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새 EP '리스타트'를 발매한 가수 규현. 규현 공식 트위터오랫동안 몸담았던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지난해 8월 안테나에 둥지를 튼 규현은, 소속사 이적 후 첫 EP '리스타트'(Restart)를 지난 9일 냈다. 직관적인 제목이 인상적인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규현은 특이하게 본인 의견을 "줄이려고 노력"했다. 더 의견을 낼수록 그동안 해 왔던 음악이 나올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유희열 대표를 비롯해 안테나 실무진 의견을 적극적으로 담아냈다.
1편에서 타이틀곡 '그렇지 않아'를 살펴봤다면, 이번 2편에서는 '리스타트'라는 앨범이 지향하는 바와 트랙 리스트 구성, 앨범 패키징 등을 두루 돌아본다. CBS노컷뉴스가 요청한 인터뷰는 지난 19일 서면으로 진행됐고, 안테나 제작 1팀과 규현이 답변했다.
앨범이 '레디'(REady)와 '스타트'(START) 두 버전으로 나누어져 있는 이유도 물었다. 제작 1팀은 "규현의 기존 색채를 많이 해치지 않으면서도 이를 기반으로 한층 확장된 음악 세계를 보여주고자 했다. 이제까지의 모든 경험이 오늘의 나를 만들고, 오늘의 내가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내일의 나를 빚어내듯이, 지금까지 규현이 쌓아온 음악 활동이 새로운 출발을 하는 데 자양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시작'과 이를 위한 '준비' 과정 두 가지를 함께 조명하고자 했기에 이런 두 가지 콘셉트를 선택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버전명인 '레디'와 '스타트'의 대문자를 따서 조합하면 'RE' + 'START', 즉 앨범명 '리스타트'가 된다. '준비'와 '시작'이라는 모든 과정을 한 번에 아우르면서, 이 모든 것들이 함께 있을 때 '새출발'을 이룬다는 주제 의식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레디' 버전 일부만 대문자로 표기하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리스타트' 앨범은 '레디'와 '스타트' 두 가지 버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규현 공식 트위터실물 앨범은 상자(박스)형으로 돼 있다. 제작 1팀은 "앨범이 CD를 담는 수단으로서만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도 전체 콘셉트를 표현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트랙 리스트 구성만큼 넓은 스펙트럼을 담은 '선물 같은 앨범', 그리고 '한눈에 보았을 때도 기존과 다른 앨범'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비주얼화하다 보니 아웃박스 패키지 형태로 진행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CD, 화보, 접지 포스터, 봉투, 가사 엽서, 포토카드, 포토카드 L 홀더, 투 두 리스트(할 일 목록) 메모 패드, 로고 스티커 등 많은 구성품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투 두 리스트'였다. 이에 관해 제작 1팀은 "'투 두 리스트 메모 패드'는 앨범의 키워드인 '새출발'의 다짐을 담고 있다. 앨범이 연초에 나오는 만큼 새출발을 앞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실사용할 수 있는 걸 넣어서 실질적인 응원을 해 주고 싶단 생각에 구성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제작 1팀은 "앨범의 소장 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얼 케이스는 별도로 칸막이로 고정하고, 가사 엽서지는 봉투 안에 넣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는데 이런 디테일들 또한 즐겨주었으면 좋겠다"라고 귀띔했다.
첫 번째 트랙이자, 이번 앨범 중 제일 처음 녹음한 '리스타트'는 코러스 3시간, 노래 녹음 4시간 등 규현이 열정을 쏟은 노래다. 제작 1팀은 "앨범명과 동명의 곡이자 앨범 포문을 여는 첫 번째 트랙이기 때문에 규현의 새출발 그 자체를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곡이어야 했다. 희망적인 새출발, 그 기대감과 벅찬 감정을 담은 에너제틱한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폭발적인 밴드 사운드에 걸맞게 규현이 탄탄한 가창력으로 중심을 잘 잡아주어 시너지가 발휘된 곡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규현 '리스타트' 앨범 트랙 리스트. 규현 공식 트위터트랙 리스트는 어떻게 짰을까. 제작 1팀은 "규현은 가창력도 뛰어나지만 감정 전달 면에서도 탁월한 가수"라며 "때문에 공연장에서 라이브를 통해서도 관객들에게 직접적인 감동을 전할 수 있는 공연형 가수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아티스트와 회사의 공통 목표가 있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번 앨범 수록곡은 장르적으로도 그 소재적으로도 넓은 스펙트럼의 곡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앨범 자체로도 하나의 공연을 보는 듯한 기승전결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트랙 리스트를 짰다"라고 덧붙였다.
