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탄핵하라'던 검찰총장, 왜 180도 입장을 바꿨을까?[권영철의 Why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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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정다운의 뉴스톡 530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박희원 앵커
■ 출연 : 권영철 대기자

나를 탄핵하라던 이원석 검찰총장, 11일만에 이정섭 검사 강제수사로 전환
이원석 총장 180도 입장 전환하고도 해명이나 설명조차 없어
대검찰청 "압수수색 승인하고 인사조치 한 건 검찰총장의 의지"
공수처는 왜 이정섭 검사 수사개시 통보만 하고 수사착수는 안하는 걸까?


◇박희원>검찰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를 지휘하던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 검사를 지휘라인에서 배제하고, 관련 기업체와 처가 소유의 골프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강제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민주당의 검사 탄핵은 검사의 당 대표 수사에 대한 '보복 탄핵'이요, 검사를 겁박하고 검찰을 마비시키려는 '협박 탄핵'이라며, 검사들 대신 검찰총장인 저를 탄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이원석 검찰총장은 왜 입장을 바꿔 강제수사로 돌아섰는지 아무런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권영철 대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민주당의 검사탄핵에 대해 이례적으로 공개적으로 강하게 비난했었지 않습니까?

◆권영철>그렇습니다.

먼저 지난 11월 9일 이원석 검찰총장의 말 들어보시죠

이원석 검찰총장 - "민주당의 검사 탄핵은 검사의 당 대표 수사에 대한 '보복 탄핵'입니다. 검사를 겁박하고 검찰을 마비시키려는 '협박 탄핵'입니다. 그리고 당 대표의 사법절차를 막아보려는 '방탄 탄핵'"입니다."

이 총장은 이어 "이런 부당한 탄핵은 그만두어야 합니다. 그래도 검찰을 탄핵하겠다고 한다면 검사들을 탄핵하지 말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책임진 저를, 검찰총장을 탄핵하십시요."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런데 11일만인 11월 20일 검찰이 갑자기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 검사를 대전고검으로 좌천시킵니다. 일반 기업체 같으면 대기발령과 유사한 강경조치입니다.

그리고 이정섭 검사가 코로나 시기 가족들과 대기업 부회장으로부터 접대를 받았다는 그 리조트와 이 검사의 처가 소유 골프장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국정감에서 질의한 내용이 상당부분 맞다는 걸 보여주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박희원>검찰은 아니라고 했지 않습니까?

◆권영철>김의겸 의원이 이정섭 검사관련 의혹을 처음 제기한 건 10월 17일 수원고검과 수원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신봉수 수원검사장은 "감찰과정에서 전혀 문제된 게 없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라면서 김의겸 의원의 질의를 문제 삼았습니다. 들어보시죠 - "국감장 이 자리는 지난 1년간 수원과 서울 고지검에서 한 일에 대해서 말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오늘 이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말인지는 의문이 있습니다."

신 검사장은 이어 "내용을 별도 자료로 제출하거나, 법무부나 대검찰청의 통상적인 절차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게 맞는거 같습니다"며 부적절한 질의라고 한 번 더 강조를 했습니다.

◇박희원>검찰의 입장이 왜 이렇게 180도로 바뀐걸까요?

◆권영철>이원석 검찰총장 본인은 물론 대검찰청에서도 아무런 설명이나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검찰총장이 공개적으로 취재기자들 앞에서서 '보복탄핵이요, 협박탄핵이며, 방탄탄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과는 무척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대검에 확인해보니 "제기된 비위나 범죄를 규명하라는 총장님 입장은 너무나 확고하다. 압수수색도 승인하고 인사조치도 총장님 의지다 그게 전부다. 명확히 밝혀 내라는 상황이다. 제기된 의혹은 규명하라는 입장이다"라고 밝혔을 뿐입니다.

