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서 칼부림을 저지르겠다'며 구속됐지만 법원의 선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20대 남성이 구치소에 구속 수감됐을 당시 상황을 영웅담처럼 표현하고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지 않는 듯한 행동을 하다 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춘천지검은 31일 협박과 위계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의 1심 선고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춘천지검 관계자는 "집행유예로 석방된 직후 '교도소에서 인기남' 이라는 글을 올려 공권력을 조롱한 점 등을 고려해 죄에 상응하는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기 위해 항소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 범행은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직후 국민들의 불안감 전국적으로 확산되던 시기에 저지른 것으로 죄질이 불량하다"며 "해당 범행으로 경찰관 20여 명이 출동하게 하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경찰력의 낭비를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검찰은 1심에서 A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지난 26일 열린 A씨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협박 내용을 실현할 의사가 없던 것으로 보이는 점,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당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구속 후기 쓰겠습니다"라며 체포 과정부터 구치소 수감 당시 상황을 마치 영웅담처럼 게재해 논란이 일었다.
A씨는 해당 글을 통해 "구속이 확정되고 이틀 더 있다 또 살인예고 글을 쓴 사람이 내 옆에 잡혀옴"이라며 "그 사람이랑 도원결의 맺고 같이 교도소(구치소)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구치소 생활에서 '인기남'이 됐다는 글도 이어졌다. 그는 "강력초범방에 들어가게 된 뒤 뭐로 들어왔냐고 물어봐서 협박으로 들어왔다고 하니까 '아~ 살인예고글~' 하면서 전체 다 소문나 인기남이 됐다"며 "반성문 6장 정도 쓰고 집행유예로 나왔다"고 글을 썼다.
A씨는 자신의 얼굴 일부가 담긴 사진과 함께 "나 집행유예 Ⅹ쎄게 나왔다고 그러는데 다른 살인예고 글 쓴 애들 다 나만큼 형 나왔다"며 "내가 특히 더 잘못해서가 아니다"라는 표현도 더했다.
그는 지난 8월 4일 오후 6시 56분쯤 '춘천에서 칼부림을 저지르겠다'는 제목의 글과 흉기 사진 등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재미로 그랬다"고 진술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