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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손수호] 239명 태운 비행기 실종, 실마리는 빨래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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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8일…239명 태우고 사라진 여객기
2번의 급 방향 변경, 그후 레이더서 사라져
사고 직후 30개국이 수색, 흔적 안 나와
블랙박스 찾았으나 배터리 방전, 신호 끊겨
랜딩기어 도어 잔해 발견…빨래판으로 사용
기장 자살비행설·하이재킹설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 (법무법인 지혁 대표 변호사)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다룰 사건. 제가 아까 예고했어요. 항공 사고.
 
◆ 손수호> 그렇습니다. 정확히 10년 전입니다. 2014년 3월 8일. 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태운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이 사라졌습니다.
 
◇ 김현정> 저는 아직도 생생해요. 10년 전인데도 상당히 충격적이었거든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사고 이후 각국이 공조해서 수색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어요.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는지, 왜 사라졌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사상 최악의 항공 미스터리로 남았습니다.
 
◇ 김현정> 2014년 3월 8일, 오늘이 3월 8일이잖아요, 여러분. 정확하게 10년 전인 것도 오늘 이 사건을 고른 이유지만 또 하나 이유가 있다면서요.
 
◆ 손수호> 말레이시아 정부가 수색 재개 의사를 밝혔습니다.
 
◇ 김현정> 아니, 저는 사실상 포기다. 수색하는 거 포기다라고 알고 있었는데 어떻게 10년 만에 갑자기요?
 
◆ 손수호> 2018년 7월에 말레이시아 정부가 500여 쪽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수색을 중단했어요. 당시 증거가 없어서 실종 원인을 특정하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그렇다 보니까 기계 오작동, 테러범들의 납치, 하이재킹, 기장의 자살 비행, 미군의 격추 등등 갖가지 음모론이 나돌았거든요.
 
◇ 김현정> 엄청났어요.
 
◆ 손수호> 그런데 2018년에 심해 탐사에 나섰던 '오션인피니티'라는 업체가 새로운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말레이시아 정부에 재수색을 요청했고요. 아직 그 증거가 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제 이 미스터리가 드디어 풀리는 거 아닌가라는 기대를 갖게 됩니다.
 
◇ 김현정> 새로운 증거를 확보했다 하면서 재수색을 요청했고 말레이시아 정부가 받아들이고. 그게 뭔지는 아직 모르고.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사건, 그러니까 10년 전 그날, 10년 전 3월 8일로 그럼 돌아가서 정리를 좀 해보죠.
 
◆ 손수호> 2014년 3월 8일입니다. 자정을 조금 지난 0시 41분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이륙해서 중국 베이징의 서우두 공항으로 가던 이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 여객기가 인도양 상공에서 갑자기 실종된 거예요.
 
◇ 김현정> 잠깐만요. 여러분 여기서 느낌이 오셔야 돼요. 말레이시아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가는데 인도양이면 방향이 반대 아니에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지금 화면에 사진이 나오고 있죠. 저렇게 북동쪽으로 쭉 올라가는 게 맞습니다. 그게 정상 항로예요. 그렇게 가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요. 레이더에 포착된 이 항공기의 실제 이동 경로는 대단히 놀랍고 엄청나게 충격적이었습니다. 이것도 역시 사진으로 봐야 되는데요. 빨간 점이 이륙 지점이에요. 쿠알라룸푸르고요. 그다음에 이륙 후에 처음에는 계획대로 북동쪽으로 방향을 잡고 쭉 잘 올라갔습니다.
 
◇ 김현정> 베이징 쪽으로 갑니다.
 
◆ 손수호> 그런데 갑자기 항공기가 유턴하듯이 남서쪽으로 방향을 확 돌렸어요. 그리고 또 V자 비슷한 경로로 비행하다가 다시 유턴하듯이 남쪽으로 급히 방향을 돌린 다음에 곧바로 사라졌습니다. 지금 사진에 나오는 빨간색 칠 된 부분은 어디로 갔을까 이렇게 좀 추정한 그 지역을 말하는 거예요.
 
◇ 김현정> 대단히 이상해요. 대단히 이상해요. 그것도 방향을 한 번 바꾼 게 아니라 여러 번 바꿨다면서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당시 통신 내용 이걸 좀 확인해야 되는데 항공기마다 식별, 그리고 항공관제를 위한 장치가 있습니다. 이걸 트랜스폰더라고 하는데 이 트랜스폰더와 지상의 레이더가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항공기의 실시간 위치를 파악하는 거거든요. 이륙한 후에 25분 정도 지난 새벽 1시 6분에 공항과 교신을 마쳤어요. 그리고 16분 후인 1시 22분에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사이 바다를 지나던 중에 갑자기 이 트랜스폰더가 꺼지면서 레이더에서 사라졌습니다.
 
