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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초대박'에 덩달아 돈벼락 맞은 키움, 변화 바람 불어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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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밖의 초대형 계약을 맺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 진출에 성공한 한국 최고 외야수 이정후의 마음속엔 아직도 전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 동료들과 팬들이 남아 있다.

특히 이정후는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자신의 계약으로 키움이 거액을 안게 된 것에 대해 "선수들을 위해 더 많이 투자해주셨으면 한다"며 동료들을 향한 지원을 당부했다. 이에 200억 원 이상의 금액을 얻게 된 키움 구단의 변화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美서도 마지막 경기 봐요"…키움 팬들 사랑 잊지 않는 이정후


이정후의 프로 선수 생활은 2017년 시작됐다. 19살의 나이로 넥센(현 키움) 유니폼을 입었고 이후 한국 최고 외야수로 거듭났다. KBO 리그에서 총 7시즌을 뛰며 884경기 65홈런 1181안타 581득점 515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3할4푼 출루율 4할7리 장타율 4할9푼1리를 남겼다.

키움 팬들 입장에선 이정후의 빅 리그 도전을 응원하지만 슈퍼스타와 이별이 아쉬울 법도 했다. 올 시즌은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지난 7월 22일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경기 도중 발목 부상을 당했다. 두 달 넘게 회복에 집중했고, 시즌 86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정후가 프로 데뷔 이후 1시즌에 100경기 이상 나서지 못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정후는 지난 10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나 관중석은 환호를 내뿜는 관중보다 눈물을 흘리는 팬들이 더 많았다. 이 경기는 키움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의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이다.

이정후가 지난 10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정후가 지난 10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직도 이정후는 당시를 기억한다. 이정후는 "미국에서 시간 날 때마다 마지막 홈 경기, 마지막 타석에 섰을 때 팬들이 응원해 주셨던 영상을 계속 봤다"고 전했다. 이어 키움 팬들에게 "보내주신 응원과 함성을 항상 잊지 않고 가슴속에 잘 새기겠다"면서 "히어로즈 출신 선수답게 잘할 테니 많이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키움 배려·사랑에 대한 보답…200억 원 넘게 안겨준 이정후


이정후는 키움 구단의 배려와 팬들의 사랑에 확실하게 보답했다. 이정후의 '대박 계약'으로 인해 키움 구단이 얻게 된 금액이 무려 200억 원이 넘는다.

이정후의 계약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로 진행됐다. 한국 최고 외야수 이정후에 대한 현지의 관심은 처음부터 뜨거웠다. 빅 리그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매체들은 이정후가 계약 기간 4~6년, 이적료 6000만~9000만 달러 수준으로 MLB 구단들과 협상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정도만 해도 큰 금액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규모는 훨씬 거대했다. 심지어 이정후에게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온 샌프란시스코가 협상에서 1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먼저 제시했다.

이정후는 "발이 풀릴 정도"였다고 금액을 제안받은 당시 기분을 묘사했다. 결국 공식적으로 발표된 샌프란시스코와 이정후의 계약 규모는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70억 원). 4년 옵트 아웃 조항도 포함돼 있었다.

돈방석에 앉게 된 건 이정후뿐만이 아니다. 이정후의 MLB 포스팅을 허락해 준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 역시 덩달아 덕을 보게 됐다.

2023년 KBO 야구 규약에 따르면 소속 선수의 MLB 계약 시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 달러(약 330억 원) 이하일 경우 해당 금액의 20%인 500만 달러(약 66억 원)를 KBO 원소속팀에 지급해야 한다. 2500만 달러~5000만 달러(약 330억 원~660억 원) 사이일 땐 앞선 금액에 추가로 2500만 달러 이상 금액에 대한 17.5%인 437만 5000달러(약 58억 원)을 얹는다.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5000만 달러를 넘기게 되면 이 모든 금액에 50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5%를 모두 합친 금액을 안게 된다. 즉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이적료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하게 됐으니, 키움은 총 1882만 5000달러(약 245억 원)를 주머니에 넣게 됐다.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하는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캡처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하는 이정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캡처
이정후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정후는 "(키움이) 좋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하며 "지금도 충분하긴 하지만, 선수들을 위해 더 많이 투자해주셨으면 한다"고 동료들을 먼저 생각했다.

아울러 키움에서 또 MLB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혜성(24)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정후는 "(김)혜성이는 욕심이 많은 친구고, 야구를 워낙 잘하는 친구"라면서 "다치지만 않고 하던 대로 잘 준비하면 좋은 구단과 좋은 계약을 맺고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상위 40명 연봉 총액 최하위 키움…이정후 효과로 변화 생길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0일 2023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의 합계 금액을 발표했다. KBO는 2023년부터 리그 전력 상향 평준화를 위해 샐러리캡 제도를 도입했다. 샐러리캡 상한액은 2021~2022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의 금액을 합산한 구단의 연평균 금액의 120%인 114억 2638만 원이다.

키움은 KBO 리그 10개 구단 중 상위 40명 연봉 총액에서 최하위에 그쳤다. 64억 5200만 원을 기록하며 샐러리캡 상한액 대비 49억 7438만 원을 아꼈다. 1위 두산 베어스(111억 8175만 원)와 격차는 무려 47억 2975만 원이다.

올해 키움에선 이정후 (11억 원), 김혜성 (4억 2000만 원) 등이 선수단 중 높은 연봉을 받았다. 그러나 키움은 과거부터 어린 선수를 육성하는 운영 기조를 유지 중이다. 이러한 이유로 선수단 전체 연봉이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정후의 바람대로 키움 선수단을 위한 투자와 지원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까. 이정후의 계약이 불러올 향후 키움의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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