이원석 총장은 오늘(28일) 월례회의에서는 '문제를 해결하는 겸손한 태도' 네가지 유형을 언급했다고 합니다.
이원석 검찰총장. 국회사진취재단이원석 검찰총장. 국회사진취재단
'하지하책'은 문제가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고, '하책'은 문제를 알면서도 짐짓 외면하거나 회피하면서 이를 해결하고 고쳐나가지 않는 것이라고 했답니다. 다음 '상책'은, 문제에 직면하여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질병의 원인을 들여다보며 치료방법을 궁구하여 찾아내,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책까지 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상지상책'은 아예 처음부터 어떤 문제도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겠으나, 현실적이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의 일은 완전무결함을 지향해야 하지만, 이 또한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라 문제가 없을 수는 없을 것이며, 그때 바로 겸손한 태도로 문제를 직시하고 바로잡아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엄한 경계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검찰내부에서는 이정섭 검사관련해서 언급한 걸로 받아들이는 분위깁니다.

◇박희원>검찰이 이정섭 검사에 대해 강제수사로 돌아선 이유는 뭘까요?

◆권영철>검찰의 입장이 바뀌게 된 과정을 짚어봐야 하는데 그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따져 보겠습니다.

이정섭 검사 관련 의혹이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알려진대로 처남 부부의 불화로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한건 지난 5월부터라고 합니다. 이 검사의 처남댁이 남편의 마약 의혹을 경찰에 고발도 하고, 공영방송에 제보도 했지만 보도가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정섭 검사. 연합뉴스이정섭 검사. 연합뉴스
10월 17일 김의겸 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공개적으로 질의를 했구요, 민주당 법사위 소속 의원 10명은 다음날인 18일 이 검사를 주민등록법 위반(위장전입), 청탁금지법 위반(현직 검사들에 대한 골프장 예약 청탁), 형법 위반(범죄기록 조회 및 공무상 비밀누설), 국가공무원법 위반(품위유지), 검찰청 공무원 행동강령 운영지침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합니다.

그리고 10월 23일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실시됐습니다.

이원석 총장은 이정섭 검사에 대한 수사와 감찰의 뜻을 밝힙니다. 들어보시죠 -

*이원석 검찰총장 인서트 - "어떤 일이 있더라도 검사는 자기 손이 깨끗해야 다른 사람에 대해 단죄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고발장을 내셨으니 중앙지검 감찰을 담당하는 형사1부에 배당을 했고 대검에서도 고위직 검사에 대한 감찰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 배당을 해서 수사와 감찰을 병행해 나가겠습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흐름입니다. 그런데 11월 9일 이원석 검찰총장이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나를 탄핵하라며 민주당을 비난하고 나선 겁니다.

◇박희원>자기 손이 깨끗해야 다른 사람 단죄가 가능하다'는 원론적인 말인데, 그러다 왜 갑자기 입장이 변한 겁니까?

◆권영철>11월 9일은 민주당이 이정섭 검사와 고발사주 의혹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손준성 검사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날입니다. 물론 다음날 거둬들이긴 했습니다만.

검사에 대한 탄핵을 발의하니까 검찰총장으로서는 가만 있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총장은 검찰을 지휘하지만 외풍도 막아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검찰이 놓친게 있습니다.

민주당이 아무런 잘못도 없는 검사를 탄핵하려한다면 국민적인 비판과 저항을 받게 될 것입니다. 반면 잘못이 있는 검사를 검찰이 제식구 감싸느라 제대로 수사도 감찰도 안하니까 탄핵하려 한다면 당연히 국민들은 지지하고 성원을 보내지 않겠습니까?

결국 이원석 검찰총장은 나를 탄핵하라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정섭 검사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진게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오른쪽) 원내수석부대표와 임오경 원내대변인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이정섭 수원지방검찰청 제2차장검사, 손준성 대구고등검찰청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접수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박주민(오른쪽) 원내수석부대표와 임오경 원내대변인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이정섭 수원지방검찰청 제2차장검사, 손준성 대구고등검찰청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접수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박희원>범죄경력 조회 사실이 드러났다거나 그런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권영철>그렇습니다.

이정섭 검사관련 의혹 중 위장전입은 현직 장차관들도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는 강제수사를 하거나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검찰 특수통 출신의 중견 법조인은 "검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한 건 '범죄경력 조회'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일거다. 범죄경력 조회는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이건 영장 없이도 가능하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이정섭 검사가 직접 조회를 했건 다른 검사들에게 시켜서 했건 범죄경력 조회 여부는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검찰이 이정섭 검사에 대해 감찰을 하면서 범죄 조회여부를 확인했는지도 드러나게 돼 있습니다. 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해서 영장을 받아 확인하면 드러나게 돼 있다는 얘깁니다.