◇ 김현정> 아까 0시 40분에 출국했다고 그랬으니까 40분 만에 레이더에서 사라진 거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게 지금 사진에 있는 1, 숫자 1번 쓰여 있는 저 지점이거든요.
 
◇ 김현정> 지금 라디오 들으시는 분들은 지금 사진은 보실 수 없지만 사진이 없어도 아마 대충 그 지도를 그리시면 될 겁니다.
 
◆ 손수호> 그런데 이렇게 이 장비가 꺼졌기 때문에 이후의 항로 기록은 남아있지 않았는데요. 그런데 실종 며칠 후에 말레이시아 군 당국이 대외비로 운영하고 있던 레이더 기록을 공개했습니다.
 
◇ 김현정> 다행히 어딘가에는 그래도 기록이 남아 있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이 군용 레이더는 트랜스폰더 장비의 신호를 받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탐지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이 장치가 꺼진 후에 경로도 파악됐어요.
 
◇ 김현정> 꺼진 후에도 경로 파악이 됐다.
 
◆ 손수호> 그게 아까 지도상에서 본 2번, 3번까지 경로고 이야기로 설명 드린 그건데 이게 비행기가 원래 방향대로 가지 않고 갑자기 방향을 바꿨잖아요. 그런데 저 마지막으로 탐지된 저 숫자 3, 저 지점이 이 레이더의 한계 탐지 지점이었습니다.
 
◇ 김현정> 말씀을 다시 정리 좀 해보자면 얘가 방향을 이 비행기가 이렇게 저렇게 바꿨는데 어느 정도 시점까지는 통신이 끊기고도 군용 레이더로 파악을 했지만 그 이상은 그조차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 손수호> 그게 새벽 2시 22분이었던 거죠.
 
◇ 김현정> 그렇죠. 추락 예상 지점은 있었습니까?
 
◆ 손수호> 그래요. 이게 인도양에 있는 섬나라 몰디브에서 이런 증언이 나왔습니다.
 
◇ 김현정> 어떤 증언입니까?
 
◆ 손수호> 주민들이 겁에 질려서 집에서 뛰쳐나올 정도로 굉음을 내며 낮게 비행하는 비행기가 목격됐다. 그래서 몰디브 상공을 지났을 것으로 보고 수색을 했고요. 또 여기에 인공위성 통신 기록까지 활용이 됐습니다.
 
◇ 김현정> 인공위성하고 통신을 했다는 얘기인가요?
 
◆ 손수호> 그건 아니고요. 하지만 이게 비행기가 사라진 다음에 지상에서 계속해서 인공위성을 통해서 연락을 시도했거든요. 이때 통신이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항공기 내의 장치에서 응답 대기 상태를 확인하는 신호가 수신된 거예요. 그러니까 적어도 그 신호가 수신된 시점에는 추락은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받지 않았어도 계속 이쪽에서 보내는 신호를 수신은 했으니까 꺼놨어도.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그 마지막 수신 지점을 찾으면 되는 거 아니에요?
 
◆ 손수호> 그렇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GPS는 아니기 때문에 그 신호만으로 곧바로 위치를 확인할 수는 없는 것이고요. 다만 계산은 가능합니다. 어떤 계산이냐면 좀 복잡합니다만 인공위성에서 연락을 시도하는 신호가 나가고요. 그리고 또 비행기에서 응답 대기 신호가 다시 돌아오는 거잖아요. 그 시간을 계산하면 인공위성과의 거리를 알 수 있어요. 그리고 그걸 통해서 계산을 하면 인공위성이 그 당시에 있던 위치를 기준으로 얼마나 먼 지점에 있었는지까지는 알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 당시 인공위성이 있었던 지점에서 원을 쭉 그려보면 어느 정도 거리에 있었다라는 걸 알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인공위성을 통해서 어느 정도 거리에, 저희가 지금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어떤 원을 좀 그려드리고 있는데 그 원까지는 대략 파악이 됐다 하면 그럼 손 변호사님, 저 정도라도 특정이 되면은 그럼 수색 열심히 하면 뭔가 찾을 수 있는 거 아니에요?
 
◆ 손수호> 맞습니다. 그리고 저렇게 원으로 그린 다음에 추정했잖아요. 원 한 바퀴 도는 그 원이 아니라 비행기에 실려 있던 연료 양이 제한돼 있잖아요.
 
◇ 김현정> 연료가.
 
