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 KTX 여자화장실. 김혜민 기자 부산역 여자화장실에 들어간 50대 남성이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폭행한 사건 이후 철도사법경찰과 코레일 등 관계기관이 순찰을 강화하는 등 범행 동기가 불분명한 '이상동기범죄'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나섰다.
국토교통부 소속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지난달 부산역 여자화장실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 이후 부산역을 비롯한 주요 시설 순찰 등 범죄 예방 활동을 강화했다고 22일 밝혔다.
철도경찰은 지난달 사건 발생 이후 내부 주요 부서와 시설에 "역사 내 순찰과 경비, 방범 활동을 현행보다 강화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실제 철도역 등 주요 시설을 관리하는 부서는 인력을 보강하거나 순찰 횟수를 늘리는 등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피해자 지원이나 사후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내부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등 관련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인력 부족 등 현실적인 한계가 있어 즉각적인 대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앞서 이번 사건 이후 부산지방철도특별사법경찰은 폭행 피해자에게 검찰청의 '범죄피해에 관한 지침'을 구두로 안내하는 데 그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반 경찰이 일선 경찰서마다 1~2명의 피해자보호관을 둔 것과 비교해 피해자 지원이나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 관계자는 "피해자 지원과 관련해서는 적은 인력 등의 문제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관련 대책은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우선 담당 수사관과 성폭력전담팀 등 내부 인력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역. 송호재 기자코레일(한국철도공사)도 부산의 관문인 부산역에서 동기가 불분명한 폭행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용객은 물론 직원 사이에서도 불안이 커지자 대책 마련에 나섰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는 역사 운영 시간 내 이상동기범죄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순회 점검 횟수를 하루 12차례로 확대했다.
또 당초 역무원 1명이 진행하던 순회 점검은 2인 1조 형태로 이뤄지도록 근무 시스템을 개선해 현장 대응과 신고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게 했다.
역무원과 미화원 등 직원을 대상으로도 역사 내 폭행 사건 등이 발생할 경우 즉시 신고하는 등 대응 절차를 중심으로 한 교육을 진행했다.
이밖에 부산경찰청과 함께 화장실 출입구마다 안심거울을 설치하기로 협의한 후 제작하고 있다. 안심거울은 보행자가 후방 시야를 확보해 뒤따라오는 사람이나 불법 촬영 여부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또 범죄 가해자의 범죄 심리도 위축시킬 수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KTX 역사 내 범죄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유관 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업해 범죄 발생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철도경찰은 지난 7일 중상해 혐의로 A(50대·남)씨를 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달 29일 부산역 KTX 대합실 1층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B(50대·여)씨를 마구 때려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철도경찰에 따르면 A씨는 당시 음주 상태로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 있던 B씨를 폭행했다. A씨는 피해자 B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폭행당한 B씨는 눈썹 주변이 찢어지고 뇌출혈 증세까지 보여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경찰은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가능성을 열고 조사한 끝에 A씨가 당시 성범죄를 저지르려던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철도경찰은 B씨의 부상 정도 등을 고려해 A씨의 혐의를 '상해'에서 '중상해'로 변경해 검찰에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