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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예람 사건' 수사 직무유기 軍검사에 징역 4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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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유기 군 검사 1심 12월 18일 선고
특검팀 "75일 동안 수사 관련 아무 일도 안 해"
재판부, 이례적 한마디 "유족에게 경의 표한다"

공군 성추행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의 시민분향소 자료사진. 황진환 기자공군 성추행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의 시민분향소 자료사진. 황진환 기자
고(故) 이예람 중사 성추행 관련 수사를 지연시킨 혐의(직무유기 등)를 받는 군(軍)검사에게 징역 4년이 구형됐다.

안미영 특별검사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진아 부장판사) 심리로 6일 열린 군검사 박모씨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피고인은 2021년 3월 8일 군 사법 경찰관과의 면담을 통해 가해자 장모씨의 범죄 사실과 이 중사가 입은 피해 내용, 정신적 상해를 입은 사실을 인식했다"며 "그때부터 이 중사가 사망한 같은해 5월 21일까지 총 75일동안 피고인은 수사 관련 아무 직무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씨가 마땅히 했어야 할 수사를 전혀 하지 않음으로써 군 수사에 대한 국민적 불신으로 이어졌다"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에 엄정한 사법적 결과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또 이 중사가 보낸 자살 암시 문자에 대해서도 "통상의 평균적 군 검사라면 진단서 작성 전문의, 피해자의 국선 변호사, 성 고충 전문 상담사, 이 중사를 상대로 신체적·정신적 증상과 치료, 투약 내용 등 구체적 확인을 위한 수사를 진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이 중사가 생전에 신고한 성추행 사건의 수사를 의도적으로 지연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 중사가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를 성 고충 상담관에게 보냈는데도 사건 관련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또 지인들에게 이 중사의 명예가 훼손될 수 있는 수사 관련 내용을 누설하는가 하면 이 중사가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에는 "죽고 싶다는 사람이 한두명이냐. 나도 죽어버리겠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이날 진행된 피고인신문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며 특검 측 신문에 사실상 응하지 않았다. 다만 구형에 앞서 "항상 죄책감을 갖고 생활하고 있고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것이 없다"며 유족을 향해 깊이 고개를 숙였다.

이 중사의 부친은 구형이 끝난 뒤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수사를 했어야 할 기간에) 비행단의 말단 군 검사가, 적극 수사를 해야 할 사람이 처음부터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는 행동들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외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재판부는 이날 이례적으로 법관이 아닌 개인의 입장임을 전제한 뒤 "고인이 되신 이 중사의 명복을 빌고 유족의 깊은 슬픔에 애도를 표한다"고 언급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관련 쟁점들에 관해서는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하겠다"면서도 "이 사건을 공론화 시키고 오랜 재판 기간 빠짐없이 참석해 주신 유족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8일 오후 박씨에 대한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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