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지폐. 연합뉴스 이번주 줄줄이 발표되는 미국의 고용지표가 냉각 조짐을 보이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시장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며 금리인하 기대가 너무 지나치다는 경고도 함께 나오고 있어, 오는 8일 발표되는 11월 고용보고서와 12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 등에 시장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5일 노동부의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10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는 870만건으로 전월 대비 61만7천건 감소했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940만건에도 크게 못 미친 수치다.
구인 건수는 지난해 3월만 해도 사상 최고치로 1200만 건에 달했다. 또 일자리를 찾는 실업자 650만 명보다 여전히 많지만, 그 격차는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점은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종료됐다는 시장의 기대를 한층 더 뒷받침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지표가 둔화된 것으로 나오자 지난 10월 5%대까지 올랐다가 이후 내림세를 보인 국채 금리 하락이 다시 시작됐다.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8%포인트 떨어진 연 4.17%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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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금리 인하를 너무 낙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준이 물가나 국제 정세 등을 고려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근원CPI의 둔화 속도가 정체되고 있는 만큼 연간 인플레이션이 2%보다는 3~4%에 근접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준은 이러한 추세가 유지되는 한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둘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를 너무 빨리 인하할 경우 물가가 잡히지 않을 수 있어 연준으로서는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라면서 "상황은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물가와 경기, 고용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금,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은 이번주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통화 긴축 선호)에도 불구하고 조기 금리 인하 분위기가 한층 강화되면서 대체자산인 금, 비트코인의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6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후 12시 50분 기준 전일보다 4.75% 상승한 43768.34 달러에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각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전일 대비 0.47% 하락한 5994만4천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장중 6009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이는 2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번달 들어서만 비트코인 가격은 10% 이상 오른 것이다. 비트코인은 2021년 11월 7만 달러에 육박했다가 지난해 '테라·루나 사태'와 글로벌 암호화폐거래소 FTX의 파산 사태로 1만 6천달러대까지 폭락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연초 대비 160% 정도 가격이 상승했다.
국제 금값도 이번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일(현지시간) 국제 금 선물가격은 아시아 거래일 기준 한때 온스당 2135.3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금 현물가격도 한때 온스당 2110.8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은 우선 8일 발표되는 미국의 11월 고용보고서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연준은 노동시장의 초과수요에 따른 임금 상승이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고용 관련 지표 추이를 눈여겨봐 왔다.
금값 역시 지난 4일 최고치를 기록한 뒤 향후 고용 지표 등을 의식하며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만큼 8일 발표될 고용지표에 따라 다시 오를 수도, 안정세를 찾을 수도 있다.
오는 12일(현지시각)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도 변수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전에 나오는 물가 지표이기 때문이다. 시장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동기보다 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진한 경기 흐름만 보면 미 연준이 조기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지만, 물가 역시 주요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미 연준보다 금리 인하 시점을 앞서가고 있는지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지수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달려 있다"며 "물가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