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CES에서 세계 최초의 투명·무선 올레드 TV 15대로 구성한 미디어 아트. 윤준호 기자올해 'CES 2024'에서도 한국 기업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CES 참여 기업 가운데 20%가 한국 기업으로 미국·중국에 이어 3번째로 많았고, 주관사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선정한 CES 혁신상은 절반을 한국 기업이 싹쓸이했다.
한국은 산업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1960년대 막을 연 CES가 이제 50여년의 세월이 흘러 한국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전시회가 됐다. 올해 CES에서도 한국 기업은 역시나 또 보란듯이 미국 본토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CES 개막 이틀째를 맞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여전히 많은 인파로 도시 전역이 떠들썩했다. CES 행사장은 △테크 이스트 △테크 웨스트 △테크 사우스 이렇게 3개로 나뉘는데, 그중 핵심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가 속한 테크 이스트다. 자연스레 테크 이스트 주변으로 관람객들이 대거 몰린다.
LVCC 센트럴홀 외벽에 붙은 두산의 홍보물. 윤준호 기자LVCC 중에서도 메인 무대는 센트럴홀이다. CES 전시의 하이라이트라고도 불린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이라는 수식어와 어울리게 과거부터 주요 전자제품은 이곳 센트럴홀에서 관람객을 맞았다.
올해 CES에서 센트럴홀의 주인공은 단연 한국 기업들이다. 센트럴홀을 향해 걸어갈 때부터 외벽에 붙은 두산의 홍보물이 시선을 끌었다.
LG전자의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알파블'. 윤준호 기자
센트럴홀 입구를 들어서면서 처음 눈앞에 펼쳐지는 건 LG전자의 미디어 아트다. 세계 최초의 투명·무선 올레드 TV 15대로 구성한 미디어 아트가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췄다. 조형물을 영상에 담으려는 이들이 인산인해를 이뤄 앞으로 한발짝 나아가기 힘들 정도였다. 조형물 앞에서 많은 관람객들의 감탄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다.
전시관 내부는 화려한 빛들로 가득했다. 다양한 전자제품과 가전에 관람객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중앙에 위치한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알파블'도 큰 호응을 얻었다. LG전자는 올해 CES에서 '고객의 미래를 다시 정의하다'라는 의미의 'Reinvent your future'를 주제로, 가전을 넘어 홈과 커머셜·모빌리티 등으로 확장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을 선보였다.
테마파크를 컨셉으로 CES 전시관을 꾸린 SK그룹. 윤준호 기자LG전자 전시관을 지나 이동하다 보니 놀이동산이 나왔다. 행사장 중간에는 커다란 풍선이 놓여있고, 작은 열차도 주변을 지나다녔다. 한켠에서는 공중을 떠다니는 4인용 기체가 실감나게 비행하고 있었다.
놀이동산을 연상케 하는 이곳, 바로 SK그룹의 전시관이었다. SK그룹은 올해 CES에서 테마파크를 컨셉으로 전시관을 꾸렸다. 친환경 기술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주제를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춰 시각화했다.
커다란 풍선의 이름은 '원더 글로브'로, SK그룹이 만들어가는 행복하고 깨끗한 미래를 영상에 담았다. 작은 열차의 이름은 '트레인 어드밴처'였다. SK E&S의 수소연료전지를 에너지원으로 운행하는 친환경 면모를 자랑했다.
SK그룹이 CES에 마련한 도심항공교통(UAM) 체험 공간 '매직 카페트'. 윤준호 기자
4인용 기체는 이른바 '매직 카페트'로, 가장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내내 북새통이었다. 탄소 배출 없이 전기로 운행 가능한 도심항공교통(UAM)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앞서 2022년에는 '동행', 지난해는 '행동'을 주제로 탄소감축 기술을 선보인 SK그룹은 올해 '행복'을 주제로 CES에 참가했다.
삼성전자의 CES 전시관. 입장하려는 인파가 입구부터 길게 줄지어 서있다. 윤준호 기자SK그룹 전시관을 지나자 삼성전자가 나타났다. 삼성전자 전시관은 관람객들이 줄지어 오면서 바로 입장할 수조차 없었다. 입장 대기에만 한참이 걸렸다.
전시관에 들어서니 삼성전자의 인기가 피부로 와닿았다. LVCC 참가 업체 중 가장 넓은 3934㎡(약 1192평) 규모의 전시관에 구름떼처럼 많은 이들이 몰려 어느 곳 하나 한산한 곳 없이 붐볐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투명 마이크로 LED. 윤준호 기자그중에서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마이크로 LED와 비스포크 가전이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투명 마이크로 LED는 공간 제약 없이 맞춤형으로 제작이 가능하며 높은 투과율과 선명도를 자랑한다.
비스포크는 '가전쇼'라는 CES의 본래 성격을 확인하듯 관람객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인공지능(AI) 기반 혁신 기능도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CES에서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를 선언하며 AI가 일상생활 속에서 고객의 삶에 스며들어 혁신을 만드는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