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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체류 한국인 192명 귀국…가족들과 '감격의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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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이스라엘서 한국인 단기체류자 192명 인천공항 입국
"연락 안닿아 걱정되기도" 가족들, 안도의 한숨
"실질적 위험 못 느꼈다"면서도…폭격소리, 무장 군인 목격담도
현지에 남은 한국인 장기체류자 570여 명, 단기체류자 230여 명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으로 현지 정세가 급격히 불안정해지는 가운데 11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이스라엘 현지 체류객 및 여행객들이 가족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인천공항=박종민 기자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으로 현지 정세가 급격히 불안정해지는 가운데 11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이스라엘 현지 체류객 및 여행객들이 가족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인천공항=박종민 기자
11일 오전 6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B게이트. 경기 시흥시에 사는 조현천(34)씨는 가족들의 귀국 소식에 맨발에 슬리퍼만 신고 부리나케 달려왔다. 그는 교회 사람들 40여 명과 이스라엘로 성지순례를 떠났던 아내와 어린 딸이 공항에 들어서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조씨는 "(지난 8일 새벽) 가족들과 연락이 안 됐다. 저는 '통신탑이 무너졌나' 이런 생각까지 들고 너무 걱정이 됐다"며 "다행히  연락이 되자마자 '(나는) 괜찮다. 걱정하지 말라. 안전지대에 있다'고 (답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현지 상황을 영상으로 찍어서 보여주고 계속 '자기는 괜찮다'고 말하지만 정말 많이 걱정했다"며 "비행기 타기 직전까지 (아내한테) 계속 연락을 달라고 말했다. 저는 마지막까지 '혹시 비행기가 탈취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무섭고 걱정이 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내를 만나면) '살아 돌아왔구나'하고 장난식으로 얘기할 것 같은데 그냥 안아주고 싶다"고 멋쩍게 웃었다.  

11일 오전 6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이스라엘에 체류하던 한국인들이 입국하고 있다. 양형욱 기자11일 오전 6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이스라엘에 체류하던 한국인들이 입국하고 있다. 양형욱 기자
오전 6시 20분쯤,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에서 날아온 한국인들이 입국장을 속속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에 있던 한국인 단기체류자 480여 명 중 192명을 싣고 전날 오후 1시 45분(한국 시간 오후 7시 45분) 한국을 향해 출발한 대한한공 KE958편이 무사히 도착한 것이다.

이날 귀국한 이들은 주로 이스라엘로 성지 순례를 다녀온 교인들이었다. 이들은 갑자기 몰려든 인파로 이스라엘 현지 공항 입국장이 인산인해를 이뤘다면서 아직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한 일행들을 걱정했다.

성당 사람들 31명과 함께 성지 순례를 떠났다 귀국한 이길원(70)씨는 아직 일행 13명이 현지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걱정이 되는데 정부에서 빨리 일행들을 데려올 수 있도록 힘을 써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예루살렘으로 성지 순례를 다녀온 현지연(33)씨도 "아직 이스라엘에 남아있는 일행들이 있다. 걱정은 되지만 잘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11일 오전 6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이스라엘에 체류하던 한국인들이 입국하고 있다. 양형욱 기자11일 오전 6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이스라엘에 체류하던 한국인들이 입국하고 있다. 양형욱 기자
목이 빠져라 가족을 기다리던 조씨도 결국 가족과 상봉해 어린 딸을 꼭 껴안았다. 조씨의 아내 김모(33)씨는 "우리는 남부 지역과 먼 갈릴리 쪽에 있어서 체감상으로는 괜찮았다"면서 "성지순례 가는 분들은 그쪽(공습 지역)으로 가지는 않기 때문에 위험을 실질적으로 느낀 분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뉴스로 계속 (전쟁 소식을) 듣는 상황이었는데 아무래도 안타까운 마음이 제일 컸다"면서 "안전하게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한국에 와서) 가족들 보니 마음이 좀 놓인다"고 안도했다.

11일 오전 6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이스라엘에 체류하던 한국인들이 입국하고 있다. 양형욱 기자11일 오전 6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이스라엘에 체류하던 한국인들이 입국하고 있다. 양형욱 기자
김씨처럼 단기체류자 대부분은 교전 지역과 멀리 떨어진 곳에 머물러 '실질적인 위험'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폭격 소리와 거리를 메운 군인들로 전쟁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는 반응이었다.

성지순례에 다녀왔다는 차옥순(77)씨는 "예루살렘을 못 간 것이 서운할 뿐이지 전쟁이 나서 불안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요르단으로 가는 길에 이스라엘에 있는 예비군들이 다 소집되더라. 탱크도 길가에 쫙 깔렸다"고 전했다.

지인들과 여행을 다녀온 장윤정(58)씨도 "사이렌 소리와 콩 볶듯 '다다다' 하는 총소리, 비상 경보음이 울렸고 하늘에 미사일이 지나간 것 같은 흔적도 있었다"면서도 "다만 처음에는 무슨 상황인지 몰랐고 나중에서야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장씨는 "우리는 크게 위협을 받는 지역에 있었던 건 아니지만, 주위에서 너무 많이 걱정하니까 빨리 (한국으로) 가야 되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조직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사망자는 1600명을 넘어섰다.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항공편을 타고 한국에 도착한 192명의 단기체류자와 육로를 통해 인접국인 요르단으로 이동한 단기체류자 27명을 제외하고, 아직 이스라엘에 남아있는 한국인 장기체류자는 570여 명, 단기체류자는 230여 명이다. 외교부는 이들에 대한 항공편 또는 육로를 통한 출국을 안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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