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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잘싸'도 없는 페퍼, 언제 암흑 터널 빠져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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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 후 아쉬워하는 페퍼 선수단. KOVO 제공패배 후 아쉬워하는 페퍼 선수단. KOVO 제공
프로배구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의 앞을 가로막은 칠흑 같은 어둠은 좀처럼 걷힐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페퍼는 22일 2023-2024 V-리그 여자부 3라운드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페퍼의 승리는 지난달 10일 GS칼텍스 원정을 떠나 풀 세트 접전 끝에 힘겹게 따낸 경기가 마지막이다. 무려 42일 전이다.

지난 19일 페퍼는 경기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 대결에서도 세트 스코어 0 대 3(21-25 23-25 19-25)으로 졌다. 10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연패'라는 불명예를 썼다.

21-22시즌 신생팀으로 처음 V-리그 무대에 들어선 페퍼는 당시 17연패 포함 3승 28패를 기록하며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22-23시즌엔 이전 시즌 3패를 포함해 20연패라는 쓴잔을 마셨다. 시즌 전적은 5승 31패. 2시즌 연속 최하위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 시작은 분명히 달랐다. 오프 시즌부터 활발히 새 시즌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빅 네임 영입에도 성공했다. 공격에 큰 힘을 보탤 한국 여자 국가대표 주장이자 지난 시즌 도로공사 우승 주역 박정아(187cm)를 영입했다. 파워풀한 외국인 주포 야스민 베다르트가니(196cm)도 새로 팀에 합류했다. 정관장에서 뛰던 채선아(174cm) 역시 팀으로 데려왔다. 팀과 계약이 끝났던 베테랑 리베로 오지영(170cm)과 아웃사이더 히터 이한비(177cm)까지 붙잡는 데 성공했다.

전력 보강에 성공한 페퍼는 지난 10월 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다른 팀들의 경계의 대상으로도 손꼽혔다. '챔프전 진출이 예상되는 팀'으로 표를 받을 정도였다. 그러나 올 시즌 승리는 고작 2번, 나머지는 15경기는 전부 패배다.

문제는 수비다. 페퍼는 거의 모든 수비 지표에서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우선 페퍼의 리시브 효율은 29.91%. 여자부 7개 구단 중 유일하게 30%가 되지 않는다. 공격의 시발점이라 볼 수 있는 리시브가 흔들리니 좋은 공격이 나오기 어렵다. 수비 성공 역시 세트당 24.77개로 최하위를 기록 중이며 디그도 6위(세트당 18.369개)에 머무르고 있다.

승점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10연패 기간 따낸 승점은 고작 1점. 3라운드에서 따낸 승점은 1점도 없다. 지더라도 5세트까지 경기를 끌고 가 패배한다면 티끌 같은 승점이라도 모을 수 있지만 그마저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게다가 페퍼는 올 시즌 1경기에서 승점 3을 모두 따낸 경기가 없다. 이로 인해 V-리그 남녀부 통틀어 최하 승점은 물론, 유일하게 승점 10을 넘지 못한 팀이 되고 말았다.

전술을 지시하는 페퍼 조 트린지 감독. KOVO 제공전술을 지시하는 페퍼 조 트린지 감독. KOVO 제공
페퍼에 '스마트 배구'를 안착시키고 있는 사령탑 조 트린지 감독은 마지막 승리를 거뒀던 2라운드 GS전에서 "스마트 배구의 완성도는 아직 50%"라고 점수를 매긴 바 있다. 이후 팀은 10연패에 빠져 있다.

시스템을 앞세워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상대를 괴롭히는 스마트 배구의 안착은 언제쯤 성공할 수 있을까. 어둠의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선 한시 빨리 부족한 부분을 메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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