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왼쪽 두번째). 연합뉴스대표적인 비이재명계로 꼽히는 이상민 의원이 3일 더불어민주당을 전격 탈당한 가운데, 당 지도부에 혁신을 요구하고 있는 다른 비명계에서도 향후 추가 탈당 등 결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의원은 3일 언론을 통해 탈당문을 내고 "오늘 자로 더불어민주당과 결별하고자 한다. 깊은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있지만 한편 홀가분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제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전락한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저의 희망과 꿈을 접지 않을 수 없다"며 "이제 저의 정치적 꿈과 비전을 펼치기 위해, 그리고 상식의 정치를 복원하기에 그 터전이 될 수 없는 지금의 더불어민주당과 유쾌하게 결별하고 삽상하게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앞서 대전 유성구에서 5선을 지낸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줄곧 강성 지지층과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비판하며 '이재명 지도부' 노선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최근엔 탈당을 시사하는 발언과 더불어 국민의힘 혁신위 주최 강연과 제3지대 행사에도 참석하는 등 거취를 고민하는 행보를 보여 사실상 탈당을 '예견된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이 의원의 탈당을 두고 당내에선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공천받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이날 이 의원의 탈당 소식이 알려진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5선까지 했으면서 그렇게 한 번 더 하고 싶나. 먹던 우물에 침은 뱉지 말라"며 "2008년 자유선진당, 이번에는 국민의힘으로 가는 건가"라고 날을 세웠다. 같은당 전용기 의원도 "결국 '국회의장'을 위해 당과 동지들을 팔고 가셨다"며 "무운을 빕니다만 꿈을 깨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연합뉴스
혁신을 자처하는 비명계 모임 '원칙과 상식'은 이 의원의 탈당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추가 탈당 가능성엔 일단 선을 긋는 모양새다. 원칙과 상식 소속 윤영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세미나를 마치고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상민 의원의) 문제 의식 자체에 대해선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과 해법은 저희와 생각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그래서 (이 의원이) 독자적인 노선을 선택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 의원이 (우리와) 같이 갔으면 좋았을 텐데 그 점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당장 탈당엔 거리를 두되 당 지도부에 요구한 당 연내 개혁안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원칙과 상식은 지난달 출범 기자회견에서 당 지도부에 도덕성 및 당내 민주주의, 비전 정치 회복 방안을 12월 중으로 마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윤 의원은 "저희는 12월 중순까지 당의 답변을 기다린다고 이야기했고, 그런 요구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가 필요하겠다"며 "지금 이쪽이다, 저쪽이다, 아니다 이런 걸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다만 지도부의 답변 기한을 12월 중순까지로 두고 "(당이 '원칙과 상식'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 우리가 최종적 결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향후 당 혁신에 대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답변을 받지 못할 경우 추가 탈당 카드를 검토할 수 있단 해석이 나온다.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8일 정기국회가 끝나고 20~30일 정도엔 임시국회까지 끝나면 완전히 총선 체제로 전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때 정도엔 저희도 그런 것에 대한 정치적 일정을 고려해 판단해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누차 말하지만, 탈당이나 신당을 전제로 (모임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12월 어느 지점엔 한번 논의를 통해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해보겠다는 말을 드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