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호텔 주변에 불법 구조물을 세우고 도로를 허가없이 점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해밀톤호텔 대표 이모 씨가 29일 오전 선고 공판을 마친 후 서울서부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이태원 참사 발생 골목에 불법 가벽을 증축해 피해를 키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해밀톤 호텔 대표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기소된 피고인 가운데 1심 선고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 396일만이다.
2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정금영 판사는 건축법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를 받는 호텔 대표이사 이모(76)씨에게 벌금 800만 원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이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해밀톤 호텔 별관에 위치한 라운지바 '프로스트' 대표 박모씨, 임차인 안모씨에게는 각각 벌금 100만 원과 500만 원을 선고했다.
해밀톤 호텔 법인 해밀톤관광은 800만 원, 프로스트 법인 디스트릭트는 100만 원 벌금형을 받았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던 현장. 류영주 기자
이들은 2018년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용산구 해밀톤 호텔과 라운지바 인근에 철제 패널 등 불법 구조물을 세우고 도로를 점거해 교통에 지장을 준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해당 철제 패널은 호텔에 대한 외부 침입 차단이나 내부 시설물 보호로 지어지 것으로서 담장에 해당하고 해당 담장이 도로를 침범하는 것도 인정한다"며 "담장은 호텔 벽면을 따라 일직선으로 지어졌고 건축선을 넘은 정도도 크지 않아 검사 제출 자료만으로는 이씨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