이미 이정섭 검사가 후배 등 검찰 관계자들에게 시켜 수사 대상이 아닌 사람들의 범죄경력을 조회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희원>그렇다면 이원석 총장이 '나를 탄핵'하라고 했던 건 성급한 것 아니었나요?

◆권영철>지금 검찰의 모습을 보면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거죠.
김의겸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이후 검찰의 태도에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문제를 제기하면 확인해서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정조치 하겠다고 하면 될 일입니다.
그리고 확인해보니 사실이 아닐 경우에 목소리를 높여 비판해도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신봉수 수원지검장은 '이런 문제를 국정감사에서 다루는 게 적절하냐'며 김의겸에게 역공을 취했습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원론적으로 '내 손이 깨끗해야 다른 사람을 단죄 할 수 있다'며 수사와 감찰의지를 내비쳤지만, 민주당이 탄핵을 발의하자 발끈해서 '보복탄핵, 협박탄핵, 방탄탄핵'이라고 몰아부쳤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감찰'이 아니라 '압수수색'을 하면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는 건, 객관적인 물증이 나오니까 어쩔 수 없이 수사에 들어간 것 아니겠습니까? 검찰로서는 수사에 착수하지 않을 수 없는 외통수에 걸린 형국이라는 게 수사경험이 풍부한 법조인들의 평가입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청문회 때 자신을 '감찰총장'으로 불러 달라고 했을 정도로 내부 기강에 관심을 가져왔던 만큼, 초기부터 엄정한 대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지금의 강제수사는 검찰이 어쩔수 없어서 하는 모양새지 검찰총장의 의지가 작동한 걸로는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박희원>이정섭 검사의 혐의가 탄핵사유가 되느냐 아니냐를 두고도 말이 많습니다?

◆권영철>검사가 범죄수사 목적이 아닌 사적인 이유로 골프장 직원이나 가사도우미 등의 범죄경력을 조회했다는 건 분명한 범죄입니다. 그것도 부하직원이나 관계없는 검사들을 시켜서 했다면 직권남용이 되겠죠?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갈 수 있을까요?

더구나 이정섭 검사는 대기업 부회장의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데, 김의겸 의원은 뇌물죄의 가능성도 있다고 했습니다.

10월 23일 국정감사에서 있었던 김의겸 의원의 질의내용 들어보시죠.

김의겸 의원 인서트 - "이 재벌 이 그룹을 이정섭 차장이 오랬동안 수사를 해왔습니다. 과연 자기가 수사를 해왔던 그 그룹의 핵심인물로부터 저렇게 대접을 받는게 적절한 관계인가"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실 제공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실 제공
김의겸 의원실에서 제공한 사진자료를 보면 이정섭 검사는 2015년부터 이 그룹을 수사해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검찰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뇌물혐의도 드러날 여지가 있습니다.

또 처남의 마약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막았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이런 혐의들을 종합하면 탄핵을 하지 않는 게 국회의 직무유기 아닐까요?

◇박희원>공수처가 이정섭 검사에 대해 수사개시를 통보했는데 왜 직접 수사를 안하는 건가요?

◆권영철>안한다기 보다는 지켜보고 있다고 하는 게 맞을 듯 합니다.

공수처 관계자는 "수사 개시 통보는 고발장이 접수돼서 사건 번호 부여되면, 피의자가 공무원일 경우 바로 통보 하게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사 개시 통보라는 것은 기계적으로 하게 돼 있다는 겁니다.

고발장을 받은 뒤 곧바로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공수처에 고발이 된 직후 검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지켜보고 있다는 게 공수처의 입장입니다.

검찰이 수사중인 사건을 가져오려면 공수처가 이첩 요구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공수처장이 그동안 국회 등에서 '이첩요구권을 절제해서 사용하겠다'고 말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수처 관계자는 "법에도 수사의 진행 정도나 공정성 논란이 있을 때 이첩 요구권을 행사하는 쪽으로 규정이 돼있다"면서, "현재로써는 공정성이 문제가 된다거나, 수사를 진행 하지 않고 뭉개고 있다거나, 그런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는 게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지켜보는 상황이지만 검찰이 사건 수사를 지연시키면서 뭉개려고 하거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면 수사에 들어갈 방침임을 내비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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