◆ 손수호> 그렇기 때문에 또 제한이 되고 그리고 또 만약에 방향을 또 바꿔서 내륙으로 왔다면 레이더가 또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포착이 안 됐거든요. 그렇다면 어느 정도 지점에서 추락했을 것이다라고 짐작을 할 수 있는데.
 
◇ 김현정> 큰 원보다도 더 좁혀지네요.
 
◆ 손수호> 많이 좁혔죠. 하지만 이게 지도상으로는 많이 좁힌 거지만 실제로는 지금 나오는 지도에 나오는 저 부분만 해도 수천 킬로미터고 면적으로 따지면 굉장히 넓잖아요. 게다가 추락한 후에 잔해가 해류를 따라서 움직이고 또 시간이 지나면 훨씬 더 멀리 가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모든 지역을 수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거죠.
 
◇ 김현정> 우리가 바다를 망망대해라고 하는데 지도상에서 이렇게 보는 것과 그 망망대해를 수색하는 건 다른 차원이다, 이런 말씀. 그래도 30개국이나 같이 수년 동안 수색을 했으면 뭔가 그래도 나와야 되는 거 아니에요?
 
◆ 손수호> 사실 말레이시아나 중국뿐만 아니라 호주, 미국도 나섰고 우리나라, 일본도 참여했어요.
 
◇ 김현정> 맞아요.
 
◆ 손수호> 유럽 국가까지 참여했는데 그래도 못 찾았거든요. 하지만 당시 실종 후 12일째인 3월 20일에 호주 당국이 위성사진을 통해서 항공기 날개로 추정되는 물체 2개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틀 동안 수색했지만 찾지를 못했어요.
 
◇ 김현정> 위성사진으로는 날개처럼 보이는 게 있었는데 그 지점을 가면 없는 거예요?
 
◆ 손수호> 네, 왜 그러냐면 이게 그 발표 4일 전인 3월 16일에 촬영된 사진이었기 때문인데요. 이 해류 때문에 너무 빨리 떠내려가 버리기 때문에 사실 수백 킬로미터 떠내려갔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은 찾지를 못했고요. 실종 후 18일이 지난 3월 26일에는 말레이시아 당국이 추락 기체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 무려 122개가 찍힌 위성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게 호주 퍼스 남서쪽 약 2.5km 해상이었는데요. 그것뿐만 아니라 당시에 일본 위성, 태국 위성, 뉴질랜드와 중국의 정찰기도 그 근방에서 잔해 추정 부유물을 포착했다고 발표했거든요. 게다가 거기는 또 예상 경로 지점이었습니다. 이거 다 발견한 거 아니냐 싶었죠.
 
◇ 김현정> 이 정도 되면 진짜 발견한 거 아니에요?
 
◆ 손수호> 그래서 실제로 수거까지 했거든요. 대부분 쓰레기였습니다. 어업용 도구들이었어요. 그런데 결정적인 일이 하나 생겼습니다. 실종 후 한 달이 지난 4월 6일이었는데요. 드디어 블랙박스 전파 신호가 잡혔습니다.
 
◇ 김현정> 블랙박스 찾으면 사실은 미스터리가 다 풀리는 거니까 제일 중요한 거잖아요.
 
◆ 손수호> 당시 중국이 최초로 이 주파수를 감지했는데요. 이 블랙박스가 위치한 것으로 추정되던 곳이 아까 보여드린 그 지도상의 추락 예상 지점이기도 했어요.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계산상으로도 거의 맞았고요. 또 호주도 그 주파수를 감지했습니다.
 
◇ 김현정> 그럼 블랙박스 찾은 거네요.
 
◆ 손수호> 그런데 블랙박스 주파수도요. 위치가 표시되는 건 아닙니다. 점점 더 이게 강하게 잡히는 곳을 찾아가가지고 이걸 직접 찾아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4월 11일에 다수의 신호가 그 근처에서 포착이 됐고요. 그리고 또 수색 범위가 확 좁혀진 거거든요. 찾기 직전이었습니다. 그런데 굉장히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무슨 문제요?
 
◆ 손수호> 이 항공기 블랙박스도 배터리로 작동되는 겁니다.
 
◇ 김현정> 설마 배터리가 끝난 거예요?
 
◆ 손수호> 그래서 이 배터리가 4월 12일쯤에 방전될 것으로 예상이 됐고요. 그래서 남은 시간이 거의 없었어요. 사실 하루, 이틀 정도 남아 있던 것으로 파악을 했는데요. 그래서 여러 국가가 사력을 다해서 수색에 나섰지만 안타깝게도 찾지를 못했습니다.
 
