 버젓이 비치돼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성적 호기심과 왜곡된 성인식을 심어줘 아이들의 일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김지연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 : "현재 부적합 성교육 도서들의 문제점은 아이들에게 성적인 충동과 욕구를 자극함으로써 위험한 성적 행동에 노출시킨다는 점입니다. 본인만 위험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지게 만들고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아이들은 본 것을 따라 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성적인 욕구와 충동을 심하게 자극하고 과도하게 상세한 자료를 주는 것은 위험합니다."] 이에 학부모단체는 물론, 지역 정치권까지 부적절한 아동 성교육 도서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나섰습니다.
[경기도의회 이인애 의원: "저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부적합 성교육 도서를 봤을 때 아이들이 접하기에는 너무 선정적인 그림과 글들이 있다고 느낍니다. 제가 자료조사를 한 결과 공공도서관 혹은 지자체 내 도서관에 총 6만 5천여 권의 부적합 성교육 도서들이 있고 이 책들이 '아무런 제한 없이 비치된 것이 옳은가?'라는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에 부적합 성교육 도서들의 대출금지를 요청했고 각 도서관 혹은 간행물심의위원회를 통해 성교육 도서의 유해성이 확인이 된다면 어떠한 조치들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어요. 가장 중요한 건 도서에도 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단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영상 같은 걸 보면 7세 관람가, 12세 관람가 등 그 기준들이 있잖아요. 도서도 그런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특히나 성교육 도서 같은 경우에는 아이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을 더 구별해 줬으면 좋겠다고 권고 드렸습니다."]
아동청소년기는 성에 대한 가치관이 자리 잡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성교육 교재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보다 꼼꼼한 내용 검증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