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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서 만난 5선 현역과 전직 대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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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의원(왼쪽)·허태정 전 대전시장. 본인제공이상민 의원(왼쪽)·허태정 전 대전시장. 본인제공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5선의 이상민 의원(유성을)과 민주당 소속 유성을 예비후보 허태정 전 대전시장이 돌고 돌아 다시 만났다.

8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 의원은 입당 환영식에서 "국민의힘 험지로 알려진 내 지역구부터 챙기고, 인접한 세종, 충남, 충북, 중부권에서 미력이나마 노력해서 총선 승리에 역할을 조금이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지역 총선의 판세는 요동치고 있다. 그의 출마지는 5선을 지낸 유성을이다.

이곳은 국민의힘의 험지 중 한 곳이다. 유성구의 경우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유일하게 민주당 소속의 재선 구청장을 배출하는 등 민주당세가 두터운 지역이기도 하다.

이 의원이 이 곳에서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간판을 바꿔달고 출마하면서 국민의힘 입장에선 과거와 달리 해볼만한 지역구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국민의힘 내부의 교통 정리도 어느 정도 완료된 상태다. 애초 유성을 출마를 준비해온 이석봉 전 대전시 부시장이 지역구를 대덕구로 옮겼고, 국민의힘 유성을 당협위원장 자리도 정상철 전 충남대 총장이 직에서 물러나면서 현재 공석인 상태다.

다만 그동안 이 의원을 지지했던 민주당 성향 지지자들의 반발을 어떻게 정리하느냐는 과제로 남아 있다.

이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면서 예비후보로 뛰고 있는 허태정 전 대전시장과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당내 공천 경쟁자인 이경 부대변인이 '보복 운전' 논란으로 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같은 당 소속의 식구이자 동료에서 적이 된 두 사람의 대결은 다른 지역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모 관계자는 "이 의원이 탈당할 때도 아무런 언급이 없을 정도로 (당내에서) 관심이 없고, 동요도 별로 없는 상태"라고 말하며 이 의원의 탈당을 평가 절하했지만, 실제로 그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뒤 본격적인 총선 행보에 나서자 내부적으로는 고심하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두 사람의 악연은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로 나섰던 허 전 시장과 이상민 의원, 박영순 의원(대덕구) 등 3명의 경합 결과, 이상민 의원이 3위를 기록해 경선에서 탈락한 바 있다. 이후 허 전 시장은 박영순 의원과의 결선 투표에서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로 당선, 대전시장을 역임했다.  

한때는 같은 당 소속으로 내부 경쟁을 했던 두 사람이지만, 이제는 서로 다른 당의 후보로 만나게 된 것이다.

허태정 전 시장은 총선 출마 기자회견 때부터 이 의원을 저격하고 있다. 허 전 시장은 이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생파탄, 윤석열 정권. 국힘입당, 이상민 의원 유성구민과 함께 심판하겠다"고 적기도 했다.

허 전 시장은 CBS와의 통화에서 "경제, 민생 여러 가지 봐도 민생 파탄의 책임이 큰 윤석열 정권의 품으로 간 것이고, 또 그동안의 지지를 외면한 행위로서 매우 안타깝고 시민들이 반드시 이번 총선에서 심판할 것"이라며 "유성구민은 변신하고 이런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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