◇ 김현정> 그 지점까지 예를 들어서 삑삑삑 이런 신호라고 생각하면 삑삑삑을 찾아서 더듬더듬 가는데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그 신호가 끊긴 거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결국 배터리 방전되고 신호가 끊기면서 더 이상 찾기 힘든 상태가 됐고요. 이제 가라앉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잠수정을 투입했지만 성과가 없었어요. 지금은 어디 있는지 찾기가 힘들어진 상황이죠.
 
◇ 김현정> 거기까지 가지 못했기 때문에,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블랙박스가 MH370편의 블랙박스인지 아닌지도 확정할 수 없는 거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그렇게 수색이 종료된 거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해상 수색이 사흘 만에 끝났고요. 또 제보와 추정에 따라서 여기저기 찾아봤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후에도 민간업체에 수색을 맡기기도 했고, 또 3년 후에는 해양 탐사업체까지 나섰습니다만 아무런 성과가 없이 수색이 끝났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시간이 오래 지나면 수색을 하지 않아도 뭔가 잔해가 떠밀려서 해안으로 오기 마련이잖아요. 특히 비행기는 이렇게 추락을 하면 2만 개의 조각으로 나뉘어진다고 해요. 그럼 뭔가가 좀 오지 않아요?
 
◆ 손수호> 맞습니다. 그래서요. 실종 1년 4개월이 지난 2015년에 동아프리카에서 2m 크기의 잔해가 발견됐어요.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이게 조사 결과 날개 뒤에 있는 부품인 플래퍼론으로 확인됐거든요. 또 그 근처에서 여행가방 조각도 발견됐습니다. 이 정도 보면 인도양에서 추락한 거 확인된 것 아니냐 싶은 생각이 들었죠. 다만 이걸 가지고 어디서 추락했는지를 알 수는 없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럴 수는 없죠. 그건 불가능하죠.
 
◆ 손수호> 그리고 또 잔해가 계속 발견됩니다. 2016년 모리셔스에서 발견됐고요. 또 2022년에는 사고기의 랜딩기어 도어의 잔해가 발견됐습니다.
 
◇ 김현정> 이 비행기가, 이 잔해가 MH370편 건 확실해요?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요. 이게 2017년에 마다가스카르의 한 어부가 해변에서 발견했던 거고요. 그 후 5년 동안 빨래판으로 썼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된 거거든요.
 
◇ 김현정> 빨래판으로?
 
◆ 손수호> 그런데 이 빨래판으로 쓰는 이 부분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 김현정> 왜요?
 
◆ 손수호> 랜딩기어가 이 열린 채로, 즉 랜딩기어 도어가 내려간 채로 바다에 추락했을 것을 의미하기 때문인데요. 이 랜딩기어는 활주로에 정상 착륙할 때 이렇게 내리는 거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바퀴도 달려 있고 이렇게. 그런데 이거를 내리고 바다에 떨어지면 기체의 충격이 훨씬 더 커집니다. 그리고 침수도 빨리 되고요. 가라앉기 쉽게 되는 거죠.
 
◇ 김현정> 문이 열린 채 가라앉으면 훨씬 더 빨리 가라앉는. 맞네, 맞네.
 
◆ 손수호> 그래서 혹시 이거 조종사가 기체의 충격을 더하기 위해서 또는 빨리 가라앉기 위해서 일부러 내리고 추락한 거 아니냐. 이런 의심을 하게 만든 거죠.
 
◇ 김현정> 일부러 사고 냈을 가능성. 그런데 고장으로 그게 내려온 걸 수도 있잖아요.
 
◆ 손수호> 맞습니다. 그리고 또 랜딩기어 잔해가 발견됐다고 해서 그걸 일부러 내렸거나 또는 내려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데 하지만 그래도 이런 의심까지 나온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아까 처음에 살펴본 대로 비행경로의 급변경, 이거 도저히 설명이 안 돼요.
 
◇ 김현정> 그러니까 여러분 사고 상황에 대해서는 지금 실종까지 상황을 정리해 드렸는데 도대체 그럼 왜 이 비행기는 이렇게 의문스럽게, 미스터리하게 사라졌는가.
 
◆ 손수호> 그렇습니다. 너무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기장이 자기는 산소마스크를 쓴 다음에 일부러 기내에 산소 농도를 낮춰서 승객과 다른 승무원을 실신시킨 상태에서 인도양으로 자살 비행을 한 것 아니냐며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음모론 첫 번째는 자살 비행설.
 
