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노리치 시티의 황의조(오른쪽). 로이터=연합뉴스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뒤는 황의조(노리치 시티)가 '불법 촬영' 혐의에도 결승골을 넣었다. 소속팀 감독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황의조는 26일(한국 시각) 영국 노리치의 캐로 로드에서 열린 2023-2024시즌 EFL 챔피언십 퀸스파크 레인저스(QPR)와 17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21분 골을 터뜨렸다. 팀의 1 대 0 승리를 이끈 귀중한 득점이었다.
이날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전한 황의조는 수비 진영에서 가브리엘 사라가 띄운 롱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드리블하다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다. 반대 쪽 골대 하단으로 빨려간 통렬한 골이었다. 상대 수비진 허문 황의조의 공간 침투 능력과 침착한 마무리가 돋보였다.
0의 균형을 깬 황의조는 손가락을 입에 댄 쉿 세리머니를 펼쳤다. 지난달 선덜랜드전 잉글랜드 무대 데뷔골 이후 시즌 2호 득점이다.
황의조는 후반 19분 애덤 아이다와 교체될 때까지 64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풋몹은 황의조에 평점 7.4점을 매겼다. 2연승을 달린 노리치는 13위(승점 23)으로 뛰어올랐다.
노리치 시티의 바그너 감독.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노리치의 다비트 바그너 감독은 경기 후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황의조는 스스로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 증명했다"면서 "기술이 좋고 직업 정신도 뛰어나며 경기 이해도도 높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득점을 정말 잘해줬다"면서 "70분 정도 뛰었는데, A매치를 소화한 후 내가 기대한 것보다 많이 뛰었다"고 덧붙였다.
황의조는 전 연인과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의조는 A매치 기간인 지난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가운데 21일에는 피해자가 '합의된 영상'이라는 황의조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파문이 커지고 있다. 관련 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 황의조의 형수는 구속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대표팀과 노리치는 황의조를 경기에 내보내 논란을 키우고 있다. 황의조는 21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중국과 2차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은 "황의조는 우리 선수"라면서 "아직은 혐의가 정확히 나오거나 입증된 것이 없다"고 감쌌다.
바그너 감독 역시 지난 23일 현지 매체를 통해 "한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전체 그림을 알 정도로 가진 정보가 충분치 않다"면서 "벤 내퍼 단장이 황의조, 그의 대리인과 이 상황에 대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황의조는 26일 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감독의 칭찬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