"포문을 여는 힘차고 벅찬 밴드 사운드의 '리스타트', 신선한 매력과 더불어 보컬의 정점을 확인할 수 있는 타이틀곡 '그렇지 않아',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이 보편적으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감성의 '천천히, 느리게', 깊이 있는 표현력을 느낄 수 있는 '사랑이었을까',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감동으로 장식할 대곡인 '레인보우'(Rainbow), 따뜻한 감성으로 마무리하는 '너여서 그래'(슈퍼주니어 K.R.Y.)까지 뚜렷한 기승전결의 순서대로 배치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입니다." (제작 1팀)4번 트랙 '사랑이었을까'는 규현이 타이틀곡으로 제안한 곡이기도 하다. 쇼케이스 당시 '365일 중 364일 발라드를 듣는다'고 했던 규현은 "원래 좋아하는 음악이 발라드 장르"라며 "'사랑이었을까'는 악기를 최소화해서 가사에 집중할 수 있는 곡인데, 그렇게 담담히 어떤 이야기를 전하는 감성을 좋아해서 애정이 많이 간다. 가사의 진정성이 매력적인 곡"이라고 '사랑이었을까'를 추천했다.
규현이 '리스타트' 앨범 개봉식(언박싱)을 하고 있는 모습. 규현 공식 유튜브 캡처 규현은 녹음 당시 유희열 대표가 녹음실에 직접 와서 바로 빠른 피드백이 가능했다는 일화를 전한 바 있다. 회사 대표가 녹음실을 찾는 풍경이 흔치는 않은 듯해 배경을 물었다. 제작 1팀은 "회사 대표이시기도 하지만 가요계 음악 선배이도 해서 소속 아티스트들의 앨범 작업에는 늘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아끼지 않는 편"이라며 "이번 규현 앨범은 특히나 회사와 아티스트가 처음으로 합을 맞춘 앨범이기에 다른 때보다도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자 노력하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본인 의견을 줄이고 회사 의견을 더 듣고자 했다는 규현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은 것은 뭘까. 규현은 "녹음할 때 마음이 가는 곡을 선택하고 싶은 마음은 강했던 것 같다. 숨소리 하나, 음 길이 하나하나 디테일한 부분에서도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세웠다. 회사는 주로 곡 전체의 콘셉트, 트랙 수, 어떤 곡을 할지 등에 대해 의견을 주셨다"라고 답했다.
제작 1팀은 "이번 앨범뿐 아니라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함께해야 하니 무엇보다 아티스트와 회사 간의 호흡을 잘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앨범 제작의 많은 과정을 아티스트와 공유하며 진행하였고 이번 앨범은 아티스트와 회사의 의견이 모두 반영된 최상의 결과물"이라고 자부했다.
규현이 '리스타트' 발매 팬 쇼케이스 당시 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규현 공식 트위터마지막으로, '리스타트' 앨범으로 듣고 싶은 반응을 물었다.
"공연 보러 가서 직접 듣고 싶다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가수이다 보니 평가보단 직접 더 많은 관객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습니다." (규현)
"규현의 새로운 도전이 반갑고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규현이 여러 분야의 활동을 통해 이미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있지만, 음악 활동에 있어서도 여전히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 계속해서 보여줄 모습이 있다는 것을 확인받아 앞으로가 궁금하고 기대되는 가수로 각인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작 1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