◆ 손수호> 네, 그런데 이게 아주 근거 없는 게 아니에요. 전례가 있습니다. 97년 싱가포르 실크에어 사건이나 또 2015년 독일의 저머윙스 사건처럼 실제로 자살 비행으로 밝혀진 사례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예전에 있었다고 해서 이것도 있으라는 법은 아니고 조사를 했을 거 아니에요?
 
◆ 손수호> 네, 맞습니다. 그리고요. 이 사건에서도 기장의 집에 있던 개인 컴퓨터에 연결되어 있던 비행 시뮬레이션 기록을 조사했더니 이상한 게 나왔어요.
 
◇ 김현정> 어떤 거요?
 
◆ 손수호> 인도양에 있는 추락 지점으로 추정되는 인도양에 있는 인도, 스리랑카 몰디브 공항에서 착륙 연습을 한 흔적이 있었습니다. 시뮬레이션으로.
 
◇ 김현정> 그러면 일부러 추락시켰다? 일부러 납치했다?
 
◆ 손수호> 그런 의심을 할 수 있는 건데 하지만 반박 증거도 많이 있습니다. 그 기장이 실제로는 실종 몇 시간 전까지 그 비행기를 몰 계획이 없었어요.
 
◇ 김현정> 갑자기 몰게 된 거예요.
 
◆ 손수호> 일정이 갑자기 바뀌면서 급히 MH370편을 배정받은 거거든요. 그리고 또 상황을 종합해 보면 기장이 정말 비행기를 이렇게 납치해서 자살 비행을 하려면 해야 할 일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우선 승무원, 승객들 저항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해야 되고요. 조종석을 장악해야 되고 또 트랜스폰더 전원 차단하고 자동 비행 장치 경로도 수정해야 되는데 이걸 1분 만에 끝내야 된다는 거예요. 게다가 객실 아래로 내려가서 트랜스폰더 장치 퓨즈를 뽑는 작업도 해야 됩니다. 이게 과연 가능했을지는 의문이에요.
 
◇ 김현정> 납치는 기장 혼자선 못해요. 공범이 있어야 돼요.
 
◆ 손수호> 공범이 여럿 있었다면 얘기가 좀 달라지긴 합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조치한 다음에 7시간을 더 날아서 추락했다. 이것도 이상하죠.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그렇다 보니까 말레이시아 당국도요. 조종사의 혐의점을 찾을 수는 없다고 최종 발표했습니다. 기체 결함이나 조종사의 환각 가능성도 확인할 수 없었고요.
 
◇ 김현정> 그러면 실종 원인은 지금도 모르는 거예요?
 
◆ 손수호> 그러다 보니까 음모론이 많이 나왔어요. 우선 정치적인 이유에 의해서 하이재킹 당한 다음에 어딘가에 착륙해서 승객과 승무원들이 무사히 격리되어 지내고 있다, 이런 주장도 있었고요. 하지만 잔해가 발견되면서 사실이 아닌 걸로 드러난 거죠. 또 이 비행기에 전자장비가 실려 있었는데 그게 중국으로 밀반입되는 걸 막기 위해 미군이 격추했다는 얘기도 돌았습니다.
 
◇ 김현정> 미군 격추설도 있었어요?
 
◆ 손수호> 하지만 별다른 근거가 없었고요. 또 워낙 단서가 없다 보니까 실종 이틀 뒤에 말레이시아 당국이 50년 경력의 주술사를 불러서 비행기를 찾게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이 주술사가 황당하게도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 김현정> 어떤 결론이요?
 
◆ 손수호> 이 비행기는 둘 중에 하나다. 아직 날고 있든지 바다에 추락했든지.
 
◇ 김현정> 진짜 참 황당하네요.
 
◆ 손수호> 그런데 이렇게 황당한 일이요. 우리나라에서도 있었습니다. 당시 한 방송사가 이 사고 소식을 다루면서 항공 전문가를 출연시켰는데요. 그게 누구냐면 바로 대한항공 858편 폭파 테러범 김현희였습니다. 이게 당시 유족들에게 큰 고통 준 사람 불러도 되는지 엄청난 비판을 받았거든요.
 
◇ 김현정> 이제 10년 만에 재개하는 이 말레이시아 항공기 수색, 과연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요?
 
◆ 손수호>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더 힘들어진 건 사실이거든요. 그리고 말레이시아 총리가 호주에서 정상회의하면서 실종 10주년을 맞아서 기자회견 해서 발표한 거예요. 그냥 넘어갈 수는 없으니까 의례상 한 발언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해양탐사업체가 발견한 증거가 뭔지도 모르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수색 재개 요청하고 있으니까 기대를 해보고 싶고요. 그냥 두면 안 되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하겠죠.
 
◇ 김현정> 여기까지 MH370편 미스터리 정리해 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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